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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황교안 권한대행 신년회견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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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자신의 신년 기자회견을 비판한 야당 대변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항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여권의 대선주자로 부각되고 있는 황 권한대행이 자신에 대한 정치적 비판에 민감하게 반응한 배경을 놓고도 정치권 논란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장제원 대변인은 23일 황 권한대행의 신년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런 논평을 발표했다.

"황 권한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역할과 권한 범위를 뛰어넘어 모든 국정현안을 해결하겠다고  합니다. 길어야 4개월, 짧으면 2개월에 불과한 황 권한대행이 어떻게 모든 국정현안을 해결할 수 있습니까?...(중략)... 황교안 권한대행은 자신의 상황을 직시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분명히 인식해 주시기 바란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선 출마에 대해 모호한 태도에서 벗어나 차기 대선 불출마를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오로지 민생현안에만 집중하시길 촉구합니다."

그런데, 이날 낮 1시 40분에서 2시 사이에 황 권한대행은 장 대변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장 대변인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은 "바른정당이 나에 대해 이렇게 대응할 것인가? 장 의원의 생각인가? 논평을 장제원 의원이 직접 쓴 것이냐"고 꾸짖듯이 말했다고 한다.

장 대변인은 "민생현안에 집중하라는 저의 논평이 어떤 문제가 있냐? 대선 출마에 대해 모호한 태도에서 벗어나 차기 대선 불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는 것이 야당 대변인으로서 하지 못할 논평이었냐?"고 맞섰지만, 황 권한대행도 뜻을 굽히지 않았고 통화를 마칠 때가지 어떠한 유감 표명도 하지 않았다.

전화 통화를 마친 장 대변인은 정병국 당대표 내정자 및 김영우 전략기획팀장과 논의를 한 끝에 당 차원의 대응을 하기로 결정했다. 장 대변인은 "황 권한대행의 기자회견 전문을 읽어 본 어느 국민이 한시적으로 국정을 위임받은 권한대행으로서의 기자회견이라고 볼 수 있겠나? 누가 보아도 형식과 내용면에서 현직 대통령의 신년구상에 버금가는 기자회견이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여권 지지도 2위이면서도 '대선 출마'는 물음표, 정치적 논란일 듯

장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산업 육성, 창업, 수출과 내수확대 등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겠다"고 한 대목을 들어 "규제개혁을 권한대행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냐? 당연히 국회 여야정 협의체에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읍·면·동 주민센터를 '복지허브'로 개편하여 민생의 파수꾼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길어야 4개월, 짧으면 2개월의 한시적 권한대행이 지자체의 개편까지 거론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따졌다.

장 대변인은 "국민에 대한 훈계는 박근혜 대통령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야당의 대변인에 대한 훈계전화가 다양한 방식의 소통이냐? 야당의 건전한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격하게 반응하는 것은 야당에 대한 재갈 물리기이자 모든 비판에 대해 눈과 귀를 닫겠다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쏘아붙였다.

황 권한대행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여권 잠재후보 지지도 2위를 달리고 있는 인물. 이 때문에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이 거듭됐지만, 그는 "지금은 여러 생각을 할 상황이 아니고 어려운 국정을 조기에 정상화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전력하는 것이 마땅한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피해갔다.

그러면서도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대북 압박수위를 높이는 등 안보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 것은 '황교안 대안론'이 나올 경우 보수층의 결집을 노린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황 권한대행의 이같은 기자회견과 함께 자신을 비판한 야당 대변인에 직접 항의한 사실이 드러나며 그의 정치 행보에 대한 논란도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황교안, #바른정당, #자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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