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구시의회는 22일 제247회 2차 본회의를 열고 대동초와 산격초의 통폐합 안을 통과시켰다.
 대구시의회는 22일 제247회 2차 본회의를 열고 대동초와 산격초의 통폐합 안을 통과시켰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대구시교육청이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북구 대동초등학교와 산격초등학교의 통폐합안이 졸속행정 논란과 학부모들의 반발에도 대구시의회를 통과했다. 교육단체와 학부모들은 졸속 추진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관련기사 : "우리 학교 지켜주세요" 초등학생들의 눈물어린 호소]

대구시의회는 22일 제247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지난 17일 교육위가 심의·의결해 상정한 '대구광역시립학교 설치 조례 일부개정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대동초는 36년만에 문을 닫게 됐다.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은 배창규 교육위원장의 의안 심사결과 보고 후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시켜려 했지만, 원내 유일 야당인 김혜정(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의 반대의견 제시로 무기명 투표를 통해 원안을 가결시켰다.

배창규 교육위원장은 "통학구역 내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향후에도 학생 수 증가 요인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동초를 적정규모 학교 육성을 위해 3월 1일자로 인근에 있는 산격초로 통합한다"고 설명했다.

배 위원장은 "소규모 학교는 학생 개인별 특성에 맞는 교육과 인성교육 등이 용이하고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기도 했지만, "학생 수 감소 추이와 향후 공동주택(아파트) 개발계획이 없어 학생 수 증가 요인이 없다"고 통폐합의 이유를 들었다.

대구시의회 김혜정(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이 22일 열린 제24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대동초와 산격초의 통합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발언하고 있다.
 대구시의회 김혜정(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이 22일 열린 제24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대동초와 산격초의 통합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발언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김혜정 시의원은 "대동초와 산격초의 통페합은 이미 2015년부터 예정되어 있었다"며 "저출산 문제로 학생 수가 줄어들어 학교 간 통폐합은 대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김 시의원은 "학교를 통폐합할 때 '3년 예고제'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와의 소통의 시간을 충분히 가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아이들의 부적응과 같은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통폐합 3년 예고제'는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지난 2011년 약속한 내용이다.

김 시의원은 이어 "최소 1년 전부터라도 두 학교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토론회나 체육대회, 체험학습 등을 충분히 가졌어야 한다"며 "학생 중심이 아닌 제도나 형식적인 절차만 중시하는 교육청의 통폐합 방향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회를 갖고 논의를 벌인 시의원들은 무기명 투표를 통해 참석의원 26명 가운데 찬성 17표, 반대 7표, 무효 2표로 가결시켰다. 대구시의회가 표결을 통해 안건을 처리한 건 지난 2009년 10월 이후 8년 만이다.

대구시의회가 22일 대동초와 산격초의 통폐합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대동초 학생들이 시의회장에서 의원들의 조례안 가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대구시의회가 22일 대동초와 산격초의 통폐합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대동초 학생들이 시의회장에서 의원들의 조례안 가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작은학교살리기 대구공대위와 대동초학부모회는 22일 대구시의회에서 학교 통폐합안이 통과되자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의회와 대구시교육청을 비판했다.
 작은학교살리기 대구공대위와 대동초학부모회는 22일 대구시의회에서 학교 통폐합안이 통과되자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의회와 대구시교육청을 비판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대동초 통폐합안이 시의회를 통과하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실망스런 반응을 나타냈다. 일부 학부모들은 눈물을 흘리고 시의원들을 향해 "학교 하나 없애는 게 그렇게도 좋나"라며 "학교 팔아 회식 하겠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작은 학교 살리기 대구 공동대책위'와 '대동초 폐교 반대 학부모 비대위'는 표결이 끝난 후 대구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의회에서 이 정도 반대가 있다는 것은 교육청 (학교) 통폐합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라며 "대구시교육청은 더 이상 무리하게 통폐합을 강행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문제점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구시교육청과 대구시의회가 적절한 후속 대책과 조치를 세워야 한다"고 요구하고, "졸속적인 폐교 과정에서 발생한 지역 주민들과 학교 당사자 간 갈등과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 또한 마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주호 대동초 학부모 대표는 "30여 년의 역사와 149명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의사봉 소리에 지워졌다"며, "시의회는 교육청의 들러리가 됐다"고 비판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연합 사무총장도 "조례가 허무하게 통과됐지만 폐교 이후 불거질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시의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3월 1일자로 폐교되는 대동초는 리모델링을 한 뒤, '대구교육박물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태그:#대동초 통폐합, #대구시의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