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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성남시장이 24일 오후 7시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300여 명의 시민들과 만나 '바꾸려면 제대로 바꾸자!'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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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 대전을 방문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와의 정책적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4일 오후 7시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300여 명의 시민들과 만나 '바꾸려면 제대로 바꾸자!'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 이 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경제발전과 근대화의 공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며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못을 박았다. 이어 "이런 논리라면 일제가 한국을 침략해 철도를 깔았으니 공이 있다고 하고, 성격 좋은 강도에게는 '좋은 사람'이라고 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이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망가뜨리고, 경제발전도 잘했다고 볼 수 없다"라며 "공과의 비율을 따지지 말고 '잘못한 사람'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이는 직접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대표를 맡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 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었다.
안 충남지사 또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산업화 과정을 겪어서 우리가 이루어낸 성취에 대해서는 성취대로 평가해야 한다"며 공과 과를 7:3이라고 평가해 왔다.
이 시장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설명하면서도 은연중 두 후보와의 차별성을 내세웠다.
이 시장은 "사드 배치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며 "사드 배치로 인한 미·중 충돌로 한반도가 전쟁 피해를 당할 수 있고, 경제 손실에다 남북평화 분위기 마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사드 배치는 잘못된 것"이라며 "되돌려 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거(사드 배치 안 하는 일) 하라고 대통령 뽑는 것"이라며 "쉬운 것만 하려면 왜 대통령을 뽑냐"고 반문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각각 사드 문제에 대해 "한미 양국 간 합의를 쉽게 취소하기 어렵다"거나 "국가 간의 합의를 깨는 것도 국익과 배치된다"는 의견에 돌직구를 던진 셈이다.
이 시장은 미국과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서도 "현재 독일은 18%, 일본은 50% 정도 부담하는데 우리는 77%를 부담하고 있다"며 "일본의 50% 이하로 깎아야 한다"는 말로 반값 방위비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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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성남시장이 24일 오후 9시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강연이 끝 난 후 지지들과 노래를 부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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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은 또 "기본 소득 제도를 도입해 29세 이하, 장애인, 65세 이상 등에게 기본소득을 주면 28조 원 정도 든다"며 "대기업의 명목세율을 올리는 방안 등으로 비용을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포퓰리즘'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며 "왜 대기업에 4대 강 공사하고 건물지으라고 주는 돈은 '투자'고, 없는 사람들에게 쓰는 돈은 '낭비'고 '공짜 밥'이라고 하느냐"고 되물었다.
문 전 대표가 재벌의 '법정부담금 폐지'를 주장하고, 안 지사가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 시혜적인 포퓰리즘은 청산돼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 시장은 "정치인들 대부분은 반기업 분자로 찍힐까 봐 '노동자' 얘기를 안 한다, 더민주당도 하지 않는다"라며 "대기업과 강자의 횡포에 맞서 공정하고 합리적 질서를 만드는 게 정부가 할 일이고, 이재명이 하고 싶은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강연 끝에 "그동안 종북, 미군, 재벌 같은 금기와 성역에 도전에 왔다"며 "금기에 도전하는 인생을 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