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파란하늘이 아름답다
▲ 모리셔스 섬의 풍경 파란하늘이 아름답다
ⓒ 조용준

관련사진보기


인도양의 작은 섬 모리셔스에만 살던 새가 있다. 도도새로 알려진 이 새는 날지 못한다. 100cm 정도의 크기와 10kg 정도의 무게를 가진 새는 이제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비둘기 목의 도도새는 사람이 최초로 멸종시킨 동물로 기록되어 있다. 멸종되었지만 현존 하는 새들 중에 가장 유명한 새 중에 한 종이다.

도도새는 포르투갈 선원들이 섬에 들어오면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리셔스 섬에는 포유류가 없어 도도새의 천적이 없었다고 한다. 하늘을 날 필요가 없어지게 된 도도새는 날개가 퇴화되었다. 1505년 포르투갈인들이 최초로 섬에 발들 들여놓게 되면서, 많은 수가 죽었다.

사람이 생활하기 시작하고 이후 생쥐, 돼지, 원숭이들이 섬에 살게 되면서 더 큰 위기가 다가왔다고 한다. 이들은 바닥에 둥지를 트는 도도새의 알을 쉽게 잡아먹었다. 결국 1681년 멸종에 이른다. 모리셔스 섬에 사람이 들어온지 174년만에 멸종된 것이다.

도도새는 인간의 남획 등으로 발견된 지 174년 만에 멸종된 사례로 언급이 된다. 멸종으로 동물을 몰아 넣는 인간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에서 자주 인용된다. 필자 역시 도도새를 이런 멸종 이야기를 할 때 주로 인용하곤 한다.

평소 도도새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실제 볼 수 없었기에, 섬에 한 번쯤은 가보고 싶다는 충동이 있었다. 최근 한 지인이 모리셔스 섬을 방문하게 되었다는 말에 전경사진을 부탁했다.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유럽사람들에게는 휴양지로 알려진 섬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찾아가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촬영을 부탁한 지인이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에 담긴 모리셔스섬은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섬과 함께 뜻밖의 사진을 만날 수 있었다. 도도새 인형사진을 함께 보내온 것이다. 멸종된 도도새를 캐릭터로 만들어 관광 아이템으로 만든 것이다. 도도새 조형물과 인형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 멸종된 종을 상품화하여 모리셔스 섬을 홍보하는 것은 참 놀랍고 신기한 일이다.

캐릭터가 귀엽다.
▲ 도도새 인영 캐릭터가 귀엽다.
ⓒ 조용준

관련사진보기


도라에몽에 나온 도도새
▲ 도라에몽 에니메이션 캠쳐화면 도라에몽에 나온 도도새
ⓒ 도라에몽

관련사진보기


일본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기적의 섬' 편에 도도새가 출연한다. 아들이 보던 도라에몽에서 수많은 도도새를 우연히 접했다. 만화에서 이름은 도도였다.

도도의 어원은 포르투갈어로 '바보'라는 설, 네덜란드어로 '병약해 보인다'는 설, 도도의 울음소리라는 설 3가지가 있다. 천적이 없던 도도새는 포르투갈 선원들이 가까이 와도 도망치지 않았다 해서 바보새라 불렸다고 한다. 이런 바보새는 현존하는 표본조차 없다. 옥스퍼드의 액쉬모리안 박물관에 소장된 유일한 표본은 관리상태가 나쁘다는 이유로 1755년 소각 처분되었다. 이후 그림 이외에 머리와 다리 등 일부만 표본으로 남아 있다.

이런 도도새의 사멸은 한 종의 멸종으로 끝나지 않았다. 모리셔스 섬에 13그루가 있는 칼리바리아(Calvaria) 혹은 탐발라코크(Tambalacoque)라는 나무가 있다. 수명이 300년 이상 되었으며 한번도 발아한 적이 없다.

그 이유가 도도새 때문이라고 한다. 도도새가 이 나무의 열매를 먹어 배설을 해야 발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이 드러난 뒤 도도나무라고 불린다. 도도가 멸종되자 도도나무도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나마 식성이 비슷한 칠면조가 대신 발아역할을 하고 있어 멸종위기를 모면했다고 한다.

멸종된 도도새는 바보새가 아닌 도도한 새가 되었다. 지구상에서 만날 수 없는 도도새로 인해 나무가 멸종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관광상품이 되기도 한다. 심지어 애니메이션에 출현하게 되었다. 이런 도도새를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지인이 보내준 사진에서 도도새가 살았던 곳을 잠시 느꼈다. 참으로 아름다운 섬이었다. 도도새의 유일한 서식처였던 모리셔스섬에 살았던 주인 도도새는 이제 없다.

도도새의 멸종이 칼라바리아의 멸종위기를 가져왔듯이, 모든 생물의 멸종은 한 종의 멸종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금도 15~20분에 한 종씩 멸종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동식물의 멸종속도는 자연계의 속도에 비해 1000배 정도 빠르다고 한다. 지구에 살았던 인간도 이대로 가다간 멸종하게 될 것이다. 사람이 도도새처럼 멸종의 길을 접어 들지 않기를 바란다.



태그:#도도새, #멸종, #모리셔스, #칼라바리아, #도도나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날로 파괴되어지는 강산을 보며 눈물만 흘리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자연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이 되시면 함께 눈물을 흘리고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하기! https://online.mrm.or.kr/FZeRvcn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