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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불이 찢길 듯 찬바람이 휘몰아치고 잦은 폭설을 뉴스가 전하지만 설을 넘기면 전국에서 매화와 복수초가 봄을 알린다. 동해안과 백두대간의 동쪽 마루금을 접한 양양군에서도 1월 5일 전후로 매년 몇 종의 들꽃을 만나왔다. 어쩌다 철을 모르고 피어난 개나리나 진달래가 아니다. 그리 많지는 않지만, 분명히 그 자리에 가면 매년 약속을 지키기라도 하는 듯 피어나는 꽃이 있다.

복수초!

원한이 사무쳐 피는 꽃이 아니라 복과 장수를 의미하는 이름을 지닌 꽃으로 한자로 표기하면 福壽草다.
복수초 볕이 좋은 양지쪽에 일찌감치 싹을 틔워 꽃을 피우는 복수초는 대표적인 겨울꽃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복수초, 가지복수초, 연두복수초, 새복수초 등이 있고 이름 또한 다양하게 불릴 정도로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 복수초 볕이 좋은 양지쪽에 일찌감치 싹을 틔워 꽃을 피우는 복수초는 대표적인 겨울꽃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복수초, 가지복수초, 연두복수초, 새복수초 등이 있고 이름 또한 다양하게 불릴 정도로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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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는 다양한 이름이 있는데 눈 속에서 핀다하여 눈새기꽃이나 설련(雪連)으로도 불리거나, 얼음을 비집고 핀다하여 얼음새꽃으로도 불린다. 장춘화(長春花)란 이름으로도 불리어지는 꽃이다.

사실 새해를 맞이하여 첫 꽃소식을 만나려 할 뿐, 복수초는 혹독한 추위를 겪고 난 12월 초순에도 며칠 양지쪽에 따뜻한 햇살이 비치면 피어나는 꽃이다. 그러니 지금도 양지바른 산자락을 찾아보면 환하게 웃으며 틀림없이 반겨준다.
폭설 복수초가 피고, 매화와 변산바람꽃이 꽃소식을 전할 때 동해안은 말 그대로 며칠 걸러 눈소식을 함께 전한다. 뉴스에서 “강원도 산간지방에 폭설이 예보”되고 “대설주의보가 내려도 어김없이 복수초는 꽃을 피우는데, 양양군의 경우 오색이나 갈천도 오색령과 구룡령이 가까운 위치엔 많은 눈이 내리지만 조금만 동해안으로 산자락이 흘러내려도 복수초는 이미 핀다. 미리 핀 복수초가 폭설에 잠시 움츠리고 있다 스스로 눈을 녹이며 화판을 활짝 열면 말 그대로 설중화를 만나는 행운을 촬영자에게 준다.
▲ 폭설 복수초가 피고, 매화와 변산바람꽃이 꽃소식을 전할 때 동해안은 말 그대로 며칠 걸러 눈소식을 함께 전한다. 뉴스에서 “강원도 산간지방에 폭설이 예보”되고 “대설주의보가 내려도 어김없이 복수초는 꽃을 피우는데, 양양군의 경우 오색이나 갈천도 오색령과 구룡령이 가까운 위치엔 많은 눈이 내리지만 조금만 동해안으로 산자락이 흘러내려도 복수초는 이미 핀다. 미리 핀 복수초가 폭설에 잠시 움츠리고 있다 스스로 눈을 녹이며 화판을 활짝 열면 말 그대로 설중화를 만나는 행운을 촬영자에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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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대표적으로 이 복수초가 일찍 피는 곳은 양양과 동해시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이 고장에 사는 이들이 부지런을 떨며 복수초를 만나려 애썼단 이야기다. 생각해보자, 제주도도 동해시보다 기온이 높은 곳이다. 그러니 당연하게 어느 골짜기엔가 복수초가 피어있으리라.

마찬가지로 양양군이나 동해시보다 더 남쪽인 경상남북도의 동해안에도 먼저 피어 있을 수 있다.

