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KBO리그 최고의 타자는 에릭 테임즈였다. 2014시즌 NC 다이노스의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그는 2015년 0.381의 타율로 타격왕을 차지한 것은 물론 사상 첫 40홈런-40도루, 사이클링 히트 2차례라는 공전절후 대기록을 달성하며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홈런왕에 오른 2016시즌 종료 뒤에는  테임즈는 밀워키와 계약해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했다.

최고의 외국인 타자였던 테임즈의 뒤를 이을 후보로는 2017년 활약할 외국인 타자 중 최고 몸값(150만 달러)를 기록한 한화 로사리오를 꼽을 수 있다.

그는 2016시즌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에 130만 달러에 영입될 때부터 상당한 화제를 불러 모았다.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에 몸담으면서 5시즌 동안 통산 447경기에 출전해 0.273의 타율 71홈런 241타점을 기록한 검증된 거포였다.

하지만 로사리오의 KBO리그 연착륙은 결코 쉽지 않았다. 4월 한 달 간 22경기에 출전해 0.307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당초 기대했던 홈런은 단 1개에 그쳤다. 3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무려 24개의 삼진을 당했다.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을 노출한 것이다. 상대 배터리는 그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하지만 로사리오는 5월에만 25경기에서 9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메이저리거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이후 그는 8월까지 쉴 새 없이 꾸준한 행보를 이어갔다. 출중한 기량뿐만 아니라 동료들과의 격의 없는 친밀함과 시원시원한 세리머니는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정규 시즌 막판 목 디스크와 손바닥 등의 부상으로 인해 로사리오는 1군에서 제외되는 등 페이스가 떨어졌고 9월 22일 경기를 끝으로 경기에 출장하지 않으며 시즌 막판 팀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2016시즌 홈런 순위(1~10위)


하지만 그는 0.321의 타율 33홈런 120타점 0.960의 OPS(출루율 + 장타율)라는 좋은 기록으로 시즌을 마쳤다. KBO리그 외국인 타자만 놓고 보면 타율 1위, 홈런 및 타점 2위, OPS는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한화는 7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었지만 로사리오의 불방망이는 위안을 선사했다. 

2016시즌이 종료된 뒤 로사리오가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 복귀가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로사리오는 150만 달러에 재계약을 체결했고 한화는 중심 타선의 강력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테임즈가 KBO리그 2년차에 대기록을 달성하며 MVP를 차지했듯 2년차 로사리오도 2017시즌 맹활약이 예상된다. 스트라이크 존 등 KBO리그에 대한 적응을 마친 만큼 시즌 초반부터 시행착오 없이 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홈런왕을 비롯한 개인 타이틀 도전도 충분히 가능하다.

한화는 2007년을 끝으로 지난해까지 9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10년이 되는 올해만큼은 다를 것이라 벼르고 있다. 로사리오가 KBO리그 최고 외국인 타자에 등극한다면 한화의 가을야구는 가시화될 수 있다. 올시즌 로사리오의 방망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