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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 옥계면에 위치한 한라시멘트(주) 본사와 주 공장
▲ 한라시멘트(주) 전경 강원 강릉 옥계면에 위치한 한라시멘트(주) 본사와 주 공장
ⓒ 김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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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의 한 지역 번영회장이 한라시멘트(주)의 묵인 아래 신입 사원 공채 과정에 개입해 수년간 수천만 원의 뒷돈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8월경 한라시멘트 신입사원 수시 공개채용 신체검사에서 탈락한 한 응시자 부모가 지역 번영회 사무실로 찾아와 번영회장에게 항의를 했고, 또 다른 응시자 부모 역시 같은 이유로 인근 해수욕장에 있는 번영회장을 찾아가 강하게 항의했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아들의 한라시멘트 입사를 조건으로 각 3000만 원과 4000만 원을 번영회장에게 건넸지만 신체검사에서 '허리 디스크" 증상 등으로 떨어졌다는 것. 하지만 항의 이후 이들은 모두 입사에 성공(?)해 현재 한라시멘트에 근무 중이라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들은 또 "이런 뒷돈 거래 때문에 정상적으로 입사 시험을 본 다른 사람들이 우수한 성적에도 떨어지는 웃지 못할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고 입사를 위해 번영회장에게 줄을 서야한다"며 폐해를 지적했다.

지역 주민 A씨는 이에 대해 "번영회장이 한라시멘트의 묵인하에 취업 대가로 뒷돈을 받는 이른바 '취업장사'를 하고 있지만 지역 내 그의 영향력 때문에 아무도 말하려 하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또 "이미 자식을 이런 방법으로 입사시킨 사람들은 자식을 위해 침묵하고 있지만 이런 행위가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고질적인 문제'라는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어 "이런 방법으로 한라시멘트에 들어간 사람이 지난 6년간 30~40명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지에서 만난 한 주민 B씨 역시 "이런 방법을 통해 한라시멘트에 입사 하려면 최근에는 수천만 원씩 내야 된다는 것은 이미 지역에서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며 이어 "직접 말하기는 그렇지만 사실 내 가까운 친척과 주변에도 이런 방법으로 입사한 사실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번영회장은 입사 과정에는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했지만 '뒷돈 거래'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입사를 조건으로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에게 돈을 준 사람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경찰에 고소를 하라고 해라"며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돈을 받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또 "(내가)업체 측에 지역(옥계) 사람들을 우선 뽑아 달라는 것과 몇 퍼센트까지 정해 달라는 것까지는 가능하다"며 "하지만 내 자식을 먼저 넣어 달라거나 돈을 준다거나 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번영회)간담회 때마다 분명히 말했고 회의록에도 기록이 있을 거다"고 말했지만 '불이익'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번영회장은 '사람들이 왜 본인에게 입사 부탁을 하느냐?'는 질문에 "나를 통해서 들어 가는게 아니라 번영회장으로서 지역 사람들을 뽑아 달라고 부탁을 하는 것이고, 부탁을 하면 (모집 인원의)50%정도는 되는 것 같다"며 한라시멘트의 암묵적인 협조(?)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돈을 받는게 아니라면 지역 사람들이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질문에는 "내가 우리 지역(옥계) 취업 적령기 대상자를 빼 봤는데 200명 이상 되는데, 뽑는 것은 한정이 되어 있어서 서로 자기 자식을 먼저 넣어달라고 요구하면 내가 잘랐다. 여러 사람들이 부탁 했는데 몇 사람만 들어가면 못 들어간 부모들은 말이 나온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라시멘트 인사 담당자는 전화 통화에서 '지역 사람 50% 우선 채용'에 대해 "우리는 회사 내규에 따른 인사 시스템으로 공채를 하며 다른 방법은 없다"며 번영회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한라시멘트(주)는 이 지역에 본사와 주 공장을 두고 있는 시멘트 제조업체로 신입사원 모집 시기는 특별하게 정해져 있지 않고 수시 공채 전형이다. 전형 절차는 서류전형->1차 실무면접(필기시험)->2차임원면접->건강검진으로 되어있다.

번영회장과 한라시멘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지역 주민들은 "한라가 번영회장에게 마치 채용 인사권을 맡긴 것 같다"며 "이런 입사 줄세우기는 한라시멘트의 암묵적인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태그:#한라시멘트, #강릉, #옥계, #시사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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