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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아래 민언련) 김언경 사무처장입니다. 민언련은 2016년에 폭발적으로 회원이 늘어났습니다. 2016년 5월 초, 우연히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섭외가 와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2016년 총선보도감시연대 활동을 알려달라는 것이었는데 이야기 도중 김어준씨가 종편의 시사토크쇼 전체를 모니터해보자고 했습니다. 비용이 많이 필요한 일이라 저는 섣불리 대답하지 못했고 정식으로 제안해달라며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이후 김어준씨가 '민언련의 종편때찌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민언련은 회원이 1200명에서 600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수고한다고, 힘내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특히 "종편이 너무 싫은데 뭘 해야 할지 몰랐다. 이렇게 일하는 곳이 있는 걸 이번에 처음 알게 되어 돕고 싶다"는 시민들의 말은 큰 힘이 됐습니다. 부모님이 온종일 종편을 보시는데, 싸울 수도 없고 답답하기만 했다는 분, 식당에 가서 밥을 먹다가도 화가 나서 못 참겠다는 분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정작 모니터를 하는 저희들은 둔감해진 종편의 편향성에 국민적 분노가 누적되어 있음을 새삼 느낍니다.

시민의 목소리 반영된 'TV조선 낙제점'

 ‘친노’를 비속어 ‘빽바지’로 규정하면서 ‘문재인 캠프 인사’를 ‘머리의 항문’이라 비난한 TV조선(3/14)
 ‘친노’를 비속어 ‘빽바지’로 규정하면서 ‘문재인 캠프 인사’를 ‘머리의 항문’이라 비난한 TV조선(3/14)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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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은 2016년 6월부터 늘어난 회원의 힘으로 종편의 모든 방송을 녹화하고, 모든 시사토크쇼를 모니터했습니다. 문제가 되는 방송은 즉각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넣었고, 동영상과 보고서를 만들어 종편의 문제를 더 빨리, 더 많이 알리려 노력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주말 촛불집회에 나가서 매주 방통위에 국민 의견을 보내기 위한 캠페인을 벌였고, 그 결과 1만4500여 명의 의견을 모아 전달했습니다. 그 결실이 2017년 3월 종편 재승인 과정에서 반영되어야 하는데, 일이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1000점 만점에서 650점 이하를 받은 TV조선의 재허가를 당연히 취소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이를 의결하지 않고 뜸을 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설명 드리겠습니다. 종편은 3년마다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심사를 받습니다. 방송내용과 경영상태도 보고요. 방송의 공적책무를 잘 지켰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3년간 또 방송을 하게 해줄지 결정하는 겁니다. 바로 지난 2월 24일 방송통신위원회가 구성한 심사위원단의 평가결과가 나왔답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심사를 받은 JTBC, TV조선, 채널A 3개 회사 중에서 TV조선의 성적이 합격점 아래라고 합니다. 지난 6일 방통위가 JTBC와 채널A는 부르지 않고, TV조선 관계자만 불러 의견 청취를 진행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꾸물대는 방통위, 또 TV조선 봐주기?

그런데 방송통신위원회는 심사결과를 의결하지 않고 있습니다. 함께 심사를 진행했던 보도 전문채널 YTN과 연합뉴스TV에 대해 재승인을 의결한 것에 비해, 종편 3사 의결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뚜렷한 이유도 밝히지 못한 채 의결 일정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650점이라는 합격선 이상의 점수가 나올 때마다 빠르게 재승인을 해주던 방통위가, 어쩐 일로 이처럼 뜸을 들이는 걸까요. 이것은 누가 보더라도 합격점에 미달한 TV조선을 봐주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애를 쓰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사실 저는 방통위가 TV조선을 봐줘야 한다며 내놓을 명분도 무엇일지 뻔히 짐작이 갑니다. 아마 TV조선은 깊이 반성하는 모양새를 보였을 것이며, 문제 있는 출연자와 프로그램을 정리한다거나, 시사토크쇼를 줄이겠다거나, 향후 콘텐츠 투자비율도 높이겠다는 입에 발린 약속을 내놨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이미 3년 전 재승인 과정에서도 똑같이 반복된 것이었습니다.

