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모나코의 음바페

AS모나코의 음바페 ⓒ AS모나코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프랑스 리그앙 22경기 16골, UEFA 챔피언스리그 4경기 4골 등 올 시즌 '인간계 최강자'로 돌아온 라다멜 팔카오가 명단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지난 맞대결에서 환상적인 칩샷과 함께 멀티골을 기록했던 그의 결장은 소속팀 AS 모나코에 큰 타격이었다. 그러나 모나코에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틴 '신계'를 위협하는 초특급 유망주가 버티고 있었다.

모나코가 16일 오전 4시 45분(한국 시각) 프랑스 모나코 루이 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모나코는 1차전 3-5 패배를 2차전에서 뒤집는 데 성공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모나코의 '기적'

모나코는 예상보다 훨씬 더 대단한 팀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엄청난 압박을 선보였고, 게임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경기 속도를 보여줬다. 선취골도 이른 시간 터져 나왔다. 전반 6분 맨시티 카바예로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놓쳤던 킬리안 음바페가 1분 뒤, 선제 득점을 뽑아냈다. 베르나르도 실바가 낮고 빠르게 연결한 패스를 음바페가 침착하게 밀어 넣으면서 합계 스코어 4-5를 만들었다.

선취골로 기세가 오른 모나코는 더 강하게 맨시티를 몰아붙였다. 전반 17분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볼을 빼앗아 낸 것이 제르맹의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이어졌고, 음바페의 왼쪽 측면 돌파와 페널티박스 안쪽 침투가 맨시티 수비를 뒤흔들었다. 양 측면 풀백 멘디와 시디베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도 모나코에 힘을 더했다.

끊임없이 몰아치던 모나코가 마침내 추가골을 터뜨렸다. 전반 28분 멘디가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낮고 빠른 크로스를 파비뉴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맨시티의 골망을 흔들었다. 합계 스코어 5-5, 이대로만 끝난다면 8강 진출의 주인공은 모나코였다.

이제 모나코는 경기 속도를 조절했다. 중원에서 볼을 돌리며 점유율을 가져갔고, 음바페의 스피드와 결정력을 이용하기 위한 침투 패스를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초반에 보여준 강력한 전방 압박의 강도가 약해지는 대신 수비가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극적인 승리를 거둘 것 같았던 모나코는 후반 25분 최대 위기를 맞이한다. 맨시티 라힘 스털링의 슈팅이 다니엘 수바시치 골키퍼의 손에 맞으며 흘렀고, 이를 빠르게 달려든 르로이 사네가 밀어 넣으면서 모나코의 골망이 출렁였다. 모나코는 후반전 맨시티의 강한 공세에 눌린 데다 원정골까지 내주면서 8강 진출이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모나코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31분 토마스 르마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바카요코가 헤딩슛으로 연결하면서 팀의 세 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후 '베테랑' 주앙 모티뉴를 투입해 볼 점유를 늘려나갔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모나코는 극적으로 8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바르셀로나와 레스터 시티 못지 않은 기적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18살 소년' 음바페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기적

중원의 핵심 실바와 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해낸 바카요코 등 모나코 8강 진출의 주역을 꼽으라면 큰 고민과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그럼에도 한 선수를 꼽아야 한다면, 18살 소년 음바페를 선택하고 싶다. 이날 음바페가 이른 시간에 선취골을 뽑아내지 못했다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 중 하나인 맨시티를 무너뜨리기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음바페의 활약은 대단했다. 아직 18살에 불과한 어린 소년이 지난 1차전에서 멋진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더니, 2차전에서는 팀을 승리와 함께 8강으로 이끌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수비가 불가능하다 느껴질 정도의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을 뽐냈고, '제2의 앙리'란 별명에 걸맞은 결정력으로 선취골을 뽑아냈다.

특히 상대 포백 수비 라인을 패스 타이밍에 정확하게 맞춰 침투해 무너뜨리는 모습은 감탄사를 자아냈다. 전방 압박에도 적극적으로 임했고, 동료가 더 좋은 위치에 있으면 볼을 내주는 이타적인 모습도 보여줬다. 도무지 18살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완벽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최근의 활약을 보면 더욱 놀랍다. 음바페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최근 8경기에서 무려 9골을 몰아쳤다. 제2의 앙리란 별명이 부끄럽지 않은 맹활약이다.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합치면 17골 5도움을 기록, 팔카오와 함께 모나코 공격의 핵심 인물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과 같은 모습이 이어진다면, '인간계 최강자'의 자리를 물려받는 것은 시간문제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는 유독 드라마 같은 경기들이 많았다. 역사상 처음으로 4골 차의 패배를 뒤집은 바르셀로나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강등권으로 내려갈 위기에 놓인 레스터 시티의 극적인 8강 진출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맨시티를 무너뜨린 모나코 역시 2골 차의 패배를 뒤집으면서 또 한 편의 드라마를 써냈다.

그 드라마 안에서도 음바페의 능력이 유독 눈에 띄었다. 과연 18세 소년 음바페가 소속팀 모나코에 4강 진출이란 큰 선물을 전할 수 있을까. 그의 놀라운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 앙리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는 득점력까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그의 모습을 오랫동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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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모나코 VS 맨체스터 시티 킬리안 음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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