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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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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교수 인터뷰 ①] "무능, 오만, 사욕의 시대... 참여정부 때도 재벌 유혹했지만"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와의 인터뷰는 시종일관 진지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그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촛불시민을 통해 나타난 '민심'으로 희망을 봤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현재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이 여권 후보들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데.
"그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지지율 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정말 이번에 개혁적인 정부가 들어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될지, 망할지도 모른다."

그는 진지했다. 현재와 같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위기 상황에서 다시 보수적인 색깔의 정부가 들어서면 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미 보수 정권이 10여 년 동안 집권해오면서, 우리 사회와 경제가 심각한 불평등과 불공정, 양극화에 빠져버렸다고 진단했다.

- 만약 이번에 정권이 바뀐다면, 어떤 부분부터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가.
"정권이 바뀌더라도, 정말 쉽지 않은 상황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부터, 아베의 일본이나 중국과의 사드문제까지. 국내에선 부의 불평등, 양극화뿐 아니라 가계 빚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다. 그동안 보수정권이 해온 비정상을 제대로 돌려 놔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혁적인 정부가 들어설 때 잘해야 한다. 특히 인사가 중요하다. 좋은 사람을 써야 한다."

"문재인-안희정-이재명 어느 캠프에도 들어가지 않을 것"

-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면.
"욕심이 없는 사람이다. 일 잘하고, 능력있는 사람은 많다. 능력은 오히려 둘째 문제다. 안종범이나 우병우 수석 등 유능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어떤가. 온 나라를 어지럽히고, 혼란에 빠뜨리는 것은 역사의식 부재와 함께 욕심 때문이다. 다음 정부에선 능력은 80퍼센트만해도 된다. 배우면서 100퍼센트를 채우면 된다. 대신 사람 됨됨이, 욕심 없는 사람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 이 교수께선 문재인-안희정-이재명 후보들로부터 함께하자는 제안을 안 받았나.
"사실 이들 중에 두 후보로부터 캠프에 합류해 도와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디에도 이름을 올리고 돕는 곳은 없다. 세 후보들과 다 친하다. 그러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택하기도 어렵고, 다른 후보가 섭섭해 할 것 같다."

이재명 후보가 SBS 후보 검증 프로그램에 나와서 '대통령이 되면 이정우 교수 같은 사람을 쓰고 싶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는데.
"(고개를 흔들며) 방송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제가 이 후보의 캠프에서 돕거나 이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후보에 대해 호감과 존경심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제가 어떤 후보도 지지하기는 어려운 위치에 있다."

그는 세 후보 가운데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각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각종 경제복지정책에 대해서 나름대로 평가와 방향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현재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가 양극화와 저성장"이라며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문제지만, 동시에 풀어나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토지보유세 등을 통한 부동산 문제 해결 없이는 양극화 해법도 없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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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의 불평등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크게 우려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토지를 가진 사람에게 세금을 물리는 '토지 보유세'를 재차 강조했다. 그의 말이다.

"불평등이 날로 커지는 이유는 자본이 많기 때문이죠. 결국 돈이 많이 풀려있기 때문인데, 이게 다시 자본가들에게 돌아갑니다. 세습자본주의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선진국에서 자본의 3분의 2 정도가 부동산에 들어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80% 이상이 부동산이에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양극화도 풀리지 않고, 경제 성장도 되질 않아요."

- 보수 쪽에선 오히려 지난 참여정부 시절에 부동산값이 폭등했다고 했는데.
"사실 당시 부동산값이 오른 이유는 앞선 정부 때부터 이어져 온 정책들 때문이었다. 오히려 우리는 부동산 폭등이라는 불을 끄기 위한 소방 정부였다. 그래서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는 등 대책을 내놨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이를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 과연 세금만으로 부동산 폭등을 잡을 수 있느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목소리를 높이며) 그렇다면 세금 말고 더 좋은 방법이 있는가 되묻고 싶다. 지난 오래동안 토지문제를 연구해 온 전 세계 학자들이 내놓은 정답이 '토지보유세'다. 그걸 부정하고 부동산을 세금으로 잡을 수 없다고 하는데, 가장 훌륭한 무기를 부정하면 어떤 무기가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세금을 싫어하는 미국 시카고학파를 대표하는 밀턴 프리드먼 교수조차 세금 중에 가장 덜 나쁜 세금이 토지보유세라고 할 정도다."

그는 "우리나라의 토지 가치가 제일 비싸다"면서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이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기초가 바로 보유세"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역시 금융과 부동산 버블이 만들어 낸 초대형 사고였으며, 박근혜 정부 역시 부동산 띄우기를 통한 경기부양에만 앞장서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를 두고 '사용해선 안 되는 마약'이라고 표현했다.

- 저성장도 이제는 고착화되고 있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제는 과거와 같은 개발독재식, 재벌위주의 성장은 끝이 난 것 아닌가. 저소득층뿐 아니라 노동자 등의 소득을 올려주고, 분배도 개선해 나가고, 이를 통해 유효수요도 창출하면서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소득주도의 성장이라고 하는데,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

"소득주도의 성장과 기본소득제 추진을 고민해야"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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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예 국민들에게 일정한 금액을 나눠주는 방식의 기본소득을 통한 성장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작년에 스위스를 비롯해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기본소득제도 도입을 놓고 투표도 있지 않았나. 스위스는 국민투표에서 부결됐지만, 핀란드와 알래스카 등에선 실제로 기본소득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아마 앞으로 세계적으로 점차 확산될 것이다. 기본소득 제도를 두고 포퓰리즘이라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기존 복지정책보다 훨씬 더 좋은 정책이라고 본다."

- 어떤 이유 때문인가. 재정부담 문제도 불거질 텐데.
"사실 지금 대선 후보 중에 기본소득제를 주장하는 사람이 이재명 후보인데, 내용을 보면 1년에 많으면 130만 원 정도 준다는 것이다. (30~64세를 제외한 전 국민에게) 연 100만 원을 지급하고, 국토보유세를 만들어서 전 국민에게 연 30만 원씩 '토지배당'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 달에 10만 원정도 밖에 안된다. 핀란드는 한달에 70만 원 가까운 돈을 준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훨씬 적은 액수다."

이 교수는 "이 돈을 지역 상권 상품권으로 준다고 하던데, 그럴 경우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와 함께 지역경제를 살리는 성장판으로 쓸수도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포퓰리즘은 4대강 사업이나 호화 지방청사 등 말도 안 되는 토목공사로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정 부담에 대해선 국민들이 세금을 좀 더 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독재시대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각종 면세 혜택을 남발했다"면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기본적인 상식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국민을 상대로 '빚 안 갚아도 된다'는 식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그와의 이야기는 어느새 1시간 30분을 훌쩍 넘었다.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 등에 그는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일자리와 비정규직 해법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청와대에서 2년 반 동안 열심히 일하면서 온갖 이슈와 정책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지만 비정규직 문제는 정말 어려웠다"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답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의 말을 옮겨본다.

"사실 우리나라 비정규직은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과잉상태죠. 이유는 기업이 쉽게 돈을 벌려고 하기 때문이에요. 똑같이 일을 시키고, 임금을 절반만 주면 되니까요. 그래서 기업은 돈을 벌지만, 국가 경제는 망가지는 거죠. 고용과 생계가 불안정하니까, 기술을 따로 배우려 하지도 못하고, 임금도 낮다 보니 소비도 위축되고 악순환이 이어지죠. 정부가 나서서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사람을 쉽게 쓰고 버리는 악습을 깨야 할 때가 됐죠.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제대로 지탱하기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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