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밀양 아리랑 아트센터 개관을 기념하여 항일 독립투쟁의 역사를 담은 '아리랑 아라리오' 미술 전시회가 지난 8일부터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에는 홍익대학교 권순왕 교수를 비롯, 전국의 유명 작가 52명의 65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되는 작품들은 대부분 독립을 주제로 했다. 이 전시는 일제 아래에서 가장 치열한 독립투쟁을 벌였던 의열단의 본고장 밀양에서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아리랑 아라리오' 전시회 내부 모습
 '아리랑 아라리오' 전시회 내부 모습
ⓒ 이철호

관련사진보기


밀양은 의열단을 만들어 무장 독립투쟁을 벌인 약산 김원봉과 윤세주, 김상근, 한봉근 등의 고향이다. 이 지역의 69명이 국가서훈을 받은 바 있고, 이 외에도 서훈이 진행 중인 여러 독립 운동가들의 피와 땀이 서린 곳이다.

그러나 치열했던 독립 운동가들의 역사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서 보듯, 일제에 항거한 투쟁의 역사를 지우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한국은 여전히 정전 상태고, 이념의 벽이 상존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문화예술로 화합하여 우리의 민족혼을 되살리고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해야 할 때다. 그래서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이 밀양의 공간과 연계해 밀양 독립운동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전시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전시기획위원 중 한 사람인 권순왕 교수는 설명한다. "역사는 기록을 통해서 구전되지만 이미지를 통해서도 기억된다. 이미지를 통해서 항일 독립 운동사를 재조명하고, 우리의 소중한 역사가 예술로 꽃 필 때 비로소 이념을 넘어 통일된 조국의 미래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5년과 2016년에 약산 김원봉을 주제로 개인전을 열였던 권 교수를 비롯 최경남 홍익대 교수, 정병헌 성신여대 교수가 전시기획을 맡아 전시 취지에 공감한 작가들을 섭외했다. 52명의 작가가 이 전시회에 참여하게 된 것은 역사적인 내용이 다양한 현대미술 작가와 공유되길 바라기 때문이리라.

전시회에선 안중근을 목판화 기법으로 표현한 강동석 작가, 군중들을 동판화로 표현한 강정헌 작가, 돌아가는 길을 표현한 김정은 작가, 사진에 칼로 찢어서 상처를 낸 다음 구멍에 물감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표현한 권순왕 작가, 인물두상을 전단하여 촛불을 밝힌 김인태 작가 등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인태 작가의 작품은 우리가 나라를 잃었을 때 육체와 정신이 파괴되었지만 독립운동가들의 영혼은 아직도 촛불처럼 타오르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작품이다. 최근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민중 미술의 대부 임옥상 작가의 '대한민국 헌법 연하장'도 전시되고 있다.

강동석 작가의 '장군 안중근'
 강동석 작가의 '장군 안중근'
ⓒ 이철호

관련사진보기


권순왕 작가의 '가려진 지속 - 조선의용대'
 권순왕 작가의 '가려진 지속 - 조선의용대'
ⓒ 이철호

관련사진보기


임옥상 작가의 '대한민국 헌법 연하장'
 임옥상 작가의 '대한민국 헌법 연하장'
ⓒ 이철호

관련사진보기


김인태 작가의 '등신불'
 김인태 작가의 '등신불'
ⓒ 이철호

관련사진보기


이 전시회를 후원한 '약산 김원봉 장학회'의 김태영(약산의 조카)씨는 아래와 같이 소감을 말했다.

"박근혜와 그 협력자들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작가들을 탄압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를 파괴하고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한 반민주, 반국가적인 행위를 저질렀다. 이 난국에 2년 전부터 준비해 블랙리스트에 오를 위험을 무릅쓰고 52명의 교수들과 작가들이 이 전시회에 참여한 데 감사드린다. 또한 민주주의의 기본이며 우리 모든 시민의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실천하고, 약산과 의열단 정신을 시민들과 공유하려는 시도에 무한한 찬사를 보낸다."

한편 이 전시회는 '밀양독립운동사연구소' 주최로 밀양 아리랑 아트센터에서 오는 18일까지 열린다.


태그:#약산, #김원봉, #밀양 아트센터, #아리랑 아라리오, #권순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