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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하는 스님'이라 하면 누구나 중국의 소림사를 연상할 것이다. 소림사는 서기 495년에 북위 효문제가 허난성에 창건한 사찰이다.

주성치 감독의 영화 <소림축구>에서는 소림사 출신으로 왕년에 무술 좀 했던, 그러나 어찌 하다보니 현재는 세속의 삶을 사는 전직 스님들이 등장한다. 주인공의 제안으로 축구부를 결성한 그들은 유치찬란한 코믹액션의 '소림사스타일' 축구로 관객을 제압했다.

그런데 이 소림사는 한자어 뜻대로 하면 '작은 숲'이란 뜻으로 소박한 이름과는 180도 반전분위기다.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한데다, 실제 절의 규모 조차도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한자마저도 똑같이 쓰는, 부산에 있는 동명의 절은 참으로 그 이름에 걸맞은 소박한 미덕을 가졌다.

이 소림사는 부산 동래구의 온천동에 있는 금강공원 내에 자리잡고 있다. 워낙 규모도 작은데다 그닥 명성도 없는 지, 부산관광지도에 이름 석자를 올리지 못했다. 같은 금정산 소속인 범어사는 별까지 달고 지도에 올라와 있지만.

하지만 제대로 작은 이 동래구 소림사도 이른바 홈그라운드인 공원에서는 숲길 안내판과 이정표에 이름을 당당하게 올리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공원을 찾은 등산복 차림새의 할머니는 절 입구에서 합장을 하며 깍듯하게 예의를 갖추었다. 그러니 중국의 그 소림사에 기죽지 말지어다.

한편 이 동명의 소림사에 호기심이 생겨 검색을 했다. 그러자 지도에 전국 각지의 소림사가 올라왔다. 살펴보니 사찰뿐만 아니라 중화요리점도 많더라. 하긴 황제가 살았던 자금성도 이 타국인 한국에서는 흔한 동네 중화요리점 이름으로 나무젓가락 포장지에 인쇄되는 신세이다.

그런데 해동소림사가 생긴다는 뉴스도 검색되었다. 조계종 안양불교문화원이 충북 보은군과 MOU를 체결하여 속리산 중판지구에 2019년까지 150억 원을 투자해서 템플스테이, 무술 수련관 등을 갖춘 해동소림사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래저래 원래 부처님이 강조한 자비와 무욕의 가르침과 달리 절이 돈을 벌어들이는 사업공간으로 전락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그래서 자그마한 동래구의 소림사만큼은 그 이름처럼 소박한 매력을 항상 간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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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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