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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거리 X파일> 카스텔라 편 예고.
 <먹거리 X파일> 카스텔라 편 예고.
ⓒ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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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왕 카스텔라 논란이 한창이다. 시작은 <먹거리 X파일>, 음식 관련한 논란을 부추기던 프로그램답게 며칠 전 대왕 카스텔라를 먹지 못할 쓰레기 음식인 양 호도하는 방송을 내보내며 시작되었다.

지금 대왕 카스텔라는 인형 뽑기 전문점과 함께 어느 동네에서도 만날 수 있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사라져버리는 한철 유행의 정점에 있는 외식 아이템이다. <먹거리 X파일>이 문제 삼은 점은 크게 두 가지, 버터 대신 식용유를 사용한다는 것과 식품 유화제를 사용한다는 것. 특히 식용유를 들이붓는 장면이 영상을 타고 나가면서 '기름 덩어리 빵'이니 '지방 덩어리'니 욕을 먹으며 논란이 되고 있다.

식용유 넣는 게 왜 문제인가?

 지난 13일 방영된 채널A <먹거리 X파일 > 카스텔라 편.
 지난 13일 방영된 채널A <먹거리 X파일 > 카스텔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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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카스텔라를 보자. 스페인에서 유래되었다고 하지만 스페인에는 없는, 일본에서 시작된 카스텔라의 클래식한 레서피를 보자면 보통 달걀, 설탕, 밀가루, 꿀 등이 주재료로 들어간다. 방송에서는 본래 버터가 들어간다고 하지만 사실 본래 버터도 식용유도 넣지 않는다. 유지류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달걀의 고소함과 꿀의 달콤함이 주를 이루는, 촉촉한 식감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여기에 식용유를 넣는 것이 문제가 될까? 유지류 없이 달걀, 설탕, 밀가루, 꿀, 물 등만으로 그만한 크기의 카스텔라를 만들자면 소비자가격 2만 원도 모자랄 것이다. 식용유 대신 버터를 넣어도 마찬가지거니와, 버터를 그만큼 넣으면 지금 대왕 카스텔라가 보여주는 '폭신폭신'한 식감이 나지 않는다.

방송에서는 식용유를 마치 제과제빵에 사용하면 안 되는 재료로 호도하지만 그렇지 않다. 식용유는 단지 버터의 싼 대체재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케이크를 만들 때 버터 대신 식용유를 사용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식용유는 버터에 비해 밀가루의 프로틴을 더 잘 코팅하는데, 이렇게 프로틴이 기름막에 쌓이면 자연스레 글루텐 생성이 억제되어 결과적으로 더 부드러운 질감이 날 뿐 아니라 촉촉하고 폭신폭신한 결을 낸다.

버터를 사용한다면 이보다는 높이가 낮고, 밀도가 있으며 버터의 풍미가 나는 카스텔라가 나올 것이다. 같은 유지류라도 버터, 쇼트닝, 식용유 중 어떤 것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물이 나오며 어떤 질감과 맛을 내려 하냐는 지향점에 따라 달리 사용된다. 때문에 어떤 것을 사용한 맛이 더 낫다는 취향 차이나 재료에 따른 장단은 있어도 절대적인 등급을 매길 수는 없는 일이다.

훌륭한 기술자들은 자신이 만드는 제과제빵의 종류에 따라 최고급 버터에서 쇼트닝, 식용유 중 어떤 것이 좋을지 골라 사용한다. 물론 단순히 비용절감의 차원에서 버터대신 쇼트닝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식용유는 제과제빵의 필수 재료 중 하나이지 사용하면 큰일날 재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서울대 식품 비즈니스학과의 문정훈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와 관련한 의견을 올렸다. 문 교수는 '공포 조장으로 먹고사는 먹거리 X파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렇게 밝혔다.

"대만에서 건너온 대왕 카스텔라에 대해 <먹거리 X파일>이 한 건 터뜨렸나 보다. 핵심은 '세상에 빵을 만드는데 식용유를 넣다니!'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빵을 만들 때 많은 경우 유지가 들어가고 주로 쓰이는 유지에는 버터, 마가린, 쇼트닝, 식용유 등이 있다. 버터에 비해 식용유가 들어가면 풍미는 떨어지지만 반죽의 탄력이 올라가는 장점이 있어서 식용유를 쓴다."

식품공학자 최낙언도 이에 대해 한마디 했다. "버터는 콜레스테롤이 많은 동물성 포화지방이고 식용유는 콜레스테롤이 없는 식물성 불포화지방이다. 식품에는 특성이 있지 선악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화제에 대해서도 "유화제가 나쁜 성분의 흡수를 돕는다는 건 정말 황당한 소리다"라고 프로그램을 비판했다.

