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나의 '산티아고' 가는 길을 찾아서...

~~~~~~~~~~~~~~~~~~~~~~~~~♤..♤..♤~~~~~~~~~~~~~~~~~~~~~~~~~

2015년 10월 23일(금)~(9일째... Ggranon~ Villafranca Montes de Oca: 28.4km)
                            순례자숙소: Ref. Municipal  공용 알베르게, 5유로)

오래 잊혀지지 않을 추억의 순간이다.
 오래 잊혀지지 않을 추억의 순간이다.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아침 식사 역시 성당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바게트와 따끈한 우유 한잔으로 속을 채우니
든든하다.
성당을 나오기 전 털털하고 거기다 음식 솜씨까지 좋은 주방장 털보아저씨와
멕시코에서 온 모녀와 함께 아쉬운 작별사진을 찍었다.
그 모녀 역시 카미노들에게 붙임성이 좋고 항상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어제 저녁의 감동적인 장면들이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듯하다.

'산티아고' 카미노를 걷는 친구들이여...
아직 'Ggranon(그라뇬)'을 지나치지 않았다면 이곳 '산 후안 바우티스타' 성당 쉼터에
꼭 들러보시라.
감동의 작은 감흥을 느낄 수 있으리라!
행여 볼세라 살짝 기부금을 함(函)에 넣고 길을 나섰다.

동행... 새벽길을 나선다. 결코 외롭지 않은 길이다.
 동행... 새벽길을 나선다. 결코 외롭지 않은 길이다.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오늘의 여정은 'Ggranon~ Villafranca Montes Oca'까지 28.4km...
길은 멀어도 일곱 개의 마을을 지나고 여덟 번째 마을이 최종 목적지라 그리 지루하지는
않을 듯하다.

   
오늘은 어떤 설레임의 풍경으로 다가올까...
 오늘은 어떤 설레임의 풍경으로 다가올까...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빛의 향연이 아름답다.
 빛의 향연이 아름답다.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새벽 어스름도 사위여들고 이제 먼동이 밝아오는 황금빛 일출이 고요의 아침을 그려낸다.

이곳에서 제주올레길을 떠올려본다. 어머니의 포근한 품속을 닮은 그곳..!
 이곳에서 제주올레길을 떠올려본다. 어머니의 포근한 품속을 닮은 그곳..!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레데시야 델 카미노' 마을이 지척인 듯...
작고 야트막한 산이 고향 제주의 오름을 닮은 향수의 고적한 풍경으로 다가온다.
어느 날엔가는 제주올레길을 걸으며 이곳 산티아고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떠올릴 수
있을 지언데...
허나 아직은 가야할 길이 너무나 멀기에...

염원...
 염원...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비록 가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이런 상(像)을 보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나의 진솔한 바람은 무엇일까...

'스마즈'와 '엘레나'... 오누이 같은 다정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스마즈'와 '엘레나'... 오누이 같은 다정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레데시야 델 카미노' 마을을 지나다(4.5km) 세번째 만남...
이후론 오누이 같이 다정한 이들을 만난 적이 없다.
무척이나 좋은 인상으로 다가왔던 '스마즈'와 '엘레나'... 부엔 카미노!

도반... 내 그림자 동행의 벗이 되여...
 도반... 내 그림자 동행의 벗이 되여...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동화속 고운 이야기가 아름다운 날이다.
 동화속 고운 이야기가 아름다운 날이다.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카스틸델가도' 마을 입구에(2km) 아침 햇살이 가득 퍼져있다.
정겨운 풍경에 마음이 푸근하다.
기분 좋은 날이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 내 발품의 동선따라 놀멍 쉬멍 걸으멍...
 '산티아고' 가는 길에~ 내 발품의 동선따라 놀멍 쉬멍 걸으멍...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산티아고' 576km... 아직은 그곳이 요원하기만 한데...

누군가는 걸어가고 누군가는~ 허나 길을 찾아가는 의미는 같을진대...
 누군가는 걸어가고 누군가는~ 허나 길을 찾아가는 의미는 같을진대...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느긋이 얼마쯤 걸어오다 보니(2.4km) 지척에 조그만 '비로리아 데 리오하' 마을이 보인다.
