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주사
 주사
ⓒ pixabay

관련사진보기


주사 맞는 것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 없겠지요. 주사바늘이 살을 뚫고 들어올 때 따끔한 그 느낌은 정말이지 떠올리기 싫습니다. 주사 맞기 직전의 긴장감은 또 어떻고요. 특히 어린 아이들은 주사 때문에 병원 문턱에서부터 큰 소리로 울기 일쑤입니다. 그렇다고 주사를 안 맞힐 수는 없습니다. 어르고 달래가며 억지로 주사를 맞히고 난 후에도 한참 동안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하죠. 전쟁이 따로 없습니다.

이런 이들이 반 길만한 소식이 있습니다. 지난 8일 <사이언스> 홈페이지에 주사가 필요 없는 백신이 개발되었다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뮤코젯'(MucoJet)이라 불리는 이 백신은, 캡슐 모양 백신을 고압분무 방식으로 뺨 안쪽에 뿌리는 것입니다. 백신이 점막을 통해 세포까지 스며들어 점막면역반응을 일으킵니다. 그러면 구강·비강·성기를 통해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는 독감 바이러스나 에이즈 바이러스, 임균 등을 무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주사와 달리 뮤코젯을 뿌리는 데 특별한 기술은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전혀 아프지도 않고요.

손톱 길이만한 뮤코젯 캡슐의 구조는 내부와 외부 두 구역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외부에는 다섯 방울 정도의 물이 들어 있고, 내부는 다시 두 칸으로 나뉩니다. 내부의 두 칸 중 첫 번째 칸에는 백신이, 나머지 칸에는 구연산과 탄산수소나트륨 가루가 들어갑니다.

외부와 내부의 경계 부분을 딸깍 누르면 외부에 있던 물이 구연산과 탄산수소나트륨을 녹입니다. 산과 염기가 만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산화탄소의 압력으로 캡슐 끝에 있는 노즐을 통해 백신이 분무되는 원리입니다. 코에 뿌리는 독감백신인 '플루미스트'의 경우, 백신을 비강까지 전달하긴 하지만 분무만으로 조직까치 침투하지는 못합니다. 이것은 뮤코젯만의 독특한 기술입니다.

연구자들은 돼지의 조직과 살아 있는 토끼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기존 방식과 비교해 7배나 많은 양의 물질을 뺨 안의 구강조직에 전달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결과 항체반응의 강도도 3배 증가했습니다. 연구진은 뮤코젯이 주사 방식보다 훨씬 간단하기 때문에, 앞으로 대규모 백신 접종 활동을 벌일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단, 아직 사람에게 사용하기엔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토끼와 사람의 구강조직이 상당히 다른 데다, 사람의 구강조직에는 백신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면역세포 수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구강면역은 그리 효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또 구강조직의 흡수율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 연구진들은 용매, 노즐의 지름, 분무 압력을 조절해 해결할 수 있다며, 앞으로 원숭이나 인간과 가까운 다른 종의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독감주사를 맞느라 긴장을 하거나 아이와 실랑이를 하지 않아도 되는 때가 조만간 올 것 같습니다.


태그:#뮤코젯, #뺨 안쪽, #주사기, #뿌리는 백신, #사이언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글 쓰고, 글쓰기 강의를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