<먹거리 X파일>의 '재료 우선주의'가 진짜 문제다

 "착하고 정직한 먹거리를 검증한다"는 먹거리X파일. 하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재료우선주의'야 말로 한국 식문화를 망치는 대표적 문제다.
 "착하고 정직한 먹거리를 검증한다"는 먹거리X파일. 하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재료우선주의'야 말로 한국 식문화를 망치는 대표적 문제다.
ⓒ 먹거리X파일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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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왕 카스텔라의 맛이 뛰어나다고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솔직히 대왕 카스텔라는 맛이 없다. 그 유행과 냄새에 이끌려 사면 소위 '현타'(현자타임, 욕구 충족 후 찾아오는 허무하고 부질없는 감정)가 오는 맛이긴 하다. 문제는 <먹거리 X파일>이 완전히 잘못된 포인트로 이 식품을 비판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왜 이렇게 폭발적으로 대왕 카스텔라 가게가 우후죽순 생겨났는지, 그에 불나방처럼 달려든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될 것인지, 한국에선 왜 이런 아이템이 유행하고 사그라지는 것인지, 왜 그 주기는 갈수록 짧아지는지가 문제다. 그런데 뜬금없이 재료를 문제 삼는다. 이 '재료 우선주의'야 말로 한국 식문화의 발전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문제다.

그동안 <먹거리 X파일>이 논란을 일으킨 대표적인 주제, '반 MSG ', '홈메이드 추앙', '재료 우선주의'를 제대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먹거리 X파일>은 선정적일 뿐 아니라 음식을 다루면서 음식에 무지한 대표 프로그램이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식문화 토양을 더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린다.

'다 좋은데 MSG를 사용해서 안타깝게 착한 식당에서 탈락'이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이야기다. MSG를 사용하지 않고 맛있으면서 대중도 만족시킬 수 있다면 물론 좋겠지만, 그래도 MSG를 적절히 사용한 맛있는 음식이 MSG를 넣지 않은 맛없는 음식보다 언제나 낫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MSG가 신체에 무해하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충분히 나왔으며 정설이다. 많은 양을 먹으면 문제가 생긴다고? 물도 너무 많이 먹으면 문제가 생긴다. 어떤 것이든 지나치면 독이 된다. 그래도 대중은 끊임없이 MSG가 유해한 악의 축인 양 맹목적으로 믿고 있으며 <먹거리 X파일> 같은 프로그램이 이런 여론을 부추긴다. 

<먹거리 X파일>을 보며 가장 실소를 금치 못했던 순간은 '착한 피자집'을 찾는다며 돌아다니다 한 피자집에서 유기농 재료, 자연 치즈 등을 사용하는 것은 좋지만 수입된 '캔 토마토'를 소스로 사용했기 때문에 안타깝게 '착한 피자'에서는 탈락했다고 한 에피소드에서였다.

우리나라 토마토는 요리용이 아니다. 채소, 즉 요리에 중점을 두지 않고 생으로 과일처럼 먹는 종자 위주로만 개발해 신맛과 감칠맛이 떨어져 그걸로 무슨 요리를 해도 맛이 없고 맹탕이다. 그러니까 세계 일류의 미슐랭 백억 개를 받은 셰프더라도, 한국 토마토를 가지고서는 맛대가리 없는 토마토소스밖에 못 만든다는 소리다. 그래서 최고급 레스토랑에서도 토마토소스만은 수입캔을 사용한다. 이 에피소드는 <먹거리 X파일>이 정말로 무지할 뿐 아니라, 맛에는 하나도 신경 쓰지 않는, 음식에서 맛은 아예 지워버린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드러낸다.

이렇게 맛은 완전히 지워버린 채 그럼 무엇을 찾느냐? MSG로 왈가왈부하는 것을 보면 건강도 아닌 것 같다. 그들이 추앙하는 것 중의 하나가 '좋은 재료'다. 이 재료 우선주의는 한국 식문화를 병들게 한다. 다들 '요리된 음식'을 즐기는 게 아니라 재료를 쫓아다닌다. 숙성시키지 않아 질긴 맛만 있는 '살아있는 생선을 갓 뜬 회'를 좋다 하고, 월급을 받으면 '최고급 마블링 한우'를 먹는다. X파일이 그렇게나 좋아할, '최고급 프랑스산 고메버터'를 사용했다고 홍보하지만 정작 못 만든 빵은 얼마나 많은가. 

어떤 음식이 몸에 좋다고 하면 우르르 몰리는 이상한 미신과도 같은 약선사상, 맛없는 홈메이드더라도 '국산 재료로 만든 홈메이드'라면 무조건 좋게 보는 홈메이드 추앙, 요리를 하는 기술자의 존재는 지워버린 채 재료만 바라보는 재료 우선주의는 우리나라를 얼마나 맛없게 만드는가. 이런 풍토에서 얇은 지갑을 노리는, 우르르 생겼다 사라지는 괴이한 유행들과 그 피해자들은 어쩔 것인가. 한국의 미식 수준에서부터 얇은 지갑과 가성비의 세계와 명예 퇴직자들을 빨아 먹고 커지는 프랜차이즈와 부동산, 젠트리피케이션 등등...

사실 대왕 카스텔라 하나에 너무 많은 문제가 얽혀 있어서 무엇부터 먼저 이야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먹거리 X파일>은 음식에서 맛도, 먹는 이도, 만드는 이의 존재도 모두 지워버린다. 그리고 이 난장판의 폐허 위에는 오로지 논란만, 악다구니 같은 선정성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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