2014년 종편 재승인 당시 방통위는 사실상 봐주기 심사로 종편에 대한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하면서 여러 가지 개선안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TV조선은 그런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오보·막말·편파보도로 받은 징계가 2014년 95건에서 2016년 161건으로 오히려 크게 늘어났습니다. TV조선이 규제기구인 방통위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재승인 심사가 가까워질수록 징계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났겠습니까.

TV조선은 콘텐츠 투자 약속도 단 한 번도 지킨 적이 없습니다. TV조선은 출범 당시 사업계획서에서 약속한 콘텐츠 투자금의 16%밖에 이행하지 않아 2014년 1월 방통위로부터 375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후 TV조선은 2014년 3월 재승인을 받으면서 다시 제출한 투자계획마저 82%만 이행해서, 2016년 8월 방통위로부터 다시 45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렇듯 약속 불이행을 밥 먹듯 반복했던 TV조선이 벼랑 끝에 서자 살려달라며 사탕발림 같은 개선안을 내밀었다고 칩시다. 그렇다고 방통위가 또다시 규정과 원칙을 저버리고 덥석 재승인을 해준다면, 이는 방통위가 관리·감독 기관으로서의 자격과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입니다.

결과 나온 재승인 심사, 원칙대로 처리해야

 종편 재승인 심사 원칙 처리를 요구하는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
 종편 재승인 심사 원칙 처리를 요구하는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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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제점이 나온 방송사는 재승인에서 탈락시키는 것이 순리입니다. 정치적 셈법으로 규정과 원칙을 무시한 결정을 한다면, 방통위는 TV조선이라는 한 방송사의 사익을 위해 국가 공익을 저버린 셈이며 국민과 시청자를 배신하는 것입니다.

국정농단 사태에서 국민을 가장 분노하게 만든 것이 무엇이었나요? 바로 청와대 비선 실세의 딸 정유라씨가 자기 실력이 아닌, 온갖 편법과 뒤 봐주기 부정입시로 대학에 갔고, 이후에도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도 않으면서 학점을 버젓이 땄던 것이었습니다. 만약 이번에 방통위가 TV조선을 순순히 재승인해준다면, 정유라 사건의 부정입학과 부정학점 사례와 무엇이 다릅니까.

방통위는 정치권의 압박과 TV조선의 허황된 약속에 굴복해, '조건부 재승인' 따위의 꼼수를 부려서는 안 됩니다. 게다가 지금 들리는 말로는 조선일보 측이 TV조선 살리려고 맹렬한 로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여야 정치권에도 로비를 벌이고 있다네요. 방통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입니다. 기가 막힐 지경입니다. 불합격 점수를 받으면 불합격시키는 것이 당연한 겁니다. 방통위는 조속하게 이번 종편 재승인 심사 점수를 낱낱이 공개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심사결과에 따라 규정과 원칙대로 처리해야 합니다.

저는 이런 상황을 알리기 위해 지난 3월 8일부터 매일 아침 출근 시간에 광화문광장에서 일인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 대표들도 돌아가며 일인시위에 동참하고 계십니다. 방통위 앞에서 재승인 심사 결과 공개 및 원칙에 따른 처리를 촉구하기 위해 기자회견도 3번 했습니다. 일인시위와 기자회견은 방통위가 원칙대로 TV조선의 재승인 심사 결과를 공개하고 재허가를 취소할 때까지 계속할 것입니다.

방통위는 국민의 목소리를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난 3년간 TV조선의 행태는 단순히 오보, 막말, 편파방송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헌정 유린의 주인공,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키는 데 일조하고 찬양해왔던 방송사입니다.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사람을 걸핏하면 종북으로 몰았고, 결국 민주주의를 후퇴시켰습니다. 이런 방송사를 유지시켜주는 것은 국민에게 직접적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보다 관심을 갖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요구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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