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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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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5시에 울산 삼산동에 방송인 김제동님이 오셔서 '만민공동회'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일 마치고 가보려 했으나 몸이 힘들어 그냥 집에 와 누웠습니다.

"변창기 동지, 김제동씨가 삼산 촛불 마치고 과학대 농성장 오신답니다. 와서 취재 좀 부탁드립니다."

궁금했습니다. 진짜 올까? 가보니 진짜 있었습니다. '어떻게 저런 유명인을 모셨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학대 농성장은 정문 바로 옆 비닐 천막입니다. 과학대 쪽에서 법원에 농성장 철거 가처분을 냈고 법원은 가처분을 받아들여 지난 2월 9일(목), 농성 970일 되는 날 법원 집행관과 인부들이 몰려와 강제 철거를 해버렸습니다.

노동자들은 "억울해서 못 간다"며 아래 큰길가에 앉아 노숙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과학대는 철거 후 그 자리에 특수 제작한 화분을 놓았으며 경비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정월대보름날, 울산 날씨는 얼음이 얼 정도로 춥고 바람도 많이 불었습니다.

"내가 만민공동회 무대 올라가서 과학대 청소노동자라고 소개하고 그동안 네 번 쫓겨났다는 소식을 알려줬어. '김제동씨가 과학대 농성장 와주시면 힘이 나겠다, 오늘 집회 후 같이 가보자'라고 그랬지."

과학대 청소노동자 오00 님이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눈에서 레이저를 쏘더라고요. 안 가면 죽겠구나 싶어 끝나고 가볼게요라고 대답했지요."

김제동님이 답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 김순자 지부장님이 목발을 짚고 절룩거리며 나타나셨습니다.

김순자 지부장님은 과학대 농성장서 일주일 전 밖에 나가다 미끄러져 넘어졌습니다. 발목뼈가 부러져 병원에 입원해 계십니다. 김제동님이 과학대 농성장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 쪽에 외출 허락을 받고 달려왔다고 했습니다.

김순자 지부장님은 김제동님 앞에서 그동안 청소노동자로 일하면서 당했던 아픈 이야기를 쏟아내셨습니다. 김제동님은 끝까지 이야기를 다 듣다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습니다.

"어머님 아버님이 지금의 대통령보다 훌륭하십니다. 지금 청소도 못 하는 사람이 대통령 한다고 앉아 있어 여러분이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 겁니다. 어머님 아버님 같은 분들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때 좋은 국가인 겁니다."

김제동님이 과학대 농성장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많은 분들이 같이 오신 거 같습니다. 김제동님의 이야기에 감동한 듯, 모두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김제동님은 떠날 시간이 되자 청소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안아주며 격려했고 과학대 청소노동자도 "와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제동님은 "바쁘지만 조만간 시간 나면 다시 한번 오겠다"며 "꼭 승리하길 바라고 옷 따뜻하게 입고 밥 잘 챙겨 드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곤 일행과 함께 다시 서울로 떠났습니다.

김제동님이 처음 올 때만 해도 경비들이 너덧 명 서 있었는데, 2시간 후 보니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과학대 청소노동자는 김제동님이 다녀간 후 큰 위안을 받은 분위기였습니다.

"와~ 정월대보름날 김제동씨가 우리 과학대 농성장 방문 했으니 일이 잘 풀릴 거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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