복수초는 2월부터 4월까지가 제철인데 된추위만 한 번 지나고 나면 제 스스로 주위의 눈을 녹이며 꽃을 피워 올린다.
복수초 스스로의 에너지로 쌓인 눈을 녹이며 햇살이 비치기를 기다리는 복수초는 오전 10시 정도 햇살이 비치면 비로소 꽃잎을 활짝 열어 작은 곤충을 유혹한다. 눈 속에 꽃이 활짝 핀 사진 대부분 연출이다. 빛부터 다양한 조건을 갖춰야 꽃잎을 열고, 기온이 내려가면 다시 꽃잎을 닫는다.
▲ 복수초 스스로의 에너지로 쌓인 눈을 녹이며 햇살이 비치기를 기다리는 복수초는 오전 10시 정도 햇살이 비치면 비로소 꽃잎을 활짝 열어 작은 곤충을 유혹한다. 눈 속에 꽃이 활짝 핀 사진 대부분 연출이다. 빛부터 다양한 조건을 갖춰야 꽃잎을 열고, 기온이 내려가면 다시 꽃잎을 닫는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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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 서서히 빛이 어른거리며 숲을 비추려하고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면 비로소 복수초도 밝게 빛을 내며 꽃잎(화판)을 열 준비를 마치고 한껏 부풀어 오른다. 몇날 며칠이고 곤충을 부르기 위한 몸짓을 하는 복수초의 안간힘은 자연의 경이로움 그 자체다.
▲ 복수초 서서히 빛이 어른거리며 숲을 비추려하고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면 비로소 복수초도 밝게 빛을 내며 꽃잎(화판)을 열 준비를 마치고 한껏 부풀어 오른다. 몇날 며칠이고 곤충을 부르기 위한 몸짓을 하는 복수초의 안간힘은 자연의 경이로움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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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안타깝게도 눈 속에 핀 복수초라며 인터넷에 올라오는 사진 대다수가 이 사진과 같이 자연히 눈이 녹은 모습이 아니라 주변의 눈을 긁어 모아다 뿌리고 촬영한 연출 사진들이 많다.

사람도 스스로 호된 시련을 이기고 일어서려는 걸 짓밟으면 통탄할 일인데, 자연의 식물이라 하더라도 제힘을 다해 힘겹게 꽃을 피운 마당에 그걸 작품을 만들겠다고 연출을 하는 그런 이기적인 생각은 버려야 하지 않을까.

설중화는 사실 눈이 주변에 있을 뿐 이미 피었던 꽃이라 하더라도 그 위에 눈이 내리면 키 작은 개체는 그대로 꽃잎(화판)만 다물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현상은 3월 무렵의 제법 키가 훤칠하게 자란 복수초는 꽃잎만 여미는 게 아니라 제 스스로 줄기의 힘을 모두 빼고 누워버린다. 10cm 이상 자란 꽃대의 줄기가 그리하지 않고는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져버릴 일이다.

갈대는 바람에 제 몸을 뉘어 꺾이지 않는다 하였으나, 사실 따지고 보면 이 복수초만큼 환경에 잘 적응하는 식물도 드문 거 같다.
복수초 만해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 가운데 「황금의 꽃 같이 굳고 빛나던 맹서는···」가 절로 읊조려지는 화판을 열고 곤충은 부르는 복수초는 제법 먼 거리에서도 한 눈에 들어 올 정도로 색이 강렬하다.
▲ 복수초 만해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 가운데 「황금의 꽃 같이 굳고 빛나던 맹서는···」가 절로 읊조려지는 화판을 열고 곤충은 부르는 복수초는 제법 먼 거리에서도 한 눈에 들어 올 정도로 색이 강렬하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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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 이런 상태로 매일 화판을 열고 닫기를 반복하며 수정이 될 때를 기다린다. 수정을 마치면 더 이상 화판을 열고 닫는 과정을 반복하지 않고 제 역할을 다한 꽃잎들을 미련 없이 버릴 줄 안다.
▲ 복수초 이런 상태로 매일 화판을 열고 닫기를 반복하며 수정이 될 때를 기다린다. 수정을 마치면 더 이상 화판을 열고 닫는 과정을 반복하지 않고 제 역할을 다한 꽃잎들을 미련 없이 버릴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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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는 그뿐 아니라 낮 시간 해가 올라 기온이 상승하면 꽃잎을 열어 마치 만해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에 나오는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맹서는..." 처럼 황금빛 잔과 같은 모양의 꽃을 활짝 열지만, 조금이라도 기온이 내려가 꽃술이 얼 듯하면 꽃잎을 모두 닫아 사진에 보이는 거와 같은 모양이 된다.

결국 줄기에까지 눈이 덮여있는 상태에서 꽃이 활짝 핀 사진은 눈의 형태를 살피기 전엔 연출된 사진이라는 이야기가 맞다.

이런 복수초를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장소 한 곳만 공개한다. 양양의 대표적 사찰로 손꼽히는 낙산사를 찾아가면 된다. 오전 10시 이후, 보타전과 원통보전 사이의 비탈 느티나무 아래 복수초가 반겨준다.

그 외의 장소들에 대해서는 솔직히 많은 이들의 욕심 때문에 훼손이 되는 걸 수없이 많이 보았던 터라 공개하기 어렵다. 이 점에 대해서는 넓은 이해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덕수의 블로그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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