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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사과 아이스와인
 추사 사과 아이스와인
ⓒ 정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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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전부 포도로 만드는 줄 알았다. 그래서 와인은 포도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세상의 모든 과실로 와인을 만들 수 있단다. 사과, 오미자, 다래, 감, 블루베리, 비파, 귤 등등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과실은 많다. 그렇다면 과실로 술을 만들면 무조건 와인이냐? 그것은 아니란다.

최정욱 광명동굴 소믈리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과실과 곡류 안에 들어 있는 당분이 효모와 결합해 알코올과 이산화탄소, 에너지가 나오는 과정을 발효라고 합니다. 이런 발효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술을 발효주라고 하는데 그게 바로 와인입니다."

최 소믈리에는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과실에 술을 부어 만든 과실주는 와인이 아니"라는 풀이를 덧붙인다. 세상의 모든 과실로 와인을 만들 수 있지만, 포도로 만든 와인이 가장 많기 때문에 '와인'이라고 하면 포도와인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포도와인이 아닌 와인은 과실이름을 붙인다. 사과와인, 다래와인, 감와인, 비파와인처럼.

우리나라 와인의 특징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과실을 원료로 와인을 만든다는 것. 와인을 생산하는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과실로 와인을 만드는 나라는 없다고. 예산은 사과와인, 청도는 감와인, 완도는 비파와인, 사천은 다래와인 등이 유명하다. 제주도에서는 감귤로 와인을 만든다. 제주도 감귤 와인은 아직 마셔보지 못했지만 조만간 마실 기회가 오겠지.

예산사과와인
 예산사과와인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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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사과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를 방문했다. 사과산지로 널리 알려진 예산에 있는 '예산사과와인'이다. 이곳에서 '추사'를 브랜드로 한 사과와인이 생산된다. 한 모금 마시면 입안에 달콤한 맛이 은은하게 퍼지는 사과 아이스와인이다.

3월 2일, 최정욱 소믈리에와 예산사과와인을 방문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예산까지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정확히 말하자면 온천으로 유명한 덕산까지다. 예산사과와인은 예산보다 덕산에서 더 가깝다.

정제민 부사장이 덕산까지 마중 나왔다. 정 부사장은 일주일전에도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만났다. 조선비즈가 주최하는 '2017 대한민국 주류대상'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추사 사과와인은 '2017 대한민국 주류대상 한국와인 부문 올해 최고의 술'로 선정되었다. 추사 사과와인과 블루베리 와인이 다 상을 받았는데, 사과와인이 한국와인 부문에서 최고의 상인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the Best)'를 받았다.

예산사과와인의 사과밭
 예산사과와인의 사과밭
ⓒ 정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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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사과와인 와이너리 건물은 사과밭 앞에 있다. 3월은 사과밭에서 사과를 절대로 볼 수 없는 계절. 사과꽃은 4월에나 핀다. 그래서 가지만 앙상한 사과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만 볼 수 있었다. 사과꽃이 피면 장관일 텐데, 하면서 아쉬워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사과밭 앞에 발랄한 표정으로 서 있는 사과 캐릭터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 사과밭에서 가을이면 우리보다 훨씬 더 예쁜 사과들이 주렁주렁 열려요.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빨간 사과 캐릭터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예산사과와인의 모태가 된 은성농원은 정제민 부사장의 장인 서정학 대표가 40여 년간 운영한 곳이다. 친환경농법으로 맛있는 사과를 재배하는 은성농원은 대략 7천 평의 과수원에서 매년 사과 50여 톤을 생산한다. 이곳에서 생산한 사과로 정 부사장이 추사 사과와인을 만든다. 서 대표의 사과농장이 없었다면, 우리는 추사 사과과인을 마실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예산사과와인은 정부가 추진하는 6차 산업의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서정학 대표가 사과농장에서 사과를 생산하고, 정제민 부사장이 사과와인을 만들고, 부인 서은경씨가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도맡아 운영한다.

