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2016-2017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끝났다. 2016-2017 올스타전은 이전보다 팬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모습으로 많은 호평을 받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제는 후반기가 시작될 차례다. 반환점을 돈 프로농구는 순위 경쟁이 점점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 KGC, 오리온으로 구성된 상위권의 우승 경쟁과 동부, 전자랜드, 모비스, LG 등 중위권 팀들의 6강 티켓을 둘러싼 치열한 다툼은 후반기 주요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인 최준용과 강상재 (사진=서울 SK, 인천 전자랜드)

유력한 신인왕 후보인 최준용과 강상재 (사진=서울 SK, 인천 전자랜드)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치열한 신인왕 경쟁도 후반기의 볼거리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소재다. 특히 올 시즌은 이종현, 최준용, 강상재 등 황금세대라 불리는 '빅 3'가 한꺼번에 프로 무대를 밟아 어느 때보다도 신인왕 경쟁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까지 신인왕 경쟁은 2순위 최준용과 3순위 강상재의 '2파전'으로 압축되어가는 모양새다. 이 두 선수는 다른 신인들과 비교를 불허할 정도의 놀라운 기량으로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1순위 이종현의 복귀가 다가오고 있지만, 시즌이 절반 이상 지난 상황이기에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전망. 시즌이 반환점을 도는 현 시점에서 최준용과 강상재의 신인왕 경쟁을 분석해보자.

골밑은 나의 것! 'KBL의 강백호' 최준용

 어느새 골밑에 나타나 리바운드를 낚아채는 모습은 이제 최준용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다.

어느새 골밑에 나타나 리바운드를 낚아채는 모습은 이제 최준용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다. ⓒ 서울 SK 나이츠


최준용은 현재 신인왕 경쟁 구도에서 가장 앞서있는 선수다. 경기당 출전 시간이 30분 46초나 된다는 점만 보아도, 그가 프로에 얼마나 잘 적응했는지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올 시즌 경기당 출전 시간이 30분을 넘는 선수는 최준용이 유일하다.

그의 최대 장점은 뛰어난 골밑 장악력이다. 데뷔 전까지만 해도 인기 만화 '슬램덩크'의 서태웅으로 비유되던 선수였지만, 프로에 데뷔한 이후 줄곧 강백호와 흡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뛰어난 운동 능력과 적극적인 골밑싸움 가담은 슬램덩크의 강백호와 '싱크로율 100%'를 자랑한다. 톡톡 튀는 성격 역시 강백호와 판박이다.

'리바운드왕' 강백호처럼 최준용 역시 경기 당 8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리바운드 부문 전체 10위에 올라있다. 전문 센터가 아닌 국내 선수가 리바운드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12-2013시즌 이승준 이후 처음이다.

블록슛 능력은 더욱 뛰어나다. 그는 현재 경기당 1.24개의 블록슛으로 이 부문 전체 5위에 올라있다. 장신 외국인선수인 로드 벤슨, 제임스 메이스 등 보다도 높은 수치다.

문제는 단점마저 강백호와 판박이라는 점이다. 그는 올 시즌 최악의 슈팅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2점슛 성공률은 46.9%, 3점슛 성공률은 고작 21.2%에 불과하다.

올 시즌 3점슛을 50개 이상 시도한 45명의 선수 중 그보다 3점슛 성공률이 낮은 선수는 박찬희(17.1%) 한 명뿐이다. 현재 그가 보여주고 있는 슈팅 능력은 냉정히 말해 '내버려둬도 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형편없는 성공률에도 불구하고 3점슛 시도를 전혀 줄이지 않고 있다. 10월 이후 최준용의 3점슛 성공률은 19.0%에 불과하지만, 그는 이에 개의치 않고 경기당 2.64개의 3점슛을 시도했다. 성공률이 37.5%로 좋았던 10월(경기당 2.67개 시도)과 거의 차이가 없다.

좋게 본다면 주눅들지 않고 플레이하는 것이지만, 나쁘게 본다면 과욕으로 볼 수도 있는 플레이다. 낮은 성공률에도 개의치 않고 과감하게 슛을 쏘는 플레이가 그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에 따라 그의 신인왕 수상 여부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외곽슛 쏘는 빅맨, '스트레치 4' 강상재

 강상재의 큰 키와 슈팅 능력의 조합은 점점 막기 어려운 무기가 되어가고 있다.

강상재의 큰 키와 슈팅 능력의 조합은 점점 막기 어려운 무기가 되어가고 있다. ⓒ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강상재는 시즌 초반 프로 적응에 애를 먹으며 아쉬운 출발을 보였다. 최준용이 데뷔전부터 30분에 가까운 출전시간을 가진 것과는 달리, 그는 데뷔전에서 18분 9초 출전에 그쳤다. 이후에도 출전시간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그는 데뷔 후 첫 22경기동안 단 한 번도 30분 이상의 출전시간을 부여받지 못했다.

하지만 점차 프로에 적응하며 그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10월 한 달 간 경기 당 6.0득점 3.3리바운드를 기록했던 그는 1월 들어 9.6득점 5.9리바운드로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골밑에서는 밀려나고 외곽에서는 망설였던 시즌 초와 동일한 선수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그에게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역시 외곽 능력이다. 3점슛 성공률이 21.2%에 불과한 최준용과 달리, 강상재는 3점슛 성공률이 31.8%로 준수한 편. 특히 1월 들어서는 성공률 36.4%의 고감도 3점슛을 쏘아올리고 있다. 21분 11초만에 3점슛 3방 포함 14득점을 몰아친 1월 15일 LG전은 그의 뛰어난 슈팅 능력을 입증한 경기였다.

수비력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강상재는 1월 들어 함지훈, 김종규 등 리그 정상급 빅맨을 수비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시즌 초 이승현에게 위닝샷을 허용하는 등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최근에는 수비에서도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유도훈 감독이 그의 수비를 칭찬하는 빈도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만 아직 보완해야할 부분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기복이다. 그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갑자기 침묵하는 경기가 많다.

12월 14일 12득점을 올렸지만 다음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고, 1월 15일 14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했지만 다음 경기에서는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앞서가는 최준용을 따라잡고 신인왕 경쟁 판도를 뒤집기 위해서는 기복을 줄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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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계민호 기자/ 감수 및 정리: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스포츠미디어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기록 사용 및 후원 문의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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