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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살벌해~~"
"뭐가?"
"나 지금 대한문 앞에 와있어."
"대한문에는 왜 갔어?"

서울 광화문에 가 있는 후배와의 대화 내용은 이렇다. 지난 25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총집중 '17차 범국민행동의 날'이 열렸다. 이날 필자는 충남 서산으로, 후배는 서울 광화문에 참석했다. 충남 서산 '촛불집회'를 취재하던 중 사진 한 장이 전송됐다. 시간이 지난 뒤 확인한 내용은 태극기를 매달고 있는 후배의 사진.

후배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사정은 이렇다. '17차 범국민행동의 날'에 참가한 후배는 언론을 통해서 본 보수단체의 '탄핵반대' 집회가 궁금했다. 그래서 때마침 태극기를 들고 '촛불집회'에 참석한 터라 함께 한 지인 2명과 함께 용기를 내어 '탄핵반대' 집회에 가보기로 했단다. 촛불집회와 탄핵반대 사이의 경찰차벽을 통과하는 순간 경계를 서고 있던 경찰의 말이다.

"아저씨~ 어디 가세요?"
"탄핵반대 집회 갑니다."
"그러시면 태극기에 달린 세월호 리본은 떼고 가셔야 합니다."
"왜요?"
"세월호 리본을 달고 가시면 물리적 충돌로 불상사가 생길 수 있어요."

지난 2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17차 범국민행동의 날'에 참석한 필자의 지인인 가방에 태극기와 세월호 리본이 달려있다.
 지난 2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17차 범국민행동의 날'에 참석한 필자의 지인인 가방에 태극기와 세월호 리본이 달려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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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들은 후배는 지인들과 태극기에 달린 세월호 리본을 떼고 '탄핵반대'에 들어갔단다. '탄핵반대' 집회에 들어선 순간 모든 것을 가리고 들어갔는데도 집회에 참석하고 있는 보수단체 사람들이 "어디서 왔냐?. 누구냐?" 등의 질문을 하면서 일행들을 계속 따라다니기도 해서 무서움을 느꼈다고 한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중간에도 무엇을 하는지 어떤 사진을 찍는지 등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고, 불안감을 느낀 후배와 일행들은 30여 분 정도 머물다가 돌아왔다. '탄핵반대' 집회를 잠시 경험하고 온 후배의 말이다.

"형~ 정말 살벌하네. 근데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한 분들 정말 너무 기가 막힌다."
"왜? 무슨 일 있었어? 거기를 들어가서 사고라도 나면 어떡하려고 갔어?"
"근데 보수단체 분들 그냥 너무 맹목적이더라고. 논리적인 것도 없고 무조건 탄핵은 안 된다는 거야~~"
"정말 그래?"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부정을 하더라고~ 더 한 말도 했는데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정도예요~"

이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보수단체의 '탄핵반대' 집회가 열린 대한문 앞과 '촛불집회'가 열린 광화문 광장 사이에는 전혀 다른 나라인 듯했다고 후배는 말했다. 또 후배는 다시 한번 촛불을 들어야 할 이유가 명확해졌다고 짧은 '탄핵반대' 집회 참석 소감을 기자에게 전했다.



태그:#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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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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