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근혜, 나를 심판해 달라"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발언이 되어야 한다
17.02.19 19:56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신약시대에 예수 그리스도에게 간음한 여인이 찾아왔다. 예수 그리스도는 간음한 여인을 처벌해 달라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너희중에 죄짓지 않은 자 있으면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 간음한 여인에게 손가락질 했던 사람들은 슬금슬금 그곳을 떠났다. 단한사람도 남지 않았다.
 
바꾸어 말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나에게 돌을 던지라"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다. 세상에 죄짓지 않고 사람은 없다. 죄지은 여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무죄한 사람이 없듯, 털끝같은 죄하나 없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의인도 단 한명도 없다.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을 맡은 서석구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을 불의하게 재판받는 예수 그리스도에 비유했다. 누구를 비유하던 그건 자유다. 그럼 박근혜 대통령이 예수 그리스도와 같이 되기 위해서는 "내 죄를 심판해 달라"라고 외쳐야 한다. 대통령에게 말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 죄를 있는 그대로 심판해 달라"라고 말하는 것이 최상의 멘트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서열 1위인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심판을 받게 된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히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탄핵이 인용되어도, 탄핵이 기각되어도, 대통령 권위는 이미 추락했다. 탄핵이 아니어도 역대 대통령은 줄줄이 대통령 임기 1년을 남겨두고 극심한 레임덕에 시달려 왔다.
 
더구나 국민의 지지를 먹고사는 대통령이 현재와 같이 70-80% 이상이 국민이 탄핵을 바라는 상황, 지지가 4%까지 추락한 대통령이 권위를 되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미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다. 만약에 정말 운이 좋아서 탄핵이 기각되어, 임기를 다 채운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무슨 의미가 있는건가?
 
만약에 박 대통령이 복귀하면 손볼 살생부만 돌아다닐 가능성이 많다. 대통령 임기 내내 블랙리스트 작성에만 올인했다. 또 리스트에 오른 사람을 솎아 내는데 열을 올렸다. 대통령이 이렇게 하지 않을 인격의 소유자였다면, 작금의 상황에 대해 무한의 책임을 지고 이렇게 말해야 했다 "내 죄를 있는 그대로 심판해 달라"
 
박 대통령은 특검도, 청와대 압수수색도, 측근들의 증인출석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며 헌법을 유린해 왔다. 이제는 헌재의 탄핵심판 일정도 늧추기 위해 갖은 계략을 꾸미고 있다. 박 대통령은 어느 구석에도 일말의 죄책감이나 자괴감도 느끼지 않고 있다.
 
허공을 향해 외치는 허탄한 얘기인줄 알면서도 다시한번 제안해 본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과 특검, 그리고 헌재를 향해 "내 죄를 있는 그대로 심판해 달라"라고 외쳐야 한다. 그게 국민을 향해, 지지자를 향해 할 수 있는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발언이 되어야 한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