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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이 24일 오후 7시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300여 명의 시민들과 만나 '바꾸려면 제대로 바꾸자!'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24일 오후 7시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300여 명의 시민들과 만나 '바꾸려면 제대로 바꾸자!'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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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 대전을 방문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와의 정책적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4일 오후 7시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300여 명의 시민들과 만나 '바꾸려면 제대로 바꾸자!'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 이 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경제발전과 근대화의 공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며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못을 박았다. 이어 "이런 논리라면 일제가 한국을 침략해 철도를 깔았으니 공이 있다고 하고, 성격 좋은 강도에게는 '좋은 사람'이라고 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이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망가뜨리고, 경제발전도 잘했다고 볼 수 없다"라며 "공과의 비율을 따지지 말고 '잘못한 사람'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이는 직접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대표를 맡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 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었다.

안 충남지사 또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산업화 과정을 겪어서 우리가 이루어낸 성취에 대해서는 성취대로 평가해야 한다"며 공과 과를 7:3이라고 평가해 왔다.

이 시장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설명하면서도 은연중 두 후보와의 차별성을 내세웠다.

이 시장은 "사드 배치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며 "사드 배치로 인한 미·중 충돌로 한반도가 전쟁 피해를 당할 수 있고, 경제 손실에다 남북평화 분위기 마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사드 배치는 잘못된 것"이라며 "되돌려 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거(사드 배치 안 하는 일) 하라고 대통령 뽑는 것"이라며 "쉬운 것만 하려면 왜 대통령을 뽑냐"고 반문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각각 사드 문제에 대해 "한미 양국 간 합의를 쉽게 취소하기 어렵다"거나 "국가 간의 합의를 깨는 것도 국익과 배치된다"는 의견에 돌직구를 던진 셈이다.

이 시장은 미국과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서도 "현재 독일은 18%, 일본은 50% 정도 부담하는데 우리는 77%를 부담하고 있다"며 "일본의 50% 이하로 깎아야 한다"는 말로 반값 방위비론을 제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24일 오후 9시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강연이 끝 난 후 지지들과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24일 오후 9시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강연이 끝 난 후 지지들과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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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은 또 "기본 소득 제도를 도입해 29세 이하, 장애인, 65세 이상 등에게 기본소득을 주면 28조 원 정도 든다"며 "대기업의 명목세율을 올리는 방안 등으로 비용을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포퓰리즘'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며 "왜 대기업에 4대 강 공사하고 건물지으라고 주는 돈은 '투자'고, 없는 사람들에게 쓰는 돈은 '낭비'고 '공짜 밥'이라고 하느냐"고 되물었다.

문 전 대표가 재벌의 '법정부담금 폐지'를 주장하고, 안 지사가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 시혜적인 포퓰리즘은 청산돼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 시장은 "정치인들 대부분은 반기업 분자로 찍힐까 봐 '노동자' 얘기를 안 한다, 더민주당도 하지 않는다"라며 "대기업과 강자의 횡포에 맞서 공정하고 합리적 질서를 만드는 게 정부가 할 일이고, 이재명이 하고 싶은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강연 끝에 "그동안 종북, 미군, 재벌 같은 금기와 성역에 도전에 왔다"며 "금기에 도전하는 인생을 살겠다"고 덧붙였다.


태그:#이재명, #문재인,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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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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