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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승용 경차를 대표하는 모닝과 스파크의 앞모습
▲ 기아차 모닝(좌)과 쉐보레 스파크(우) 우리나라 승용 경차를 대표하는 모닝과 스파크의 앞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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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뼈대부터 완전히 새롭게 만든 경차 '올 뉴 모닝'과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전통의 강자 쉐보레 '스파크'를 함께 시승했다. 지난해 9년 만에 쉐보레 스파크가 경차 시장을 탈환하면서 시작된 무한 경쟁 구도가 기아차의 새로운 모닝 출시와 함께 변화를 맞을 것인지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디자인과 동력성능은 쉐보레 스파크의 승리, 차체 안정성은 스파크와 모닝이 비슷했으며 주행의 질감과 실내 공간은 모닝이 앞섰다. 얼핏 보기엔 둘 다 비슷한 경차로 보일 수 있겠지만 옆에 두고 자세히 두 차를 살펴보니 다른 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두 차를 하늘에서 찍은 모습, 사이드미러의 위치가 완전히 다른 모습 등에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 모닝과 스파크 두 차를 하늘에서 찍은 모습, 사이드미러의 위치가 완전히 다른 모습 등에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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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디자인은 쉐보레 스파크의 승리다. 앞 범퍼에서 사이드미러까지 이어지는 보닛 공간을 승용차와 비슷한 비율로 남겨두었다. 덕분에 운전석에서 안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반대로 모닝은 사이드미러를 극단적으로 앞으로 밀었다. 위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쉽게 구분이 된다. 모닝의 사이드미러가 많이 앞으로 나가있다.

옆 라인 역시 스파크의 승리다. 앞에서 뻗은 캐릭터라인과 뒤에서 따라오는 캐릭터 라인이 엇갈리면서 C필러 부근에서 만난다. 앞에서 뒤로 올라가는 창문의 디자인은 뒷도어 손잡이 부분에서 마무리된다. 스파크의 디자인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모닝의 디자인은 다소 덧붙인 형태다. 울퉁불퉁한 근육질 몸매에 장신구를 더했다. 하지만 어디서 봐도 모닝이란 것을 느낄 수 있는 강한 캐릭터 라인이 부족하다. 큰 차에 들어가는 모든 요소를 작은 차에 넣으면서 오히려 차가 작아 보이는 느낌도 든다. 디자인은 주관적인데다 모닝도 옵션에 따라 캐릭터 색상을 더한 것이 있으므로 실제 평가는 각자의 몫이다.

디듣자로 디자인된 모닝의 후미등
▲ 모닝의 후미등 디듣자로 디자인된 모닝의 후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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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으로 분리된 스파크의 후미등
▲ 스파크의 후미등 이단으로 분리된 스파크의 후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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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로 들어서면 실용성은 모닝이 앞서고, 디자인은 스파크가 앞선다. 모닝은 대시보드를 앞으로 당겼다. 뒷좌석은 스파크에 비해 좀 더 누웠다. 두 가지 요소가 상대적으로 실내 공간이 넓다고 느끼도록 만든다. 실제로도 모닝의 실내 공간이 조금 더 넓다. 차이는 앞좌석 보다 뒷좌석에서 벌어진다. 그러나 경차의 뒷좌석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탈 것인가는 각자가 알아서 생각할 일이다. 운전석 공간과 앞범퍼가 가까워졌다는 것은 충돌 안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한다. 기아차는 차체를 강화했다고 설명하지만 그래도 충돌 지점에서 멀리 떨어지는 편이 좋다.

실내 디자인은 스파크가 좀 더 세련됐다. 차이는 특히 저녁에 조명을 켰을 경우 두드러진다. 스파크의 은은한 실내조명은 수납공간의 물건을 꺼낼 때에도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버튼의 질감이나 조작의 느낌도 스파크가 더 좋다. 모닝은 기아자동차의 패밀리룩을 따라갔다. 특유의 통일성은 높이 산다. 하지만 대시보드와 버튼의 재질, 작동 느낌은 한 수 아래다.

스파크의 실내
▲ 스파크의 실내 스파크의 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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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을 포함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모닝의 승리다. 현대기아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은 국내에서 최강이다. 지도의 정확성, 안내의 편의성과 신뢰도는 국내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브랜드답게 경쟁자가 없을 정도다. 반면, 쉐보레 스파크는 애플의 카플레이를 탑재했다. 아이폰을 연결하면 카플레이 화면이 뜨고 지도, 음악, 전화, 메시지 등의 메뉴를 사용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 지도 서비스를 정식으로 지원하지 않아 다소 어색한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게 된다. 오히려 스마트폰의 '네이버 지도', '카카오내비'가 효율적이다.

