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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벽 트럼프가 이야기하는 '아메리칸 드림'은 이런 것이었을까요?
▲ 트럼프 장벽 트럼프가 이야기하는 '아메리칸 드림'은 이런 것이었을까요?
ⓒ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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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이 어디든, 남북한이든 키프로스이든, 오늘날 경계가 존재하는 곳에는 억압과 불행이 만들어진다."

베를린 시장 미하엘 뮬러가 얼마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한 말이다. 이른바 '트럼프 장벽'이 가동된다는 소식에 베를린 시장이 '안 좋은 예'로서 남북한을 콕 집어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날부터 현재까지 '00님이 회원님을 <트럼프반대데모> 이벤트에 초대했습니다'라는 페이스북 알림을 받는 것은 이제 새롭지도 않다. 집회 날짜가 가까울수록 늘어나는 '참석' 응답 숫자도 유럽인들 사이의 반 트럼프 흐름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해준다.

특히 베를린에서는 지난 1월 말, 베를린 장벽 앞에서 '트럼프 장벽'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잇달아 약 2500여 명의 베를린 시민들이 '트럼프 반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어서 지난 2월 4일 토요일에는 약 1200여 명의 다국적 베를린 시민들이 '트럼프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한파가 유럽을 뒤덮었지만 베를린 특유의 축제 같은 집회 분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트럼프 때문에 매출 급상승한 털실가게들

 독일 여성들이 털실 가게에 모여 핑크색 모자를 뜨고 있는 모습
 독일 여성들이 털실 가게에 모여 핑크색 모자를 뜨고 있는 모습
ⓒ Sat1regiomal.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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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 위치한 털실가게에는 핑크색 털실 주문량을 늘리고 있다.

"보통 핑크색 털실은 잘 팔리지 않아요. 하지면 요즘에는 몇 킬로그램씩 더 주문하고 있어요."

샤르텐부르크 지역의 한 털실가게 사장님은 얼마 전부터 매장 한편에 아예 핑크색 털을 위한 특별 진열대를 만들고 초보자를 위해 뜨개질 조언을 해주느라 정신이 없다. 핑크색 털모자를 만들기 위해 가게를 찾는 손님이 늘었기 때문이다. 모두 트럼프 덕분이다.

 지난 1월 미국 워싱턴에서 벌어진 반 트럼프 시위.
 지난 1월 미국 워싱턴에서 벌어진 반 트럼프 시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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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우리는 더 볼수록, 우리의 이야기를 더 들어줄 것이다'라는 모토를 갖고 있는 미국발 반 트럼프 'Pussy hats' 핑크모자 운동이 베를린에도 상륙한 것이다. 여기서 'Pussy'는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속어로, 과거 트럼프가 '유부녀 성기를 잡으며 희롱했다'는 발언에 빗댄 것이다. 여성들은 인권을 상징하는 핑크색 모자를 쓰며 트럼프에 대항하고 있다.

여성들만 이 운동에 참여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슈테글리츠 지역에서 털실가게를 운영하는 한 남성 상인은 쇼윈도에 핑크색 모자를 진열해놓았다. 그는 미국의 '여성들의 행진(Women's March)' 운동을 지지하고 힘을 보태기 위해 핑크색 실을 사면 뜨개질 강좌도 무료로 해주고 있다. 

<슈피겔> 표지 두고 논쟁 벌어지기도

Web 화면 캡쳐 논란의 슈피겔 트럼프 표지그림
▲ Web 화면 캡쳐 논란의 슈피겔 트럼프 표지그림
ⓒ web.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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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정치인을 향해 몰려들었던 카메라가 최근 독일 대표언론인 <슈피겔> 편집장에게 향했다. 바로 <슈피겔>의 최신호 표지 때문이다. 이번 표지는 독일뿐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어 인터넷상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한 <슈피겔>은 독일 언론 탄압에 저항하며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지켜온 대표적인 언론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지만 이번 호 표지그림으로 인해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다.

논란의 그림은 트럼프가 왼손에는 피 흘리는 자유의 여신상 목을 들고 있고 오른손에는 피가 묻은 칼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 그림은 비판하는 쪽에서는 트럼프가 아무리 나쁘더라도 이제 막 취임한 대통령을 살인자로 비유하는 것은 극단적이며, 잘린 머리와 칼을 들고 있는 형상이 IS가 취해온 태도와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 한 편에서는 슈피겔의 날선 비판이 용기가 있다며 멋진 결단이다, 자유를 살해하는 트럼프의 반 이민 정책을 잘 표현한 그림이라는 주장이 분분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논란으로 당황한 기색을 보이고 있는 <슈피겔> 편집장 클라우스 보링크보이머 편집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세계 민주주의와 자유를 훼손시키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날을 세웠다.

트럼프가 취임한 지 채 2개월도 안 된 시점, 유럽 각국에서 난민 문제로 보수화의 물결이 거세게 출렁이는 가운데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다가오는 9월 국민총선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독일 역시 '세계 시민'을 향해 장벽을 쌓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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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독일해외통신원. 한국에서 공공미술가로 활동하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대안적이고 확장된 공공미술의 모습을 모색하며 공부하고 있다. 주요관심분야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사회 공동체안에서의 커뮤니티적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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