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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이달 말에 정년퇴임하는 전라남도학생교육문화회관 정연국 관장 모습
 32년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이달 말에 정년퇴임하는 전라남도학생교육문화회관 정연국 관장 모습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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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2시, 2월 28일자로 정년퇴직하는 전라남도학생교육문화회관 정연국 관장을 만났다. 1954년 장흥에서 출생한 정연국 관장은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완도 보길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광주항쟁사건과 군사정권을 겪으며 다독여진 그의 마음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하면서 행동으로 옮겨졌다. 교육운동과 사회운동을 통해 지역사회개발 운동에 앞장 선 그에게 돌아온 결과는 해임이었다.

1989년 나주중학교 재직 중 전교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임된 그는 1994년 문민정부의 해직교사 복직방침에 따라 진도서중학교에 복직됐다. 이어 청산중학교 교장, 구례산동중학교 교사를 거쳐 2015년 3월에 전라남도 학생교육문화회관 관장으로 근무하다 이달 말에 정년퇴임할 예정이다.

교육운동과 사회운동을 통해 지역사회가 공생하는 꿈을 꿨다

아픔은 사람을 성숙시킨다. 힘든 시기를 겪은 그는 1990년부터 3년간 전교조 중앙위원, 전교조 나주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의 종교계, 민주인사들과 함께 나주민족민주운동연합을 결성해 공동의장을 역임했다

1997년 전교조 전남지부장 재임기간에는 대통령 자문기구인 '새교육공동체'를 결성해 목포, 순천, 여수지역에서 교육연대활동을 전개했다. 2000년에는 전남교육연구소 설립에 참여해 연구소 이사로 활동하던 중 일본 효고현 고교노조와 국제 교사교류를 맺으며 한일 민간교류를 활성화 시켰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국과 일본의 교사들이 다룬 주제는 평화교육과 청소년 폭력문제 등이다. 그가 쏟은 교육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을까? 2001년에는 교육민주화 활동 공로로 교육민주화 국가 유공자로 지정되었다.

2002년에는 친환경 학교급식 전남운동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전국최초로 학교급식 조례제정과 친환경무상급식비율 전국 최고에 달하는 모범을 창출했다.

완도 청산중 공모교장으로 4년간 재직 중 KBS 1TV 스승의 날 특집 <학교, 희망을 노래하다>의 주인공으로 나온 정연국 교장이 학생들과 대화하는 모습.
 완도 청산중 공모교장으로 4년간 재직 중 KBS 1TV 스승의 날 특집 <학교, 희망을 노래하다>의 주인공으로 나온 정연국 교장이 학생들과 대화하는 모습.
ⓒ KBS 1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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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완도 청산중 공모교장 4년 재임기간에는 KBS 1TV 스승의 날 특집 <학교, 희망을 노래하다>의 주인공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학교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했다.

체험중심의 문화예술 교육지원에 앞장선 전라남도학생교육문화회관

그가 2015년부터 2년간 전라남도학생교육문화회관에 재직한 기간에 이룬 업적도 눈에 띈다. 전라남도에 거주하는 학생이 문화예술 체험학습에 참여한 학생수는 연간 11,000명이다. 지역사회 지식정보 콘텐츠 역량강화를 위해 다양한 도서를 확충(186,000여점)해 이를 이용한 지역민이 450,000여명에 달했다.

또한 교육, 문화 공간 확산을 위해 맞춤형 평생교육을 실시해 지역사회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수영 및 몇몇 프로그램은 지원자가 줄을 서 있기도 하다. 정년을 앞둔 정연국 관장이 32년간의 굴곡 많았던 교직을 떠나며 남긴 말이다.

정연국 교사를 비롯한 학교급식운동본부와 용산골 자연학교 학생 30여명이 장흥 정남진 기념탑 앞에서 기념촬영했다.   2006년 1월 9일부터 담양을 떠난 그물코 도보행진팀은 7박8일간 도보행진하며 무상급식, 학교급식법 개정, 학교급식지원센터 건립을 촉구하며 지역주민들과 간담회와 서명운동을 했다.  이들이 뿌린 조그만 씨앗이 오늘의 학교 무상급식 토대가 됐다
 정연국 교사를 비롯한 학교급식운동본부와 용산골 자연학교 학생 30여명이 장흥 정남진 기념탑 앞에서 기념촬영했다. 2006년 1월 9일부터 담양을 떠난 그물코 도보행진팀은 7박8일간 도보행진하며 무상급식, 학교급식법 개정, 학교급식지원센터 건립을 촉구하며 지역주민들과 간담회와 서명운동을 했다. 이들이 뿌린 조그만 씨앗이 오늘의 학교 무상급식 토대가 됐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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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과 역경이 많은 32년간의 교직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가 <가지 않은 길>에서 표현한 것처럼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이 조금은 험난해도 묵묵히 걸었습니다. 서산대사의 '눈길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마라'는 말처럼 다른 이들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랐던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비록 정년퇴임하지만, 학교가 우리의 희망이 되도록, 학생들이 항상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살려 계속 폭넓게 노력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정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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