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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가 19일 오후 부산대 10.16 기념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19일 오후 부산대 10.16 기념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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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20일 오전 11시 22분]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9일 언급한 '선한 의지'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발언이 구설에 오르자 안 지사는 즉시 "이는 '비유와 반어'였다. (그들을) 비호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안 지사는 이날 오후 부산대학교에서 진행한 '즉문즉답: with 안희정, new 대한민국' 행사에서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우리, 없는 사람들과 국민들을 위해서 좋은 정치 하려고 했다"며 "그런데 그게 뜻대로 안됐던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K(스포츠), 미르재단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사회적 대기업들의 많고 좋은 후원금을 받아 동계올림픽을 잘 치루고 싶어한 마음일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법과 제도에 따르지 않아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덧붙였다.

안 지사 발언이 나오자 비판이 쏟아졌다.

같은 당 문미옥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87년 민주항쟁 때도 하지 않던 일을 30년이 지난 지금은 합니다. 어색하고 낯설지만 지금은 함께 합니다. 매주 빠지지 않고 광화문 집회에 나가 차가운 돌바닥에 앉아 골반이 틀어져도 매서운 바람에 시린 손 불어가며 촛불 들고 뒤늦게 민주주의를 배우고 있습니다.

안 지사님의 설명대로 반어와 비유였다고 해도 지나치셨습니다. 안 지사님의 선의는 믿고 싶지만, 저들에게는 선의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지난 가을에 시작해서 봄이 오려는 지금껏 촛불을 드는 이유입니다. 촛불은 한번도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화가 많이 납니다."

최근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진성준 전 민주당 의원도 트위터에서 "박 대통령 문제는 선의냐 악의냐가 아니라, 자신만은 법치주의의 예외라는 '이중잣대'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도 본인 SNS를 통해 "(안 지사의) 이 발언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며 "국정운영을 자신들 사업의 '수익모델'로 생각했던 MB와 박근혜는 선한 의지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국민의당에 입당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전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도 20일 오전 YTN라디오에서 "조금 억지로 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안 지사 "비유와 반어였다, 비호한 것 아냐" 해명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9일 언급한 '선한 의지'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9일 언급한 '선한 의지'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 안희정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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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 안희정 캠프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대한 발언은 '비유와 반어'였다. 어떤 선의라도 법과 원칙을 따르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게 발언의 취지"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기에도 "비유와 반어도 상대를 봐가면서 해야 한다. '대연정 발언'까지만 해도 그냥 넘어가고 지지했었지만 이번 발언은 정말 실망(조OO)"이라는 댓글이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는 등 비판이 이어졌다.

반어법의 사전적 정의는 '뜻하고자 하는 것과는 반대의 표현을 통해, 애초에 뜻하고자 하는 내용을 성공적으로 표현한 말이나 글'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이를 듣는 청자와 독자가 충분히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결과적으로 안 지사의 '선한 의지' 발언은 실패한 반어법이었던 셈이다.

안희정 캠프에서는 "누리꾼이나 언론의 비판은 어쩔 수 없지만, 같은 당의 다른 주자 캠프에 몸 담은 인사들이 앞장서서 나서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이 나왔다. 안희정 캠프의 권오중 정무특보는 전화 통화에서 "개별 의원들의 비판이나 비난까지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다른 캠프에 직책 있는 이들이 비난조로 얘기하는 것은 같은 당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자제를 호소했다.

다음은 안희정 캠프가 공개한, 논란이 된 안 지사의 발언 전문이다. 영상은 안희정 지사 페이스북(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민주주의자로서 인권주의자로서 평화주의자로서, 이 땅의 헌법에 따라서 대한민국을 잘 이끌었던 대통령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이후 안 지사가 잠시 말을 멈춤, 객석에서는 웃음과 함께 박수가 나옴)

그 분들도 선한 의지로 우리, 없는 사람들과 국민들을 위해서 좋은 정치 하시려고 했습니다(관객 웃음). 그런데 그게 뜻대로 안 됐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케이(스포츠)재단, 미르재단도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사회적 대기업들의 많은, 좋은 후원금을 받아서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어 하는 마음이실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관객들 웃음).

그러나 그것이 법과 제도에 따르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합니다. 참고로 저는 그 누구라도, 그 사람의 마음은 그 액면가대로, 저는 선의로 받아들입니다. '속은 구린데 말은 저렇게 할 거야', 우리가 말하는 20세기의 지성사는 해부하고 분석하는 일이었고 비판적 사고를 지니는 것을 우리는 지성사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남을 의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지성일 수 있습니까? 저는 그게 20세기의 잘못된 지성사 같습니다. 우리가 사물의 본질을 깨닫는 것은, 그 사물을 부정하거나, '왜'라고 하는 질문이 그 사물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떨어지는 사과나무를, 떨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해야죠. 누군가 떨어뜨렸다고 의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부터 뉴턴의 만류인력은 연구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그 누구라도 할지라도 그 사람의 의지를 선한 의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랬을 때 이명박 대통령도 747(공약), 잘 해보고 싶었겠죠. 그래서 그분이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은, 현대건설 사장님답게 24조 원을 동원해서(관객들 웃음) 국민들이 아무리 반대하더라도, 국민을 위해서 4대강에 확 집어넣는 것입니다. (관객 웃음) 선한 의지로 받아들이자고요. (관객 웃음)

그 선한 의지로 받아들였을 때 그분이 실수한 건 뭡니까? 국가주도형 경제 발전 모델로는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작동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분은 계산을 못 한 겁니다. 60년대였으면 혹시 통할는지도 모릅니다. 자, 그래서 제가 누구를 조롱하려고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저는, 그 어떤 것이라도 그것이 최선을 다해서, 그 사람이 선한 의지로 결론 내렸을 것이란 것을 전제하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받아들입니다. 저는 이것이 21세기의 신(新) 지성사의 출발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태그:#안희정, #안희정 논란, #안희정 선한의지, #안희정 김대중, #안희정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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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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