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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기술이 나라 안팎에 파장을 몰고 있습니다. 핀테크란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결합을 뜻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분야죠. 기존의 전자금융서비스는 금융회사가 주도하고 IT 기업이 보조서비스를 제공했다면 핀테크는 그 반대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그 핀테크의 활황지라 할 수 있죠. 그들 업체는 은행점포를 방문하지 않는 '비대면계좌'를 통해 원하는 금융 서비스를 맘껏 누릴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들 업체는 중국의 대표적인 IT기업인 '텐센트'나 '알리페이'를 넘어서려는 꿈을 품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핀테크를 훨씬 더 뛰어넘는 금융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로보 파이낸스가 그것입니다. 로봇(Robot)과 금융(Finance)의 융합을 뜻하는 금융파이낸스는 컴퓨터가 스스로 인지하고 추론하고 판단하여 개인의 자산을 관리해준다는 것입니다.

김지혜의 〈로보 파이낸스가 만드는 미래금융지도〉
▲ 책겉표지 김지혜의 〈로보 파이낸스가 만드는 미래금융지도〉
ⓒ 한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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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로보 어드바이저'(Robo Advisor)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위험성향과 목적을 구분해 투자를 운용할 수 있게 하는 맞춤형 포트폴리오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금융 챗봇'(Chatbot)은 24시간 동안 자동이체나 공과금 납부 내역의 알림이나 결혼자금 관리 계획 등 개인비서와 같은 역할을 해 준다고 하죠.

바로 이런 금융서비스의 등장과 그에 따른 한계나 보완점들, 그리고 향후 대책들을 소개하는 책이 나와 있습니다. 전자신문 김지혜 기자의 <로보 파이낸스가 만드는 미래금융지도>가 바로 그것입니다.

'금융IT 전문기자'라는 유일무이한 직함을 달고 있는 그녀는 금융회사에서부터 IT기업, 핀테크 업체까지 자유롭게 누빈 그동안의 삶을 토대로 인공지능과 결합된 금융기술의 추세를 알려주고자 한 것이죠.

"로보 파이낸스가 주도하는 세상에서는 주체가 바뀐다. 금융소비자가 먼저 다가가지 않아도 인공지능이 먼저 관계를 맺기 위해 능동적으로 말을 걸게 된다. 가령 인공지능은 이사를 앞둔 나에게 먼저 주택담보대출이 필요하지 않은지 물어보고 내 SNS, 카드 사용 내역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 신용도를 평가한 뒤 대출상품과 상환기간에 맞춘 재테크 설계까지 해 준다."(65쪽)

"로보 어드바이저는 소액 자산가들에게 저렴한 수수료를 제시하며 자산관리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특히 가구 수를 기준으로 전통적 자산관리 서비스와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을 구분하면 99%의 대다수가 로보 어드바이저의 고객에 해당한다."(99쪽)

"챗봇은 모바일 기기에서 인공지능 채팅앱의 형태를 통해 고객에게 맞춤화된 서비스로 응용될 수 있다. 1대 1 대화형으로 날씨, 교통상황, 여행지, 음식 등 사용자 상황에 적합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고, 금융이나 보험, 보건의료, 법률과 같은 복잡한 지식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180쪽)

이런 내용이라면 '로보 어드바이저'나 '로보 챗봇'의 등장은 큰 틀에서 볼 수 있는 '로보 파이낸스'의 유형이겠죠.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은 것도, 미국의 대선 판세에서 트럼프가 힐러리를 꺾고 승리할 것을 예측한 것도,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듯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로봇에 기반을 둔 '로보 파이낸스'는 앞으로 전 세계의 금융서비스를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물론 이 책에서는 로보 어드바이저의 한계를 지적해 줍니다. 로보 어드바이저가 불완전한 판매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나, 미리 짜인 알고리즘을 악용한다거나, 또 로보 어드바이저가 채택한 알고리즘 자체에 오류나 해킹이 일어날 요인이 있고, 더욱이 각각의 로보 어드바이저 간 경쟁이 심화될수록 특정 알고리즘 간 유사성 때문에 투자행태의 쏠림현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게 그것입니다.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건이 로보 어드바이저에 의해 발생하거나 로보 어드바이저 해킹사건이 터질 경우 사람에 의한 서비스 수요는 다시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다. 이 경우 인간 어드바이저에 의한 서비스 가격이 지금보다 크게 인상돼 진입장벽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173쪽)

그런데 로보 파이낸스의 출현으로 인해 가장 염려하는 게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의 기술력이나 보안과 관련된 문제도 없지는 않겠지만, 제4차 산업혁명의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간의 직업을 로봇에게 빼앗긴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것은 금융권에 몸담고 있는 이들도 결코 다르지는 않겠죠.

사실 그 문제는, 이 책에서도 예견하고 있듯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언젠가 'Y2K' 곧 '밀레니엄 버그' 문제로 세상이 뒤바뀔 것으로 예측을 했지만, 세상은 더 견고한 신기술 장착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으로 바뀌었죠. 앞으로 인공지능이 결합된 금융산업 서비스도 그런 흐름으로 나아갈 것은 확실시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에 따른 좋은 점이 있다는 것을 놓치지는 말아야 될 것 같습니다. 여태까지 기존 금융권의 높은 진입 장벽 때문에 저소득 계층의 사람들이 다양한 금융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로보 파이낸스'의 개발로 인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그것이죠. 이 책에 나와 있는 '렌딧'(P2P금융업체)이나 '어니스트펀드(P2P금융업체)만 들여다봐도 그걸 잘 알려주고 있으니, 이 책을 한 번 살펴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로보 파이낸스가 만드는 미래금융지도 - 우리가 알던 금융의 종말

김지혜 지음,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2017)


태그:#로보 파이낸스, #미래금융지도, #P2P 금융업체, #금융 챗봇, #비대면 계좌 핀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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