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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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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무게가 74kg에서 69.8kg이 되었다. 몇 년 만에 보는 '6'이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였기에 기쁨에 부르르 떨었다.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였다.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 목적으로 이 방법들을 실천하기 시작한 날이. 다시 몸무게를 잰 날은 2017년 1월 18일. 74kg에서 69.8kg. 한 달이 채 안 돼 5kg 가까이 뺀 것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세 권의 책이 전하는 방법들을 실천했다. <하루 108배, 내 몸을 살리는 10분의 기적>, <밥 따로 물 따로, 음양식사법>, <밥 빵 면, 줄이고 끊고 멀리하라>. 내가 이 책들을 읽고 실천을 한 까닭에 대해 얘기하자면, 좀 더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

내가 담배를 끊은 건 2002년 1월 2일이다. 1989년 7월부터 피우기 시작했으니 대략 13년 정도 피운 셈이다. 남부럽잖게 피웠다. 즐겁게 피웠다. 정성껏 피웠다. 그런데! 2001년 11월 어느 날, 집으로 향하는 심야버스 안에서 '아,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몸의 신호를 강렬하게 느꼈다. 살려면, 뭔가를 해야 했다. 담배와 술 중에 담배를 끊기로 결심하고 디데이를 2002년 1월 1일로 잡은 다음 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떤 책들이었고 내가 어떻게 단칼에(하루의 실패는 있었지만) 금연에 성공했는지는 2004년 12월 29일에 이곳에 올린 글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담배회사 금서목록을 추천합니다')


그로부터 어언 15년이 흘러 2017년 1월 현재 나의 관심사는 체중 감량이다. 결혼 전에는 58kg 정도를 유지하는 날씬한 몸매의 키 작은 꽃미남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결혼과 동시에 남도 몰래 저도 몰래 몸무게가 늘기 시작하여, 대략 1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는 74, 75kg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의 사진과 지금 내 모습을 비교하면 얼굴은 통통 부었고 몸매도 통통(다행히 '뚱뚱'은 아니다.) 하다. 도대체 내 몸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내 몸에 내가 해온 것들을 보면 몇 가지를 얘기할 수 있다.

첫째, 음주다. 담배를 끊은 것에 대한 보상이랄까, 안 그래도 좋아했던 술을 더욱 좋아라 했다. 1985년 대학생이 되면서 내 몸에 술을 합체하기 시작했으니까 자그마치 32년이나 부어온 것이다. 2012년 가을 책을 쓸 때 두 달 금주한 걸 제외하면 일주일에 2, 3회는 달렸다. 어떤 주는 리얼 '주(酒) 5일 근무'를 했다. 술과 함께 살아온 32년 인생이었다.

둘째, 빵과 면이다. 난 특히 빵을 좋아한다. 오죽하면 닉네임도 빵주다. 좋아하는 빵은 식빵. 토스트로 먹는 걸 참 좋아한다. 면도 가리지 않는다. 라면 국수 스파게티 냉면 등 오는 면 막은 적 한 번도 없다. 음주경력이 32년이라면 빵과 면의 경력은 40년을 훌쩍 넘는다.

셋째, 운동이다. 한 때 집 앞 탁구장을 다닌 적이 있고,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는 편이긴 하지만 제대로 운동을 한 적은 없다. 운동으로 몸을 관리하는 삶을 살아온 건 아닌 것이다. 청소년기까지야 가만히 있어도 혈기 넘치니까 논외로 한다 해도 역시 30여 년을 운동과는 친하지 않은 몸으로 살아온 것이다.

2002년 담배는 끊었지만, 술과 빵·면, 운동부족의 3종 세트를 겸비한 내 몸에서는 지난 2001년 신호를 느낀 것처럼 또 다른 형태의 신호가 온 건 당연지사였으리라. 작년 연말 무렵부터 몸의 상태가 뭔가 심상치 않음을 다시 강렬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맥주 500을 고작 석 잔 마셨을 뿐인데 어질어질하고 심장이 더 뛰었다.

