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3연승 행진을 달리며 3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신기성 감독이 이끄는 신한은행 에스버드는 30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WKBL) KB스타즈와의 5라운드 홈경기에서 71-63으로 승리를 거뒀다. 11승14패가 된 신한은행은 6연패의 늪에 빠진 KEB하나은행(10승15패)과의 승차를 1경기로 벌렸고 2위 삼성생명 블루밍스(13승12패)를 2경기 차로 추격하며 단독 3위 자리를 지켰다.

외국인 선수 데스티니 윌리엄즈가 16득점9리바운드로 든든하게 골밑을 지켰고 토종에이스 김단비는 11득점7리바운드10어시스트2스틸2블록슛으로 팔방미인다운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역시 이날 신한은행 승리의 일등공신은 뭐니뭐니해도 4쿼터에만 3점슛 4방을 터트리며 기세를 단숨에 신한은행 쪽으로 가져온 '미녀슈터' 김연주였다.

WKBL 대표 식스맨,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아웃

 김연주는 지난 시즌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10경기 만에 시즌을 마감했다.

김연주는 지난 시즌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10경기 만에 시즌을 마감했다. ⓒ 신한은행 에스버드


선일여고 시절부터 청소년 대표에 선발될 정도로 촉망받는 유망주였던 김연주는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신한은행에 지명됐다. 김연주는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은 후에도 윌리엄 존스컵이나 영위민(U20) 농구선수권대회 등 크고 작은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다. 그렇게 유망주로 꾸준히 성장했지만 정작 소속팀 신한은행에서는 한 동안 출전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신한은행에는 진미정, 선수민, 이연화(이상 은퇴), 한채진(KDB생명) 등 김연주와 비슷한 타입의 3점슛과 수비를 장기로 하는 포워드 자원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연주는 2008-2009 시즌까지 출전시간 10분을 넘기지 못했다. 김연주 같은 슈터는 경기에 자주 출전하면서 슛감을 유지해야 하는데 출전 시간이 들쭉날쭉하다 보니 슛컨디션도 기복이 심할 수 밖에 없었다.

2009-2010 시즌부터 신한은행의 식스맨으로 자리잡은 김연주는 신한은행이 통합5연패를 달성했던 2010-2011 시즌 경기당 평균 21분40초를 소화하며 7.06점 3점슛 성공률 38.3%(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듬해부터 세 시즌 연속으로 우수 후보선수상을 수상하며 WKBL을 대표하는 3점슛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다. 연령별 대표팀이나 유망주팀이 아닌 A대표팀에 선발돼 국제대회에서 장기인 3점슛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WKBL을 대표하는 식스맨이자 신한은행의 중고참 선수로서 자리를 잡아가던 김연주는 2015-2016 시즌 초반 훈련 도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곧바로 수술을 받은 김연주는 6개월 진단을 받으며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그리고 신한은행은 김연주의 부재 속에 6개 구단 중 5위(13승22패)에 머무르며 단일리그 체제가 된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부상 직후 시즌아웃을 당했을 정도로 큰 부상을 당했던 김연주의 회복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빨랐다는 점이다. 신한은행 단일팀으로 출전한 존스컵에 참가하며 몸상태가 많이 회복됐음을 확인한 김연주는 작년 10월31일 하나은행과의 개막전부터 주전으로 출전하며 확실한 부활을 알렸다. 그리고 김연주는 5라운드가 끝난 현재 신한은행이 치른 25경기에 모두 개근하고 있다.

외모와 상반되는 부지런한 플레이, 3점슛 1위 질주

김연주는 입단 초기부터 예쁘장한 외모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사실 김연주의 플레이 스타일은 외모와는 별로 매치가 되지 않는다. 김연주는 언제나 상대의 슈터를 따라다니며 밀착마크를 하고 코트를 부지런히 뛰어다니면서 슛기회를 노린다. 이번 시즌엔 출전시간이 29분35초(10위)로 크게 늘어나면서 체력적인 부담도 더욱 커졌지만 김연주의 플레이스타일은 변함이 없다.

명실상부한 신한은행의 주전 선수가 된 김연주는 이번 시즌 프로 데뷔 12년 만에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장기인 3점슛을 52개나 성공시키며 강이슬(하나은행,48개)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고 3점슛 성공률부문에서도 36.6%로 강이슬(36.9%)과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한 박자 빠른 슛터치가 일품인 김연주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더욱 자신감 넘치는 자세와 타이밍으로 외곽슛을 던지고 있다.

실제로 김연주는 최근 2경기에서 17개의 3점슛을 시도해 무려 9개를 적중시키는 엄청난 슛감각을 과시하고 있다(최근 2경기 3점 성공률52.9%). 특히 30일 KB스타즈전에서는 3쿼터까지 단 2득점에 묶여 있었지만 4쿼터 들어 연속 4개의 3점슛을 적중시키며 경기 분위기를 순식간에 뒤집었다. 49-49에서 김연주의 3점이 터진 후 신한은행은 한 번도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김연주는 이날 리바운드도 8개나 잡아내며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김연주가 이번 시즌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것은 기록을 봐도 잘 나타난다. 김연주는 이번 시즌 출장시간(29분35초), 평균득점(8.12점), 리바운드(3.32개), 어시스트(1.52개), 스틸(0.88개), 경기당 3점슛(2.08개) 부문에서 모두 데뷔 후 최고 기록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큰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온 첫 시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연주가 얼마나 강한 정신력으로 이번 시즌을 치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김연주는 어느덧 팀 내에서 곽주영, 최윤아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고참 선수가 됐지만 풀타임 주전 출전은 사실상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오랜 기간 식스맨으로 뛰었던 것이 익숙한 탓인지 김연주는 여전히 슛 기회에서 약간 주저하는 버릇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제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고 더 많은 슛을 시도해도 괜찮을 거 같다. 김연주는 이번 시즌 자타가 공인하는 WKBL 최고의 3점 슈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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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신한은행 에스버드 김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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