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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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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12월 9일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는 중앙정보국(CIA)에서 자행한 고문 수사에 관한 방대한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9.11 테러 이후 2009년까지 CIA는 폴란드, 리투아니아, 태국 등 자국의 영향력이 미치는 아시아, 유럽 여러 나라에 비밀 감옥을 설치하고 테러용의자들에게 이른바 "선진 심문기법(enhanced interrogation)"으로 덧칠한 잔혹한 고문을 자행했다는 것이었다.

이들이 사용한 '선진 심문기법'은 잠 안 재우기, 항문으로 음식물 집어넣기, 작은 상자에 가두고 곤충을 집어넣기, 텅 빈 흰 방에 가두기, 러시안룰렛으로 위협, 물고문, 성고문 위협 등이었다. CIA는 상원 정보위원회가 이 보고서를 발표하기 전에 미 상원 정보위원회 컴퓨터를 해킹하려다 들통이 나 사과하는 해프닝까지 벌이기도 했다.

보고서를 발표한 미 상원 정보위원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알카에다 대원 등을 상대로 한 고문은 법적 테두리를 넘어선 것일 뿐 아니라 별로 효과적이지도 못했다"고 비난했다. 당시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고문 금지 원칙을 다시 확인하고 고문 방지를 위해 대통령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언명했다.

고문 범죄 부활시킨 트럼프

이번에 미국 대통령에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는 이 모든 것을 되돌렸다. 그는 '물고문은 고문이 아니며, 미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그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다', '불에는 불로 대응해야 한다(We have to fight fire with fire)'는 입장을 대통령 선거 전부터 꾸준히 주장해왔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물고문(water boarding)을 비롯한 일체의 잔혹하고, 비인도적이며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은 국제법적으로 불법임에 명백하다. 미국이 자국 영토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고 발뺌하는 것은 이미 여러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항의 사태를 불어온 바 있다. UN과 국제 고문피해자협회(IRCT), 미국 고문피해자센터(CVT) 역시 "물고문은 명백히 고문이다. 이것은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이며, 아무런 효과도 없고 오히려 우리를 더 위험에 빠트리게 된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고문이 개인과 가족, 공동체와 사회를 파괴한다는 것이야말로 진리"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탄핵제도는 우리와 다르다. 미국의 경우, 하원의 과반수 탄핵 발의 후 상원 의원 2/3의 동의로 가결된다. 탄핵 사유로도 우리처럼 헌법과 법률 위반이 아니라 미국 의회가 판단한 '상당한 이유'(반역죄, 뇌물수수, 기타 중대한 범죄나 비행 등)가 있으면 충분하다.

트럼프가 국제법적으로 금지된 고문 범죄를 정당화하고 공공연히 고문 시행을 공무원들에게 교사, 지시한다면 신체적 자유를 침해한 것이며 이는 명백히 미국의 수정헌법을 위반한 범죄적 행위이다. 또한, 고문 행위를 옹호함으로써 미국에 대한 테러 위협을 증대시켜 미국민들을 위험에 빠트린 대통령 직무위반 행위라 할 수 있다.

미국 의회는 트럼프를 탄핵하라

나아가 이미 비인도적 국가범죄로 낙인된 고문을 해외의 비밀감옥에서 재개한다면 국제 인권의 법정에서 규탄받고 처벌받아 마땅하다. 미국이 비록 국제형사재판소(ICC) 규약 비준을 거부하고 있지만, 트럼프가 비인도적 범죄(crimes against humanity)의 가해자, 교사범이라는 점이 흔들릴 수는 없다.

미국 의회가 즉각 트럼프 대통령 탄핵 발의에 임하지 않으면 미국은 더 이상 다른 나라 인권문제에 대해 감히 뭐라 말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트럼프의 탄핵 사유는 고문을 옹호할 뿐 아니라 여성과 이민자, 난민, 무슬림에 대한 각종 차별 행위로 이미 차고도 넘친다.

민주주의와 인권은 우리가 잠시도 방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최근 국정농단 사태에서 블랙리스트를 옹호하는 국회의원까지 등장했다. 블랙리스트라는 차별행위가 고문에 버금가는 사회적 고통을 주는 것이라는 사실, 아니 그 자체 사회적 고문이라는 것을 과연 모르고 한 말일까? 그들은 블랙리스트만 옹호할 뿐 고문에 대해서는 반대할까?

공공연하게 비인도적 범죄를 옹호하거나 소수자 혐오를 부추기는 반사회적 인권침해 행위는 표현의 자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히려 이러한 공공연한 인권침해 발언이나 행위들이 종국에는 고문이나 블랙리스트가 정당하다는 파시스트의 논리로 귀결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트럼프 사태를 통해 우리 사회는 과연 고문으로부터 안전한가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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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