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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방해양수산청의 매립 계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북성포구.
▲ 인천 북성포구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의 매립 계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북성포구.
ⓒ <사진제공ㆍ인천북성포구살리기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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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북성포구 매립 사업을 위한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하 인천해수청)의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한강유역환경청(이하 환경청)의 검토 결과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매립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움직임도 긴박해지는 형국이다.

인천해수청은 북성포구 일대 7만여㎡를 준설토 투기장으로 조성하기 위한 호안축조공사 기본ㆍ실시설계 용역을 마친 후, '인천북항 북성포구 준설토 투기장 호안축조공사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대한 협의를 지난 6일 환경청에 요청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환경단체, 예술인 등이 구성한 북성포구살리기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북성포구 매립사업이 '준설토 투기장이 필요해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개발 사업'이라며 환경청에 '부동의'를 촉구했다.

북성포구는 과거 만석부두ㆍ화수부두와 함께 수도권 3대 어항으로 불렸다. 하지만 1975년에 인천항 연안부두 일대가 매립되고 어시장이 신포동에서 연안부두로 이전하면서 쇠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바닷물에 밀려온 해저토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고 켜켜이 쌓여 여름이면 악취와 환경을 개선해달라는 민원이 이어졌다. 하수관로 결함에 따른 하수 유입 또한 갯벌 악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인천해수청은 '주변지역 환경개선'을 위해 북성포구(중구 북성동, 동구 만석동 십자굴 공유수면)를 매립하기로 했다. 호안축조공사로 준설토 투기장을 만든 뒤 인천북항 항로와 항내 유지 준설토를 이용해 2020년까지 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사업이 준설토 투기장이 필요해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고 시민모임은 반박하고 있다. 시민모임은 지난 20일 성명을 발표하면서 "인천해수청이 지난해 11월 시민모임에 회신한 공문(항만정비과-3194, 2016.11.29. 시행)을 보면, '인천지역은 영종도 제2 준설토 투기장 확보로 추가 준설토 투기장은 불필요한 상황으로 준설토 투기장 수요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인천은 현재 준설토 투기장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다. 이미 영종도에 제2 준설토 투기장이 건설 중이고, 최근에는 인천신항 1단계 배후 부지를 매립할 준설토(=신항 항로 수심을 16m로 늘리기 위한 준설)가 부족해 인천해수청이 다급하게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북항 항로 준설토를 신항 배후 부지 공사에 써야할 정도로 다급하다.

인천해수청은 지난해 6월 인천시ㆍ중구ㆍ동구와 준설토 투기장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는데, 사업시행자인 인천해수청이 사업계획과 예산을 마련하고, 지자체는 보상과 민원을 맡기로 했다.

이 업무협약 내용 보면, '인천항 워터프론트 및 북성포구 둘레길 조성사업을 위하여 준설토 투기장 건설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하여 협약을 체결한다'고 명시돼있다. 시민모임은 이를 토대로 매립사업이 워터프런트(=수변 개발사업) 등 부동산 개발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수가 갯벌로 유입되는 만큼 조사 선행해야"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시민모임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토대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본안 또한 초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시민모임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610쪽)에도 '지역주민들의 생활환경여건 개선을 위해 조성된 부지임을 감안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편의시설을 도입하고 상업시설ㆍ문화복지ㆍ주상복합ㆍ근린생활 용지 등을 계획함으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고려함'이라고 명시돼있다"며 "이를 보면 환경개선이 목적이 아니라 '땅 투기 개발'이 목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해수청은 또,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제출하면서 사업 기대효과로 '개인 횟집, 퇴적물 등에 의한 악취 정비와 주거환경개선'을 기대했다. 그러나 시민모임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서 오폐수 정화시설에 대한 계획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시민모임은 "북성포구를 끼고 있는 중구와 동구에는 하수처리시설이 없다. 북성포구에서 가장 가까운 하수처리시설은 약 2.4km 떨어진 서구 가좌사업소다. 그런데 하수관거 접합 불량과 구배(=수평을 기준으로 한 경사도) 차 등으로 하수처리가 원활하지 않아 북성포구로 유입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 유입이 북성포구 인근 갯벌 오염의 주원인으로 추정되는 만큼, 우선 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모임은 북성포구의 환경개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립이 아니라, 하수관로 정비와 하수정화시설 설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모임은 "갯벌은 오염정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갯벌의 정화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하수관로 정비로 악취발생물질의 갯벌 유입을 차단하고, 하수정화시설을 설치해 악취 원인을 제거하고, 해수가 드나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민모임은 북성포구의 가치를 알리고, 잘 가꾸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3월 4일부터 15일까지 '사진공간 배다리'에서 '북성포구전'을 열기로 했다. 시민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사진작가 20명과 미술가 4명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북성포구, #인천북성포구살리기시민모임, #인천해양수산청, #워터프런트, #한강유역환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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