날씨가 조금 따가운 듯하다.
그래도 하늘 맑고 풍광 좋은 이 길을 걸을 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가!
앞서가는 사람도 뒤따라가는 사람도...
길이 이어진다.

'비로리아 데 리오하' 마을풍경...
 '비로리아 데 리오하' 마을풍경...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비로리아 데 리오하' 마을풍경
 '비로리아 데 리오하' 마을풍경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비로리아 데 리오하' 마을풍경...
 '비로리아 데 리오하' 마을풍경...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마을안 정경이 알록달록 예쁘고 멋스럽다.
여전히 한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 궁금증이 더해진다.

'태극기'... 먼 이국에서 바라보는 눈길만으로도..!
 '태극기'... 먼 이국에서 바라보는 눈길만으로도..!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비야마요르 델 리오'를 지나고(3.4km) 다시 한시간 반여를 걸어(5.5km) '벨로라도(Belorado)' 마을 알베르게를 지난다.
만국기 나부끼는 곳에 태극기가 펄럭인다.
머나먼 타국에서 보는 그 광경에 마음이 찡하다.
이 길 걸음을 마치고 돌아갈 나의 조국 대한민국 그리고 고향 제주도...
크게 한장 더 줌인하여 태극기를 찍었으나 거센 바람에 찢겨져 있어 그리 올리지 못함이
안타까움만 더한다.

쉼터... 저들의 여유가 부럽기도 하다.
 쉼터... 저들의 여유가 부럽기도 하다.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고즈넉히 저곳에 앉아 쉬어갈 수 있으련만... 오가며 낯익은 커플이다.

길을 걷는 마음은 행복하다... 어찌 이런 길만 있을까만은...
 길을 걷는 마음은 행복하다... 어찌 이런 길만 있을까만은...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미답의 길은 늘 새롭다.
 미답의 길은 늘 새롭다.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벨로라도(Belorado)'에서 두 시간여를 걸어와(8.3km) 'Espinosa del Camino'라는
작은 마을을 지날 때 목도 출출하여 그곳 바에 들러 빵과 생맥주 한잔을 시켰는데
그 맛이 부드럽다 못해 달코롬하다. 한마디로 기가 막히다^^

예쁜 숲속길을 지나고...
 예쁜 숲속길을 지나고...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작은 다리 아래로 맑은 냇물이 솔솔솔...
 작은 다리 아래로 맑은 냇물이 솔솔솔...
ⓒ 이성관

관련사진보기


다시 한시간여를 걸어(3.5km)'Villafranca Montes Oca' 마을 개울가 작은다리 초입에서...
어제 디카의 배터리를 충분히 충전 시키지 못한 탓에 깜빡거림이 반복된다.
마을 풍경을 조금 더 담고 싶었으나 이제 그만 접어야 겠다.

여덟 시간을 걸어 도착한 'Villafranca Montes Oca' 공용 알베르게에 짐을 풀었는데
그렇게 깨끗하고 조용할 수가 없다.
가격 역시 아주 저렴한 5유로로 식당과 주방도 아주 널직하다.
더욱이 2단 침대 10개 중 사용자는 네 명(남자 둘, 여자 둘)뿐이다.

주방에서 얼큰한 해물라면을 끊여먹고 그곳 냉장고 옆에 보니 쌀봉지가 보인다.
관리인 여자분에게 이 쌀을 사용해도 좋으냐고 물으니 흔쾌히 허락한다.
내일 아침 밥을 해먹을 수 있다니 정말 신이 난다^^

3층 침대가 있는 숙소로 갔더니 방금 밖에서 들어온 아저씨가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이 길에 있는 알베르게는 어디서든 밤마다 세계 각국의 코골이 경연대회가
열리곤 하는데 오늘밤은 간만에 단잠을 잘 수 있을 테니까...

참... 와이 파이가 된다.
내일 아침 보고픈 토끼들과 아내에게 소식을 전해야겠다.
지금 한국은 밤 2시쯤...

덧붙이는 글 | 맑고 고운날... 가을햇살 가득히 그길을 걸을 수 있음이 작은 행복이다.



태그:#산티아고, #제주올레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