소주를 한 두병 하고 늘 그랬던 것처럼 자리를 옮겨 맥주로 선수교체를 하면 예전 같지 않게 체력이 방전되는 날들이 자주 생겼다. 또 다시 무엇인가를 해야 하나는 생각을 할 무렵, 술자리를 자주 함께 했던 한 친구가 간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좋게 하는 약을 먹는다며 음료수를 시키는 걸 보고 결심했다.

그래, 다시 뭔가를 하자. 병원을 가서 검사를 하고 약을 처방하는 것은 잠시만 뒤로하고,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해보기로 한다. 이런 생각을 한 건 2017년 1월 18일에 건강검진이 예약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대략 한 달 정도 열심히 실천해보고 검사 결과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면 계속 하고 그렇지 않으면 당장 병원을 가서 의사의 처방을 받는 계획이었던 것이다. 내 실천의 원천은, 2001년 담배를 끊을 때 했던 방식처럼 이번에도 책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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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108배, 내 몸을 살리는 10분의 기적 표지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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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8배, 내 몸을 살리는 10분의 기적>은 108배 절 운동에 대해 김재성 한의사가 쓴 책이다. 2009년 출간되었을 때 TV 프로그램으로도 방영되고 많은 미디어에 소개가 돼 꽤 화제가 되었다. 당시 나도 108배 운동을 했었다. 아마 한 달 정도까지 기를 쓰고 하다가 더 이상 못한 걸로 기억한다. 힘들었기 때문이다.

108배 절 운동이 건강에 얼마나 좋은지 책에서 얘기하고 있다. 당연하다. 근데 한 가지 동의할 수 없는 건 108배 운동이 쉽다는 표현이다. 쉽지 않다. 효과를 보려면 매일 해야 하는데 매일 아침에 눈 뜨자마자 108배를 한다는 건 쉬운 게 아니다.

하루 중 언제 어디서나 해도 되겠지만, 저자는 이왕이면 아침에 일어나서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도 아침에도 해보고 밤에 자기 전에도 해봤는데, 힘들어도 귀찮아도 아침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건 안다. 그래야 하루가 좀 편해지기 때문이다.

아침에 귀찮다고 힘들다고 안 하고 하루를 시작하면 하루 종일 마음에 걸린다. 일을 마치고 밤에 집으로 가면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 108배를 해내기가 더욱 어려워짐을 여러 번 체험했다. 술이라도 마시고 들어가는 날이면, 에라 모르겠다, 포기하고 자리에 눕기 일쑤다.

예전에 한 번 포기했던 만큼 이번에 다시 108배를 하기로 결심하면서 내가 세운 원칙은 세 가지다. 첫째, 아침에 한다. 둘째, 혹여 아침에 못하는 날에는 숫자에 부담 갖지 말고 9배, 18배라도 하고 잔다. 셋째,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다. 108배를 시작한 날은 작년 12월 24일, 이 글을 쓰는 현재 30일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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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따로 물 따로, 음양식사법 표지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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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를 먼저 시작하고, 두 번째로 장착한 건 <밥 따로 물 따로, 음양식사법>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실천하는 것이다. 책 제목만 봐서는 무슨 방법인가 하실 텐데 간단하다. 식사를 하는 시간의 전과 후 2시간은 물을 마시지 않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점심을 12시에 시작하여 30분 정도 걸려 한다면, 10시부터 2시 30분까지는 물을 마시지 않는다. 그 외의 시간에는 얼마든지 물을 마셔도 된다. 저자 이상문씨는 말한다.

음식물이 들어가면 위액이 나와 소화작용이 시작되는데, 물이 들어가면 위액이 희석되어 소화가 제대로 안 되고 결국 영양소가 몸에 완벽하게 흡수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분은 음식물에 충분히 있다는 것, 식사 방법에서 제일 안 좋은 건 국이나 물에 밥을 말아먹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이 방법을 실천해보기로 한 건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다. 책에서 주장하는 게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었고 무엇보다 그다지 어려울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난 밥 먹을 때 국이나 찌개가 없으면 못 먹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식사 전후 2시간 정도 물 안 마시는 건 능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방법을 실천하기 시작한 건 작년 12월 28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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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빵 면 줄이고 끊고 멀리하라 표지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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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실천하기로 목록에 넣은 건 2013년에 출간된 에베 코지의 <밥 빵 면, 줄이고 끊고 멀리하라>에 나온 내용이다. '108배'와 '밥 따로 물 따로 식사법'은 몇 년 전에 해본 경험이 있지만 이 방법은 이번이 처음이다.

