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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가 3일 오후 경북 안동시 성곡동 세계물포럼기념센터에서 열린 경북 청년과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2.3
 안희정 충남지사가 3일 오후 경북 안동시 성곡동 세계물포럼기념센터에서 열린 경북 청년과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2.3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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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4일 낮 12시 13분]

대선 후보 지지율 2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연정'을 놓고 공방 중인 가운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아래 민주당) 대표도 "연정은 어렵다고 본다.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반대 뜻을 드러냈다.

안 지사는 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과반에 턱없이 부족한 집권당이 된다"며 "국가 운영에 있어 노무현 정부 때 못다 이룬 대연정이라는 헌법 가치를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같은 당 주자인 이재명 시장은 "적폐 세력은 청산의 대상이지 연대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안 지사는 이날 오후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출연해 '새누리당도 연정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지'란 앵커 질문에 "의회 지도부는 누구든, 우리가 공통의 국가·개혁 과제에 합의한다면 구성할 수 있다"라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안 지사는 "새누리당 출신(의원)들도 국민 명령에 따라 탄핵에 가담했지 않느냐. 국민들의 요구와 시대에 합의할 수 있다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라면서 "이 얘기(대연정)가 가장 현실적 개혁을 향한 제안이자,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촛불 민심을 위한 제 노력"이라고 말했다.

일명 '몸싸움 방지법'인 국회선진화법 도입 등으로 인해 정치 환경이 변하면서 정당 간 대화·타협은 필수라는 설명이다. 그는 "그렇지 않고서는 현재의 의회제도·대통령의 제한된 리더십 사이에서 또 다시 정쟁에 빠지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안 지사 측근 중 한 명인 정재호 민주당 의원(경기 고양시을)도 같은 견해다.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안 지사는 정치 문화 대혁명이자 (현재의) 양분화된 결투적 정치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거다. 큰 틀에서 봐야지, (이 시장처럼) '자리 나누기'식 의미로만 보는 건 너무 협소한 시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용기는 욕먹을 줄 알면서도 소신 발언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날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대연정은) 사실은 제가 지금 경기도에서 하고 있는 일이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늘 주장했던 것"이라며 "(안 지사의 생각에) 동의한다"라고 호응했다.

이재명 "안희정 고뇌 끝에 내린 결론이겠지만..."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도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안 지사가 충분히 고뇌한 끝에 내린 결론이겠지만, 적폐청산의 대상인 새누리당과 지금 대연정을 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지금은 야권 전체가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인가, 야권 연립정부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개조할 것인가에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가 "대연정이 현실적 제안"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이 시장은 "정치라는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야기한 것처럼 국민보다 반걸음 앞서 나가야 하는 것이다. 촛불민심은 새누리당을 같이 갈 수 있는 세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새누리당을 현실에 존재하는 협상 대상으로 인정하는 것과 그들과 권력을 나누는 대연정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안 지사가 정치적 유불리를 고려해서 대연정을 주장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연정 제안은) 안 지사의 정치 철학이며 소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더 큰 문제의식을 느낀다. 안 지사를 존중하나 이 철학과 소신에는 동의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노무현도 대연정 사과"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 대안학교 강당에서 열린 싱크탱크 국민성장 주최로 열린 ‘4차 산업혁명, 새로운 성장의 활주로’ 토론회 참석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 대안학교 강당에서 열린 싱크탱크 국민성장 주최로 열린 ‘4차 산업혁명, 새로운 성장의 활주로’ 토론회 참석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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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날 말을 아꼈던 문재인 전 대표도 이날 안 지사를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세운상가 팹랩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또는 바른정당과의 대연정에는 찬성하기 어렵다"라며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에도 개별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국회의원 몇몇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당과 당 차원의 연정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실패, 국정농단 및 헌정유린 사태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고 성찰하는 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런 것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 그들 정당과 함께 연정한다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안했던 대연정도 대연정 자체에 방점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한 선거제도 개편에 방점이 있었다"라며 "(그랬던) 노 전 대통령도 나중에 우리 지지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었다고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라고 떠올렸다.

정청래 전 의원도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대연정' 발언은 엄청난 패착"이라며 "후보가 된 후라면 몰라도, 당내 경선을 앞두고 그런 실없는 말을 던지는 건(안 된다)"이라고 말해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안희정 "새누리당 용서하자는 것 아냐"

논란이 지속되자 안 지사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연정(대연정, 소연정 모두 포함) 제안은 박근혜, 최순실을 용서하자는 것도 과거의 적폐를 덮고 가자는 것도, 새누리당을 용서하자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다만 차기 정부를 누가 이끌든 대한민국 헌법은 의회와의 협치를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할 수 없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민주주의 의회정치의 움직일 수 없는 대원칙이다"라며 "국민의 개혁 요구를 단 한 걸음이라도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 대연정 제안의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 지사는 "저의 제안에 대한 많은 지적과 걱정들에 대해 잘 듣고 있다. 우리의 개혁 목표가 무엇인지 이를 위해 우리는 어떤 의회 전략과 정부 운영 계획을 가져야 하는지 앞으로 저의 소견을 계속 말씀 드리겠다"라며 "비난, 비판 다 좋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저의 진심만은 알아 달라"라고 덧붙였다.


태그:#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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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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