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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평론가 김용민씨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한국당 당원 가입 소식을 전했다.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한국당 당원 가입 소식을 전했다.
ⓒ 김용민씨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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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멤버였던 김용민씨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지 8시간 만에 제명당했다. 한국당은 17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당원 품위유지의무 위반, 당에 대한 명예훼손, 국민 선동을 통한 민심 이탈 유발, 개인 명예훼손,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등의 이유로 김씨를 제명 처리했다고 밝혔다.

한국당 경기도당 윤리위원회는 구체적인 징계 사유에 대해 "입당 후 본인의 SNS에 당을 조롱하는 글을 게시하고, 당이 정한 공식 약칭 대신 '자유당'으로 비아냥거렸으며, 당을 조롱하는 게시물을 본인의 SNS에 올려 국민을 선동함으로써 당을 호도하고 민심을 이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인을 동지로 호칭하면서 비아냥거리는 게시물은 명예훼손에 해당하며, '기획입당'을 위해 입당원서를 팩스로 제출함으로써 위계로 도당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 때마다 제1야당을 막말당으로 말아버리려고 (4년전 탈당했건만) 2012년 민주당 소속 총선후보 김용민을 화면에 소환시키는 종편들에게 어떻게 하면 감사의 뜻을 표시할까 싶어서 자유당에 입당했다. 박근혜 동지, 김진태 동지, 이노근 동지, 함께 태극기가 넘실대는 세상을 건설합시다! - 자유당원 김용민"이라는 글을 게시한 바 있다.

한국당은 김씨의 입당이 당을 조롱하고 비아냥하기 위한 '기획입당'이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럴 수도 있겠다. 김씨가 민주당을 탈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시사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명색이 집권여당으로서, 보수의 가치를 대변하는 보수진영의 본산이라는 한국당의 대응이 고작 이 정도밖에 안되는지 대단히 실망스럽다. 보수의 미덕인 관용의 마음으로 지혜롭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당이 내세운 제명 사유를 보면 그들이 이성이 배제된 감정적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당은 김씨가 당이 정한 공식 명칭 대신 '자유당'을 사용한 것을 문제삼았다. 그러나 한국당의 공식 입장과는 별개로 당명 논란의 빌미를 제공한 당사자는 다름 아닌 그들 자신이다. 일반시민들에게도 한국당보다는 '자유당'이라는 이름이 훨씬 더 귀에 잘 와닿는다. 그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논란이 일 것을 뻔히 알면서도 당명에 '자유'라는 단어를 넣은 것부터가 실착이라면 실착이다.

더구나 한국당은 과거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을 공식 명칭인 '새정치연합'이 아닌 '새정연'으로 부르겠다며 (그들의 표현대로라면) 비아냥거린 바 있다. 당시 새누리당은 "보통 일반명사를 써달라는 식의 요구에 대해서는 무리한 요구라고 보기 때문에 '새정치'라는 약칭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같은 논리라면 한국당이 일반명사가 아닌 고유명사 '한국'을 당명에 사용한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김씨가 한국당을 조롱하는 글을 SNS에 올려 국민을 선동했다는 주장 역시 적반하장이며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소셜미디어에 한국당 입당 소식을 알린 것이 선동이라면, 이른바 태극기 집회에 참가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행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국정농단 사태의 공동정범으로서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판에 조직적으로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국론분열을 부추기는 한국당이야말로 대중선동의 극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민 PD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
 김용민 PD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
ⓒ 김용민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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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인을 동지라 호칭하는 게시물을 작성한 것이 명예훼손이고, 입당원서를 팩스로 제출함으로써 위계로 도당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대목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목적이나 뜻이 같은 사람을 '동지'라 칭한다. 그런 까닭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이고 한국당의 전·현직 당 대표와 의원들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이 호칭을 거리낌없이 사용해 왔다. 당원이 되는 순간 누구랄 것 없이 모두 동지가 되는 탓이다. 당원을 동지라 칭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 대한민국의 모든 정당인의 이름을 걸고 넘어져야 할 것이다.

김씨가 '기획입당'을 위해 입당원서를 팩스로 제출하는 것이 위계이며, 이것이 도당 업무 방해라는 주장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그것들 사이의 연관성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당 홈페이지의 입당 절차 안내를 보면, "현재 거주하고 계신 시, 도당 또는 중앙당 조직국으로 '우편 또는 팩스로 제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친절하게 적시돼 있다. 메뉴얼에 충실했을 뿐인 김씨의 팩스 입당이 왜 업무 방해가 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김씨가 '기획 입당'을 했는지 또한 이를 입증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억지이기는 매한가지다.

오히려 한국당은 김씨에게 고마워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이번 해프닝의 최대 수혜자가 바로 한국당이기 때문이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김씨의 입당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당의 이름이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하루종일 들썩였다. 한국당이라는 생소하고 낯선 당명이 김씨의 입당으로 저절로 대중들에게 각인돼 버린 것이다. 돈 한푼 안 들이고 엄청난 광고효과를 거둔 셈이니 김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러나 역시 한국당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뻔한 대응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김씨를 즉각적으로 제명 조치한데 이어 형사고발 등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60세 이상 골수보수 층에 기대어 연명하고 있는 고루한 정당다운 고리타분한 대응이 아닐 수 없다. 웃자고 한 일에 죽자고 달려드는 꼴이다.

낡고 진부한 방식으로는 우리 사회의 역동성과 속도를 절대로 따라갈 수 없다. 20~30세대는 물론 기성세대인 40~50세대들까지 한국당에 등을 돌리는 이유가 다른 곳에 있지 않다는 뜻이다. 폐쇄적이고 획일적인 사고와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낡은 관성과 통념, 왜곡된 이념에 집착하는 한 한국당에게서 멀어지는 세대의 숫자는 갈수록 높아져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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