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리그는 승부 조작, 선수 혹사, 선수들의 일탈 행위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수많은 논란 속에서 2016시즌 프로야구는 두산 베어스의 2년 연속 우승으로 마무리되었고 이제 새로운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정규시즌 개막(3월 31일)까지는 이제 5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2017시즌을 위한 각 구단의 담금질은 시작된 지 오래다. 시즌 개막에 앞서, 지난 스토브리그 결산과 시즌 전망에 대해 구단별로 점검해 보도록 하자. [편집자말]

[한화 이글스] 변화 선택한 독수리, 10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이룰까?

1년 전, 많은 전문가들에게 상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으며 주목을 받았던 한화는 선발 마운드의 붕괴와 주축 선수들의 부진으로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로 추락했고 결국 7위로 정규 시즌을 마쳤다.

여러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김성근 감독은 시즌 후 경질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구단은 감독의 권한을 축소하는 선에서 유임을 결정했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선수들이 속속 복귀할 예정이기에 올시즌 가용 전력의 폭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5시즌 이후 지적되어온 여러 문제들이나 최근 수면 위로 드러난 내부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서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임기 마지막해인 한화 김성근 감독

임기 마지막해인 한화 김성근 감독 ⓒ 한화 이글스


[하나] 고대하던 외국인 에이스 영입

지난해 변변한 활약을 보이지 못한 외국인 투수들은 한화가 추락한 주 원인 중 하나였다. 로저스와 마에스트리는 각각 부상과 부진으로 합작 15경기 등판 후 팀을 떠났고, 대체 선수로 영입된 카스티요와 서캠프 역시 나란히 6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정도로 팀 승리에 거의 기여하지 못했다.

 총액 180만불에 영입된 한화 외국인 투수 오간도

총액 180만불에 영입된 한화 외국인 투수 오간도 ⓒ 한화 이글스


그간 외국인 투수 영입에서 고전해 온 한화는 2017시즌엔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타 구단에 비해 영입이 늦어지며 걱정을 사기도 했지만 첫 번째 외국인 투수로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한 알렉시 오간도를 총액 180만 달러에 영입했다. 정통파 우완투수인 오간도는 그간 KBO리그에 영입된 외국인 투수 중 최상급 커리어를 보유한 투수다.

하지만 그의 뒤를 이을 외국인 투수 한자리는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현재까지도 공백이다. 최근 계약에 근접했던 투수는 최종 단계에서 협상이 결렬되고 말았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로저스를 다시 영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시즌 초반 합류할 수 없는 로저스는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것이 구단의 공식 입장이다.

지난해 준수한 활약을 보인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와는 재계약(총액 150만 달러)에 성공했다.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복귀 의사를 밝혀 한화를 떠날 가능성이 커보였지만 결국 잔류시키며 중심 타선의 위력을 유지했다.

[둘] FA 영입은 과거지사

직전 3년 간 FA 시장에 465억원을 쏟아 부은 한화는 지난 FA 시장에서 일찌감치 발을 뺐다. 타 구단에 비해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지만 결과가 미흡했고 올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 영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내부 FA가 있던 것도 아니라 선수 이동은 거의 없었다.

[셋] 김성근-박종훈, 불편한 동거

 한화 박종훈 단장

한화 박종훈 단장 ⓒ 한화 이글스


2016시즌 종료 후 한화는 김성근 감독 유임 발표와 함께 과거 LG 감독이었던 박종훈 신임단장을 선임했다. 1군 감독 출신으로는 최초의 단장이다.

부임 후 선수단 전체를 지휘해 온 김성근 감독의 권한을 1군 감독 본연의 임무로 축소했고 박종훈 단장이 선수단의 전반적인 관리를 맡게 된 것이다. 발표 당시부터 불편한 동거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던 이 두 사람의 갈등은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수면 위로 드러났다.

[넷] 부상 관리에 집중

 2016시즌 종료 후 나란히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송창식과 권혁 (출처: 프로야구 야매카툰 )

2016시즌 종료 후 나란히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송창식과 권혁 (출처: 프로야구 야매카툰 )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웹툰)


지난 시즌 한화는 투수 혹사 및 부상 관리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으로 골치를 썩혀야 했다. 2015~16시즌 불펜의 주축이던 권혁과 송창식은 2년 간 200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결국 지난 10월 나란히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이들을 제외하고도 부상자가 속출하며 구단 역시 부상 방지 및 체계적인 관리의 중요성을 뒤늦게나마 절감한 눈치다. '지옥 훈련'의 대명사였던 김성근 감독 역시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부상방지'를 언급하며 달라질 것을 예고했다.

[다섯] 부상병들의 귀환

2016시즌 한화 마운드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선발진을 이끌어야 했던 외국인 투수들을 포함 국내 선발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쳤고, 선발 투수를 신뢰하지 못한 벤치의 퀵후크는 잦았다. 한화의 선발은 첫번째 등판하는 투수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2015시즌 종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배영수. 2017시즌 1군 복귀를 준비 중이다.

2015시즌 종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배영수. 2017시즌 1군 복귀를 준비 중이다. ⓒ 한화 이글스


하지만 올시즌 한화는 부상선수들의 복귀와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에 희망을 걸고 있다. 선발 자원인 배영수와 안영명의 부상 복귀, 작년 한화 선발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송은범, 가능성을 보인 장민재 등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마운드의 약점을 개선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던 성적과 논란으로 점철된 지난 2년을 뒤로 하고 한화의 새로운 시즌이 시작된다. 2번째 FA 자격을 얻는 정근우, 이용규의 'FA로이드' 효과,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부상 복귀 선수들의 부활이 어울어진다면 2007시즌 이후 10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도 노려볼만한 한화다.

하지만 공공연하게 불거진 감독과 단장의 갈등부터 앙금없이 봉합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프런트와 현장의 불협화음이 시즌 중까지 이어진다면 타 팀들과 변변한 경쟁도 해보지 못하고 제풀에 넘어지게 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원문: 이창현 객원필진/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 kbr@kbreport.com ]
한화 롯데 KBO리그 프로야구 KBREPORT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