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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울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울산촛불집회에서 방송인 김제동이 시민들에게 말하고 있다
 11일 오후 울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울산촛불집회에서 방송인 김제동이 시민들에게 말하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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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12일 오후 6시]

11일 오후 5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정문 앞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즉각퇴진 13차 울산시민대회'는 '김제동의 만민공동회'로 진행됐다.

영하의 날씨에다 강풍까지 불어닥쳐 매서운 날씨였지만 롯데백화점 앞 광장은 촛불을 든 2000여 명의 시민과 '박근혜 퇴진과 김복만 울산교육감 대법원 조속판결' 서명을 받는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으로 입추의 여지없이 꽉 매워졌다.

방송인 김제동의 시민과 주고 받는 대화는 당초 예정된 1시간을 훌쩍 넘어 30분 가량 더 진행됐다. 시민들은 강추위에도 김제동과 함께 웃고 분노하며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농성장 와달라" 요청에 바로 달려간 김제동

이날 울산촛불집회는 김제동과 시민이 서로 고민을 터놓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제동은 특유의 입담으로 울산촛불집회 내내 시민들의 폭소와 탄성을 동시에 자아냈다. 특히 울산과학대학교 청소노동자와의 대화는 곧바로 김제동의 농성장 방문으로 이어졌다.

971일째 대학 정문 앞에서 파업농성을 벌이다 지난 9일 오전 7시 30분 울산과학대학교 측의 가처분을 받아들인 울산지법에 의해 천막농성장을 강제 철거당한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광장에서 김제동과 마이크를 잡고 마주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최저임금으로는 도저히 살 수가 없어 시급 몇 백원을 더 올려달라고 했더니 해고하고 한 사람 당 1억 원 가까이 가압류까지 했다"면서 "9일 아침에는 대학 측의 가처분을 받은 법원 용역들에 의해 천막농성장이 철거돼 지금도 찬 바다에 앉아 있다"고 호소했다. 청소노동자들은 그러면서 시민들에게 "이게 나라입니까"라고 외쳤다.

이어 청소노동자들은 "김제동씨가 꼭 찬바닥에 앉아 농성하는 청소노동자들을 방문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고, 이에 김제동은 "꼭 방문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런 분들을 보호하고자 우리나라 헌법 제 36조는 '국가는 모성의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면서 국가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그런 후 1시간쯤 후인 7시 20분쯤, 김제동은 촛불집회가 끝난 후 실제로 울산 동구 화정동 울산과학대 정문 앞 농성장으로 달려가 청소노동자들의 입장을 들었다.

11일 오후 울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울산촛불집회에서 방송인 김제동인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와 이야기 하고 있다
 11일 오후 울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울산촛불집회에서 방송인 김제동인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와 이야기 하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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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7시 20분 울산과학대 정문앞 청소노동자 노숙 농성장을 방문한 김제동이 청소노동자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
 11일 오후 7시 20분 울산과학대 정문앞 청소노동자 노숙 농성장을 방문한 김제동이 청소노동자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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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소 자아낸 김제동 "최순실이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하니 코미디"

김제동의 입담과 울산시민들의 열기가 더해져 울산촛불집회는 어느 때보다 신명나게 진행됐다. 김제동은 추운 날씨에도 맨 바닥에 앉아서 촛불을 든 울산시민의 힐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제동은 느닷없이 "대통령이 누구냐?"고 물었다. 시민들이 "김제동" "문재인" 등이라고 답하자 "큰일 날 소리한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국민이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라 여기 오신 여러분이 대통령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최순실의 특검 출석 때 일을 상기하며 "민주주의를 여러분이 외치면 맞는 말인데, 최순실이 '민주주의가 아닙니다'고 고함 지르니 코미디가 따로 없더라"면서 "최순실이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할 때 자세히 보니 표정도 바르지 않더라, 자신도 잘못 말하는 것인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에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라고 되어 있다. 민주공화국은 왕이 없는 나라다. 대신 국민 모두가 왕인 나라다"면서 "이런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배려가 없는 것 같다. 2017년을 살면서 70년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한 시민은 김제동에게 "이쯤되면 내려오는 게 맞는데 박 대통령은 혼국인 것 같다"고 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김제동은 입담을 발휘했다. 그는 "올해 노벨평화상은 여러분이 받을 확률이 높다. 노벨문학상도 받을 확률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민단체 회원 등이 들고 있는 현수막과 피켓 문구를 나열했다. 적힌 문구는 "새누리당 해체' '박근혜 즉각 퇴진' 등이었다.

김제동은 마무리 발언에서 "미국 트럼프가 우리나라에 돈을 더 달라고 하면 주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미국으로부터 무기 구입을 줄이자"면서 "꼭 필요하지도 않은 고가의 무기를 억지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남북통일을 이야기 하면서 "비록 지금 북한 지도부가 밉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남북경제협력은 반드시 이뤄어져야 한다"면서 "남북을 횡단하는 열차를 타고 유럽으로 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태그:#울산시민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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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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