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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경북 경산의 문명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20일 오전 학교 운동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경북 경산의 문명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20일 오전 학교 운동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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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유일하게 경북 경산의 문명고등학교를 선정한 가운데 이 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연구학교 지정 철회를 요구하며 20일 오전부터 운동장에 모여 집회를 가졌다.

학생들과 학부모 등 100여 명은 이날 오전 9시 20분부터 학교 운동장에 모여 피켓 등을 들고 "국정교과서 철회하라", "국정화를 반대한다", "교장선생님은 각성하라"는 내용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당초 교장실 앞 복도에서 집회를 갖고 교장을 만나 연구학교 철회를 요구할 예정이었으나 김태동 교장이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자 운동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학생들은 '바른 역사를 배울 권리, 국정교과서 철회', '학교의 주인은 재단이 아니라 학생이다, 국정교과서 철회', '우리들은 국정교과서 반대합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자유발언을 진행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경북 경산의 문명고 학부모들이 20일 오전 학교 운동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경북 경산의 문명고 학부모들이 20일 오전 학교 운동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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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경북 경산의 문명고 학생들이 20일 오전 학교 운동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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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입생으로 입학하는 학생들도 함께 모여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우리는 문명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싶지 '문맹'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싶지 않다"거나 "선생님 국정교과서로 배우기 싫어요" 등의 피켓을 들었다.

신준혁 학생은 "학교가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아 진학을 잘 했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국정교과서 이야기가 나오면 다른 학교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우리 학교가 대상 학교라니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은 학생이 받는데 왜 학생의 의견은 듣지 않았느냐"며 "이런 사실을 왜 기사를 통해 알아야 하는지, (교장이) 강당에 모아놓고 황교안 총리의 담화내용을 보여주고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도 동문서답이어서 이것이 진정한 학생을 위한 교육인가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연성 학생은 "우리는 이 자리에서 거짓과 비윤리적 행태를 일삼는 교장선생님을 비판한다"며 "저와 제 친구들은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는 우리와 다른 세계 이야기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정연성 학생은 이어 "친일파 논란, 박정희 우상화 논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치지도 않은 쓰레기 교과서를 선택하는 학교가 있겠냐며 대수롭게 여겼는데 학교는 2300여 개 고등학교들 중 유일하게 불명예 타이틀을 차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은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철회하여 스스로를 '문명인'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집회를 열 것"이라며 "학교는 우리들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말고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연구학교 신청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경북 경산의 문명고 학생들이 20일 오전 학교 운동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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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도 발언을 이어가며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했다. 학부모비상대책위 신선국씨는 "역사교과서는 검인정이라는 걸 쓰고 있는데 만약 검정이 좌경화되고 있다면 우경화된 검정교과서를 만들어 학교에서 선택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전국 5000개가 넘는 중고교 중 우리 학교만 한다는 게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은정씨는 "검증이 안 된 국정교과서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우리 학교만 선택했다"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인데 국정교과서 반대했다고 담임선생도 교체됐다"고 말했다. 박씨는 "학교에 철회를 요청하기 위해 왔는데 정치적인 것은 없다"며 "학생들이 바른 교과서를 배우길 바라고 신입생들이 부끄럽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경북 경산의 문명고 학생들이 20일 오전 학교 운동장에서 시위를 벌이다 추위를 이기기 위해 운동장을 돌고 있다.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경북 경산의 문명고 학생들이 20일 오전 학교 운동장에서 시위를 벌이다 추위를 이기기 위해 운동장을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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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경북 경산의 문명고 학생들이 20일 오전 학교 운동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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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학생과 학부모 등 100여 명이 모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들의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2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비가 온 뒤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추위를 녹이고자 운동장을 돌며 구호를 외쳤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운동장을 돈 뒤 교육부가 결국 연구학교로 지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소강당으로 옮겨 교육부를 비난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오전 11시 10분쯤 해산하면서 21일 오전 다시 학교에 모여 철회를 위한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이날 문명고와 함께 있는 문명중학교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려 했으나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시위를 우려해 취소했다. 하지만 21일과 22일 열릴 예정인 문명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정상대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학교 측은 "학생과 학부모가 내일도 운동장에서 시위를 한다면 막을 생각이지만 신입생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강당으로 옮긴다면 허용할 것"이라며 "아직 연구학교와 관련돼 변화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태그:#문명고,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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