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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에서 추모사를 낭독중인 나눔의 집 원장 원행 스님
 추모제에서 추모사를 낭독중인 나눔의 집 원장 원행 스님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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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7월 별세한 유희남 할머니(향년 88세)와 이미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애도했다. 이미 고인이 된 열다섯 분의 피해자 할머니와 지난 22일 별세한 에니 팔레오마베가(향년 73세)전 미 연방 하원의원에 대한 추념식도 함께 진행됐다.

2012년 나눔의 집에 입소한 유희남 할머니는 1928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15살이던 1943년, 일제에 강제로 끌려가 일본군 성노예로 고초를 겪었다. 유 할머니는 작년 7월 폐암으로 타계했다.

에니 팔레오마베가 전 하원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주도하며 '위안부' 청문회를 여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정치인이다. 그는 정계를 은퇴한 이후에도 2015년 '위안부' 합의에 대해 비판 성명을 내고 일본의 사과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위안부', 전쟁 범죄이자 인권유린" 추도사 이어져

추모제에서 국화를 헌화 중인 참석자들
 추모제에서 국화를 헌화 중인 참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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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일본이 일으킨, 전쟁 범죄이자 인권유린 사건입니다. 그리고 우리 민족의 아픔이자, 여성의 수난사로 우리가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 추모제를 통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역사와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야 합니다."

추모제에서 나눔의 집 원장 원행 스님은 "피해자들의 용감한 증언으로 국제 사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20세기 가장 끔찍한 반인륜적 범죄이자 인권유린 사건으로 규정했다"며 "(이제부터) 가해자 중심의 용어인 일본군 '위안부'란 표현 대신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란 용어 사용을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추모제에서 추모사를 낭독중인 경기광주갑 소병훈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추모사를 낭독중인 경기광주갑 소병훈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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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강제 동원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20여만 명쯤 됩니다. 그 중 2만여 명이 돌아오셨고 그중 239명이 피해자 등록을 하셨습니다. 현재 39분이 생존해 계신 상황입니다. 사실 오늘 추모는 20여만 명의 강제 동원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자리입니다."

소병훈 광주 갑 국회의원은 "일본은 반성하기는커녕 돈 몇 푼으로 자기들 할 일을 다했다고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속해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12.28 합의는 무효이고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자신은) 머지 않아 (12.28합의가) 파기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모제에서 추모사를 낭독중인 경기광주을 임종성 국회의원
 추모제에서 추모사를 낭독중인 경기광주을 임종성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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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왜곡돼선 안 됩니다. 역사를 올바르게 정립하기 위해 학생 여러분들과 이곳에 있는 여러분들이 함께하고 계실 겁니다.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2011년 12월 14일에 일본 대사관 앞에 소녀상을 세웠습니다."

임종성 광주 을 국회의원은 "이것이 발단이 되어서 전국 방방곡곡, 세계 곳곳에 소녀상이 세워지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부산에 세워진 소녀상에 대해 일본과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외교부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일본을 대변하고 있는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한 "할머니들은 아베의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며 "할머니들은 용서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있는데 일본은 왜 역사를 왜곡하고 무마하려는 것이냐"며 일본의 사과를 촉구했다.

추모제에서 추모사를 낭독중인 정기열 경기도의장
 추모제에서 추모사를 낭독중인 정기열 경기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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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죄송합니다. 우리는 한 것이 없습니다. 1910년 일제침탈을 보면서 나 하나 살고자 국민을 외면하고 나라를 잃어버린 대역죄를 지었습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우리는 나라를 잃은 죄로 젊은 나이에 전쟁의 사지에 끌려가서 일본에게 유린 당하는 모습을 알면서도 우리는 나 하나 살고자 외면했습니다."

정기열 경기도의장은 "정부의 합의에 피해자들의 동의가 없었다는 말이 들린다"며 "그 목소리를 잊지 않고 역사적으로 지역적으로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역사의 진실을 바로 세우겠다"며 추도사를 마무리했다.

"어머니의 한 기억해 주시길" 피해자 가족의 외침

"어머니의 한을 기억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눈물). 사죄를 못 받고 돌아가신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일본 순사들이 미성년자들을 잡아갔습니다. 마을에서 다들 숨으니 마을 이장 딸부터 잡아오라고 해서 잡혀갔다고 하셨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가족들은 쉽게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한 피해자 가족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아픈 마음을 표현했다.

추모제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학생들
 추모제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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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에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문제 해결에 노력한 공로로 남경필 경기지사, 정대운 경기도의원, 최성 고양시장, 조억동 광주시장, 영화 '귀향' 팀 등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추모제에는 강일출·이옥선·박옥선·이용수 피해자 할머니 4명과 '위안부' 피해자 유족, 광주시 임종성·소병훈 의원,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 영화 '귀향' 조정래 감독, 나눔의 집 봉사단체 회원, 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추모제에 이어 광주시 소녀상 건립을 위한 발대식도 진행했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역사의 아픔에서 교훈을 얻고 기억함으로써 역사의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며 "이 운동이 용서와 화해라는 보편적 가치를 온 나라, 전 세계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시 소녀상 건립을 위한 발대식을 진행하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광주시 소녀상 건립을 위한 발대식을 진행하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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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제에 참석한 피해자 할머니 4명과 위안부 피해자 유족, 광주시 임종성·소병훈 의원,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 영화 '귀향' 조정래 감독, 나눔의 집 봉사단체 회원, 학생들
 추모제에 참석한 피해자 할머니 4명과 위안부 피해자 유족, 광주시 임종성·소병훈 의원,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 영화 '귀향' 조정래 감독, 나눔의 집 봉사단체 회원,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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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경기미디어리포트에도 송고됩니다.



태그:#나눔의집, #경기광주, #추모제, #3.1절, #소녀상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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