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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중 문재인에 이어 지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안희정. 그의 대연정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안희정은 이밖에도 여러 논란의 발언들을 하였다.
 대선후보중 문재인에 이어 지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안희정. 그의 대연정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안희정은 이밖에도 여러 논란의 발언들을 하였다.
ⓒ 최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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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를 내해로 하는 거대제국 로마의 전성기 '팍스 로마나'의 청사진을 만든 율리우스 카이사르. 그는 원로원 최종권고에 맞서 루비콘강을 건너 원로원의 폼페이우스파와 대결하게 된다. 당시 로마의 내전은 로마 원로원과 카이사르파로 비견되는 구시대 보수세력과 새로운 시대의 대결이었다. 이러한 분열양상은 세대간에도 나타났다. 특히 젊은층들은 카이사르를 열렬히 지지하면서 아버지 세대와 맞섰다. 결국 카이사르가 승리하며, 로마 최고권력자가 된다.    민중파로 분류되는 카이사르는 최고 집권자가 되자 여러 개혁정책들을 입안 시행한다. 달력개정(율리우스력-1년 365일,4년마다 윤년), 복지정책(곡물일정량 국가의무 매입,수만 전역병들에 토지분배 계획), 수도재개발, 금융개혁(이자율 연리 12% 고정), 사법개혁, 교통규제, 치안대책, 교사 의사에 시민권 제공 등의 개혁을 한 것이다.

19세기 독일의 역사학자 몸젠이 "로마 유일의 창조적 천재"라 칭송했던 카이사르. 그러나 그는 '어설픈 관용'으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된다. 바로 적이었던 폼페이우스파 일원들에 대해 용서하고 사면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사면 대상자들 중에는 자신을 암살한 카시우스와 브루투스도 있었다. 특히 부루투스는 카이사르가 암살당하며 "부루투스 너마저..."라는 말을 했다는 셰익스피어의 희곡대사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이러한 카이사르의 어설픈 관용은 로마를 또다시 내전에 빠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다행히 후계자로 유언을 한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가 안토니우스와의 내전에서 최종 승리하며, 카이사르의 유업을 이어받아 '팍스 로마나'의 반석을 다졌다.

카이사르의 예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적폐의 청산에 있어 사정을 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어설픈 관용을 베풀게 되면 반드시 부메랑처럼 돌아와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잘못하면 자신도 해를 입을 수 있는 것이다. 종양의 뿌리까지 뽑지 않으면 다시 번지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암살 당하는 카이사르. 카이사르의 어설픈 관용은 그의 목숨을 뺏는다.
 암살 당하는 카이사르. 카이사르의 어설픈 관용은 그의 목숨을 뺏는다.
ⓒ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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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대연정 발언... 관용을 말할때가 아니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1일 갑자기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대선주자는 안희정 충남지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3일 한국갤럽 문재인 32%,안희정 10% / SBS 문재인 29.8%,안희정 13.0%)

하지만, 안 지사가 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한 대연정 발언이 구설수에 올랐다. 같은당 문재인 전 대표,이재명 성남시장은 이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했다.

1월 2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남긴 안희정. 박정희와 전두환을 용서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통합정신을 잇겠다고 했다. 대연정 발언과 괘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1월 2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남긴 안희정. 박정희와 전두환을 용서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통합정신을 잇겠다고 했다. 대연정 발언과 괘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 안희정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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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일 안 지사는 자신의 SNS에 박정희와 전두환을 용서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본받겠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글에 통합정신이라는 의미심장한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볼 때, 대연정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안희정 자신이 집권을 할 경우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부역자들을 용서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민은 박근혜 게이트 부역자들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 적폐청산을 원하고 있다. 그런데 안희정은 국민의 뜻과는 반대되게 용서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앞서 살펴봤던 것처럼 어설픈 관용은 재앙을 부를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전두환 사면을 두고도 문제가 많다는 말이 있었다. 즉, 김대중 전 대통령 자신의 노벨 평화상 수상을 위해 자신을 핍박했던 전두환을 사면했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는 어떤가? 김대중의 어설픈 통합 행보는 노무현 정부의 큰 짐이 되었다. 노무현은 사사건건 수구보수세력의 엄청난 견제에 시달려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집권 후반기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바른정당 등 범여)에 대연정 제안을 했지만, 한나라당 측에서는 실소를 보내며 거부했다.

안희정 논란의 말들...안희정 인식, 수구보수 측과 뭐가 다른가?

안희정은 대연정 이외에도 논란이 되는 말들을 했다. "국민은 공짜밥을 원치 않는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기초 서민 무상복지에 대한 부정적인 그의 인식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러나 서민복지는 국가에서 보장해야 하는 것으로, 오히려 이러한 복지정책은 서민경제를 통한 경제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재원 마련은 이명박 정부부터 법인세 감세혜택을 받아 수백조의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에 법인세 인상을 하면 될 것이다 (2015년 30대 기업집단 사내유보금 478조 원, 국회 예산정책처).

낙수효과를 기대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시행된 법인세 감세혜택은 대기업만이 수혜를 누리고, 서민경제에는 거의 영향이 없었다. 대기업은 오히려 골목상권마저 빼앗아가며 서민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안희정은 대기업의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또한 안희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희정이 친 대기업 성향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또한 안희정은 이전 6명의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이어 가겠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도 계승할 뜻을 밝혔다. 한반도 대운하의 다른 포장지인, 수십조가 투자된, 자연재앙이 되어가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박근혜 정부조차 정확히 규정하지 못하는 (뜻을 모르는) 최순실의 돈지갑이 된 문화융성사업 등의 창조경제가 이어갈 필요와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 이러한 안희정의 인식과 발언들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수구보수 측과 다른 것이 무언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직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결말이 나지도 않았다. 박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심판도 진행중이다. 벌써부터 관용을 말할 때가 아니다. 다음 정권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엄청나게 불어나 1300조 원에 달하게 된 국가부채로 인해 재정절벽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동안 수구보수 정권에 의해 저질러진 여러 폐단들의 적폐청산은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불가피하게 법에 의한 공정한 수사와 처벌이 따라야 한다. 이는 이번 2017년 19대 대선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을 받은 자가 따라야 하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인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최주호 시민기자의 오마이뉴스 블로그(http://blog.ohmynews.com/rkeldjs)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안희정 대연정 발언 ,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 #카이사르 어설픈 관용 , #적폐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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