예산사과와인 와이너리에서 사과파이 만들기 체험을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예산사과와인 와이너리에서 사과파이 만들기 체험을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 정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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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비즈니스 산업의 롤모델

사과 재배는 1차 산업, 사과를 가공해 와인을 만드는 것은 2차 산업, 체험관광 프로그램 운영은 3차 산업이다. 이를 모두 합하면 6차 산업이 된다. 그래서 정 부사장은 예산사과와인이 철저한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설명한다. 가족중심의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리 농업을 이런 6차 산업 형태로 전환,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농림부는 예산사과와인을 6차 산업 롤 모델로 적극 추천하면서 소개하고 있다.

예산사과와인 건물은 겉에서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특히 1층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넓은 카페테리아와 카페가 아주 아늑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곳은 체험관광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공간이다.

매년 예산사과와인을 찾는 방문객은 3만5천 명~4만 명 정도 된다는 게 정제민 부사장의 설명. 그뿐이 아니다. 예산사과와인은 매년 가을에 '예산사과와인축제'를 연다. 11월 초에 열리는 이 축제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널리 알리지 않고 조용하고 은밀하게' 축제를 여는 게 목표라고 한다.

와인제조장에서 와인 시음을 하는 방문객들.
 와인제조장에서 와인 시음을 하는 방문객들.
ⓒ 정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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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축제에 참가하는 관광객은 1만5천 명 내외. 축제는 3일 동안 열리는데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면 사과농장 일대가 쑥대밭으로 변한단다. 축제가 끝난 뒤치다꺼리가 너무 힘들어서 축제 규모를 줄이고 싶다는 건데, 이 축제를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게 문제다.

예산사과와인을 찾았으니, 카페테리아 음식을 맛보는 것은 기본. 이날 점심 메뉴는 해물 스파게티였다. 정 부사장은 맛을 기대하지 말라고 했는데, 스파게티가 너무 맛있었다. 고르곤졸라 피자와 사과케이크, 블루베리를 얹은 야채샐러드가 곁들여졌는데, 너무 맛있어서 먹는 것을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 추사 블루베리 와인을 같이 마셨다.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이 맛있는 음식들을 먹을 수 있다는 거지? 예산사과와인에서는 나만의 와인 만들기, 사과파이 만들기, 사과 따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물론 와이너리 투어도 할 수 있다. 한쪽에 오크통이 잔뜩 쌓여 있는 와인제조장에서 와인 시음을 곁들이는 와이너리 투어는 아주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정제민 부사장과 최정욱 소믈리에
 정제민 부사장과 최정욱 소믈리에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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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욱 광명동굴 소믈리에의 와인 팁

추사 사과와인(아이스와인 스타일) : 광명동굴 와인 누적판매 1위인 추사 사과와인은 사과의 달콤함과 새콤한 맛을 잘 살린 아이스와인입니다. 식후에 즐기는 과일 케이크, 머핀, 아이스크림과 마시면 달콤한 풍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겨자 등의 동양의 맛을 간직한 소스로 맛을 낸 샐러드나 전채요리와도 잘 어울리는 와인입니다.

블루베리 와인 : 예산사과와인에서 새롭게 출시한 블루베리와인은 스위트 와인이지만 블루베리의 풍미가 잘 살아있고 아주 달지 않아 빵, 크루아상과 같은 베이커리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타파스, 피자와 스파게티 등 서양식과도 훌륭한 마리아주를 보여줍니다. 

사과 증류주 추사 : 높은 알코올 도수에 기품 있게 깃든 브랜디의 은은한 사과향은 음식과 즐기는 것도 좋지만, 향이 강하지 않은 치즈나 하몽, 가벼운 과일과 즐기면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기사 :  예산사과와인 ② 캐나다에서 만난 와인, 인생을 바꾸다


태그:#와인기행, #예산사과와인, #최정욱, #정제민, #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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