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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의당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르고 있다. 정의당의 간판인 심상정 대표와 40대 기수론을 내걸고 있는 강상구 교육연수원 부원장이 후보등록을 하였다.

경선 과정에서 양 후보자들은 연설회와 대담회를 통하여 당원들과 만남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그 과정에서 두 후보는 지난해 여름, 당내 큰 논란이 됐던 이른바 '메갈리아 사태'에 대한 소회와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일 당원모임인 '진보너머'와 '진보의미래'와의 인터뷰에서 였다.

심상정 "혐오의 근원과 싸워야" vs. 강상구 "얼굴 마주하고 이야기 해야"

정의당 대선 후보 경선을 치루고 있는 두사람. 왼쪽은 심상정 후보, 오른쪽은 강상구 후보.
 정의당 대선 후보 경선을 치루고 있는 두사람. 왼쪽은 심상정 후보, 오른쪽은 강상구 후보.
ⓒ 정의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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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여름, 정의당은 이른바 '메갈리아 사태'로 큰 상처를 받았다. '메갈리아 사태'란  메갈리아4에서 판매한 티셔츠를 입었다고 인증샷을 올린 성우에 대한 넥슨의 계약해지를 비판하는 논평을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에서 대변인실 명의로 발표한 이후 발생한 일이다.

이 논평이 발표된 이후 당원 천여 명이 정의당이 '혐오주의 문화를 갖고 있는 메갈리아를 옹호한다'며 탈당했다. 이 일은 당 밖으로도 퍼져 정의당에 우호적이었던 대규모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들이 정의당에 냉소를 보내고 정의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금도 당원들은 물론 정의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민감한 사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대해 양 후보는 모두 당 차원의 대응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해결책을 제시했다. 심상정 후보의 경우 "당시 사태 초기에 혐오의 문화가 무엇인지 제대로 인지 못했다. 그 속에서 청년 세대들이 갈등하고 번민하고 있는 줄 사실 잘 몰랐다"라고 밝히며, "남녀가 서로 혐오하고 대결하는 식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심상정 후보는 지금 만연하는 혐오 문화의 배경과 원인에는 "극심한 불평등으로 인한 불안"이 있다며 "사회적 약자들의 연대를 통해 혐오의 근원인 불평등과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 사태가 커진 것에 대해 당대표인 본인이 빠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반면 강상구 후보는 당시의 문제를 정의당 안의 토론 문화, 당원들과 활동가 사이의 인식차이로 보았다. 강상구 후보는 당원들이 "탈당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질 때, 그것을 냉소하고 그것을 방관하는 태도는 굉장히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탈당한 모든 분들의 의견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온라인 토론은 오프라인보다 논쟁이 격하고 파급력이 빠른데, 이로 인해 과도한 대립이 생기고 대규모 탈당사태가 생겼다고 보았다. 때문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당원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토론할 수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같은 사안을 두고 심상정 후보의 경우 이 문제를 젊은 세대들의 불평등으로 인한 불안 문제로 보고 있는 반면 강상구 후보는 당내 활동가들과 일반 대중들의 인식 차이의 문제로 보았다.

심상정 "야권단일화와 완주 모두 가능" vs. 강상구 "독자 후보로 완주해야"

또 하나의 쟁점은 정의당 대선 후보의 완주 여부이다. 정의당의 대선 후보가 단일화 없이 완주를 해야 하느냐, 연립정부 구성과 함께 단일화할 수 있느냐를 놓고서 견해가 갈렸다.

심상정 후보는 "이번 선거는 유력한 보수정당 후보가 없는 최초의 선거다. 때문에 어떤 정권 교체냐를 놓고 야당 간의 진검 승부를 하는 그런 싸움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도 절대적 다수 세력을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의당 안에 야권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과 단독으로 완주해야 한다는 입장이 나뉘지만 "중요한 건 정의당의 대선 후보가 당지지율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느냐이다. 그것이 최대의 목표이다"라며, 단일화냐 완주론이냐라는 논쟁에 지금 정의당이 휩쓸릴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강상구 후보는 "자신이 후보가 된다면 완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권교체가 되면 새누리당이 야당이 될 것인데, 새누리당이 아닌 정의당이 강한 야당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 국면에서 완주를 통해 정의당의 독자적 존재감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두 후보가 현재 처해있는 정치적 위치와 관련한 문제로 보인다. 심상정 후보는 올해로 3번째 대선 후보 도전에 나선 정치인이며, 현재 박근혜 탄핵과 야권연합 구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정치인이다. 때문에 심상정 후보의 발언은 야권으로의 정권교체를 실현시키는 데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강상구 후보는 노동당 출신으로 2015년 정의당의 통합 과정에서 정의당과 함께 하게 된 인물이다. 때문에 선명한 진보정치를 내세움으로써 본인의 독자적인 노선을 강조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숙제는 지지율 회복

2012년 창당 이후 정의당은 그 사이 여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체로 꾸준하게 성장하고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1%에서 시작했던 지지율은 2016년 총선에서 7%로 상승하였고, 수천 명에 불과하던 당원은 2016년 4월 직전에는 3만 명 수준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메갈리아 사태를 겪은 이후 지지율은 하락 내지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당원 숫자도 메갈리아 사태로 처음으로 하락하였다.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으나, 양 후보 모두 현재 정의당의 부족함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 무엇보다 떠나간 지지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발언들이 이미 때가 늦었다는 반응도 보인다.

두 후보가 제기한 여러 과제들을 정의당이 해결하고,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까.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향하기 전에 정의당이 해결해야 할 숙제가 크다.

덧붙이는 글 | - 심상정 후보 인터뷰 전문
http://www.justice21.org/newhome/board/board_view.html?num=86508&page=1

- 강상구 후보 인터뷰 전문
http://www.justice21.org/newhome/board/board_view.html?num=86507&page=1



태그:#정의당, #심상정, #강상구, #대선, #메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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