짐작하시겠지만 탄수화물의 위험성을 알리는 내용이다. 문제는 내가 밥과 빵과 면을 너무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동안 이 방법을 실천하지 못했나 싶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지난 1월 8일은 일요일이었고 난 평소와 다름없이 저녁밥을 먹은 후 모니터를 켜고 글 작업을 하면서 식빵 한 봉지를 옆에 놓고 토스터기에서 구워가며 먹기 시작했다.(노릇노릇 구워지면 '팅' 하고 올라오는 황홀한 순간!) 한 장 한 장 먹다 보니 어느 새 식빵 한 봉지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내가 이러려고 빵을 먹고 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가 어느 날 야구장 외야석에서 구경을 하다 안타를 치는 소리에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던 상황이라고 이해하시면 된다. 그 자괴감은 이 책 <밥 빵 면, 줄이고 끊고 멀리하라>를 읽게 했고, 빵과 면을 끊기로 결심한다.

다음 날부터 카운팅을 하니 2017년 1월 9일이다. 밥은 평소보다 한 숟가락 정도 덜 푸고, 빵과 면은 1월 22일 이 시간까지 완벽하게 먹지 않고 있다. 원칙은 '밀가루'를 먹지 않는 것이다. 구체적인 음식으로는 빵, 면, 과자, 튀김 같은 것들이다.(이 대목에서 잠깐 울겠다. 엉~ 엉~)

이렇게 해서 세 권의 책에서 얘기하는 내용에 대한 실천을 시작했고, 말씀드렸지만 다시 한 번 정리하면 2016년 12월 24일에 1번 타자 '108배 절운동', 12월 28일에 2번 타자 '밥 따로 물 따로 식사법, 2017년 1월 9일에 3번 타자 '밀가루 금지 프로젝트'를 내세워 다 같이 출루하는 방법을 현재도 하고 있다. 물론 지난 1월 18일 건강검진을 했다. 이는 108배 26일차, 밥 따로 물 따로 22일차, 밀가루 금지 10일차를 한 셈이다. 결과를 말씀드리겠다.

혈액 및 소변을 통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검진 현장에서 알게 된 몇 가지만 소개하겠다. 지난 검사에서는 '고혈압 의심'이었는데 이번에는 '혈압 정상'이다. 몸무게가 74kg에서 69.8kg이 되었다. 몇 년 만에 보는 '6'이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였기에 기쁨에 부르르 떨었다.

특이한 건 시력도 좋아졌다. 지난 검사에서는 양쪽 눈이 0.6에서 0.8 사이였는데 이번 검사에서 1.0/0.8이 나온 것이다. 물론 운 좋게 모양의 형태를 잘 때려 맞힌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지난 검사에서 높게 나왔던 간수치,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봐야 하지만, 한 달도 되지 않아 몸무게가 5kg 가까이 빠진 것만으로도 내 스스로가 대견하고 감개무량하다.

종합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까지 지금까지 해온 세 가지 방법을 꾸준히 할 생각이다. 물론, 수치에 별 변화가 없고 결국 전문의의 진찰과 처방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108배와 밥 따로 물 따로, 밀가루 프로젝트는 계속 할 것이다. 느낌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좋기 때문이다. 역시, 책 읽어서 나쁠 거 없다.

덧붙이는 글 | 저의 블로그에서 실을 예정입니다.



하루 108배, 내 몸을 살리는 10분의 기적 - 몸과 마음을 동시에 치료하는 놀라운 수련법, 개정판

김재성 지음, 아롬미디어(2009)


태그:#108배 절운동, #밥 따로 물 따로 식사법, #밥 빵 면 멀리하기, #김영주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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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입니다. 세상 모든 일이 관심이 많습니다. 진심이 담긴 글쓰기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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