시동을 걸면 두 차의 특징이 바로 나뉜다. 같은 3기통 1.0리터 가솔린 엔진이지만 쉐보레 스파크는 무단자동변속기, 기아 모닝은 4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쉐보레는 자체 생산이 아닌 일본 자트코의 무단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끊김없이 변속을 이어가는 느낌이 안정적이다. 과거에는 무단자동변속기가 답답한 것으로 여겨졌던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변속 충격이 없어 부드럽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단점으로 지적되던 저속 출발시 응답성을 개선해 엔진 회전수 3000rpm 정도만 유지하면 차의 최고 성능으로 달릴 수 있다. 시속 100km 언저리에서 엔진은 2100rpm 정도를 기록했다.

모닝의 엔진룸
▲ 모닝의 엔진룸 모닝의 엔진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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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의 엔진룸
▲ 스파크의 엔진룸 스파크의 엔진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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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은 4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엔진이 돌며 가속을 시작하면 회전수에 따라 굉음이 시작된다. 하지만 소리만 시끄러울 뿐 속도는 그리 극적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자체 테스트 결과로는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18초 가까이 걸렸다. 상대적으로 답답한 가속의 느낌인데 만약 가솔린 터보 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었으면 완전히 새로운 차가 됐을 것으로 예상한다. 파워트레인은 스파크의 승리로 끝났지만 모닝에겐 아직 '터보' 모델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 기다려볼 만하다.

고속 주행 구간에서 시승을 시작했다. 역시나 두 차의 장단점이 두드러진다. 스파크는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세팅이다. 60km/h 이하에서는 스티어링휠의 조작이 편리하도록 가볍게 조절하는 '시티' 기능도 활성화했다. 쉽게 핸들을 돌릴 수 있고 노면의 작은 충격을 상쇄해주니 도심 도로에서 적합하다. 반대로 고속도로나 간선도로에 올라가니 100~110km/h까지는 큰 불안함이 없지만 좀 더 속도를 올리고 연속으로 출렁이면 불안해진다. 서스펜션과 휠, 타이어를 좀 더 스포티하게 설정하면 해결되겠지만 경차에겐 걸맞지 않다.

두 차가 나란히 달리고 있다. 앞은 모닝 뒤는 스파크
▲ 모닝과 스파크 두 차가 나란히 달리고 있다. 앞은 모닝 뒤는 스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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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은 주행감이 좋다. 차체가 단단해진 것이 직접 느껴진다. 기아차가 2세대 쏘울, 신형 쏘렌토, 신형 카니발 등에서 보여줬던 차체 강성 보완을 통한 주행 성능 개선이 모닝에서도 느껴진다. 스파크가 젊은 여성의 승차감을 고려했다면 모닝은 젊은 남성의 취향에 맞췄다는 느낌이다. 120km/h를 넘나들어도 그리 불안하지 않다. 다만 하체가 통통 튀는 느낌을 싫어하는 운전자라면 모닝을 싫어할 수도 있겠다.

나란히 서 있는 두 차의 전면 디자인
▲ 모닝(좌)과 스파크 나란히 서 있는 두 차의 전면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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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느낌으로는 스파크가 여성적이라면 모닝은 남성적이다. 앞다퉈 올리기 시작한 경차의 가격은 불만이지만 라디오, 발판매트까지 옵션으로 처리한 기아차의 가격 정책에는 동의한다. 라디오도 발판도 없는 모닝은 95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는데, 이 가격이면 스파크는 블루투스 오디오에 무선리모컨키까지 붙여서 살 수 있다.

한동안 위를 향해 치솟던 가격이 경쟁의 한 해를 보내고 나더니 아래를 향하기도 한다. 지난해 냉장고와 에어컨을 끼워주며 경쟁을 벌이던 대결에서 스파크가 승리했다. 7만 8000대와 7만 5000대로 박빙의 승부였다.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 올해는 어떤 경쟁을 펼칠까 궁금해진다. 바라건대 좋은 옵션을 추가하는 경쟁보다 가격은 바닥까지 낮추고 기본기에 충실한 차가 인기를 끌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더드라이브(www.thedrive.co.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모닝, #스파크, #경차, #기아차, #쉐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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