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안양 KGC의 경기에서 임동섭(왼쪽)이 이정현(오른쪽)을 수비하고 있다.

8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안양 KGC의 경기에서 임동섭(왼쪽)이 이정현(오른쪽)을 수비하고 있다. ⓒ 서울 삼성


공동 선두의 맞대결답게 치열했던 경기의 승자는 서울 삼성이었다.

삼성이 8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안양 KGC와 5라운드 맞대결에서 80-74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3연승과 함께 KGC를 밀어내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반면 KGC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문제를 이겨내지 못하며, 3연패와 함께 2위로 내려앉았다.

삼성이 미리 보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수비'였다. 삼성은 KGC '에이스' 이정현과 키퍼 사익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상대의 빠른 농구를 철저한 수비로 틀어막으며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그 중심에는 임동섭(12득점·7리바운드)이 있었다. 임동섭은 KGC '에이스' 이정현을 철저히 봉쇄하는 데 앞장섰다. 임동섭은 경기 초반부터 이정현을 강하게 압박하며 슛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이정현이 1쿼터 중반 3점슛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불안한 자세와 행운이 따른 득점이었다. 이정현은 이날 경기 내내 임동섭의 강한 수비 때문에 좀처럼 슛 기회를 잡아내지 못했고, 슛 성공률 역시 떨어졌다. 

임동섭은 리바운드에도 힘을 보탰다. 임동섭은 철저한 박스 아웃을 통해 삼성이 압도적인 리바운드 우위(45-24)를 점하는 데 힘을 더했고, 3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는 '적극성'도 보여줬다. 장기인 3점슛도 4개나 터뜨렸다. 비록 3, 4쿼터에는 무득점으로 침묵했지만, 전반전 중요한 순간마다 귀중한 3점슛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천기범의 수비도 돋보였다. 이날 천기범은 7분 51초를 뛰며 오랜 시간 코트에 머물지는 않았지만, 2쿼터와 3쿼터 사익스를 전담 마크하며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천기범은 신장의 우위를 앞세워 사익스에 손쉬운 슛 기회를 내주지 않았고, 스피드 싸움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으며 상대의 빠른 속공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공격에서는 문태영이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했다. 문태영은 아직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후반에만 무려 18점을 몰아넣었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 막판 과감한 드라이브인과 득점 인정 반칙을 얻어내는 노련함을 선보였다. 문태영은 자유투도 6개를 시도해 모두 성공하는 집중력을 선보이며, 승리에 앞장섰다.

    8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안양 KGC의 경기에서 마이클 크레익이 슛하는 척하며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8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안양 KGC의 경기에서 마이클 크레익이 슛하는 척하며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 서울 삼성


그러나 삼성이 상대보다 무려 13개나 많은 턴오버(18-5)를 기록한 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특히 득점보다 패스에 집중하고 있는 마이클 크레익은 이날도 6개의 턴오버를 기록했다. 골밑의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외곽의 임동섭을 살려주는 과감한 패스를 통해 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무리하다 싶은 패스로 공격권을 넘겨주는 모습이 잦았다.

김준일도 승부처였던 4쿼터 초반 어처구니없는 골밑 패스와 허무한 트래블링을 연속으로 범하며, 상대에 주도권을 내줬다. 삼성이 리바운드의 압도적인 우위와 내외곽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며 좀 더 편한 승리를 챙길 수도 있었기 때문에 크레익과 김준일의 턴오버는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올 시즌 KGC전 상대 전적에서 4승 1패로 큰 우위를 점하게 됐다. 삼성은 KGC와 올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큰 만큼 상대 전적에서의 압도적인 우위는 강한 자신감을 심어준다. 그러나 삼성은 3위 고양 오리온과 승차가 3경기밖에 나지 않고, '천적' 원주 동부 역시 언제든지 상위권으로 올라올 준비를 하고 있으므로 '자만'은 절대 금물이다.

삼성이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인 것은 맞지만, 아직은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여기에 삼성은 KGC전을 제외하면 다른 상위권 팀들과 맞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도 않다. 단독 선두 질주와 강력한 우승 후보 간의 맞대결 승리는 기쁜 일이지만, 더 큰 기쁨을 맛보기 위해 더욱 철저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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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 VS 안양 KGC 공동선두 임동섭 천기범 문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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