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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 여행을 시작하는 독자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많은 질문에 해답을 제시해 주는 게 다른 여행 정보 책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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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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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여행의 좋은 점은 여정의 자유로움에 있지 싶다. 여행 일정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으니, 아침에 피곤하면 좀 더 쉬고 좋은 곳이 있으면 조금 더 있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쉬고 싶을 때 쉬면된다. 내가 홀로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즉흥성' 때문이다. 계획한 여정의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 그런 취향이 동행인과 맞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나 같은 사람들이 많은지 인터넷 카페 가운데 '나여추(나홀로 여행가기, 나만의 추억 만들기)'란 여행 카페가 다 있다. 이 책 <나 홀로 여행 컨설팅북>은 이 여행 카페의 운영자가 경험했던 여행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여행 카페에서 인기가 많았던 나홀로 여행지 30곳을 여행 코스와 함께 소개한다. 나홀로 여행이라 왠지 멀고 외진 오지마을이 나올 것 같지만 의외로 가평, 여주, 담양, 속초, 부산 같은 핫한 곳들이라 부담없이 가볍게 혼자 떠날 수 있겠다.

여행 가이드북 이상의 컨설팅북

혼자 여행을 처음 시작하기 좋은 지역 Best 5, 태생이 가만히 있지 못하는 당신을 위한 여행지 Best 3,  '멍......' 때리고 싶어요! Best 3,  쉬엄쉬엄 여행하고 싶어요 Best 3 
... <책 목차 가운데>

회사원인 저자는 일상 속에 틈틈이 나홀로 여행했던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혼자서 여행하기 좋은 국내 여행지를 특별하고 개성 있게 소개해 재밌다. '차분하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 '기대와 설렘 사이' 등이 그것. 혼자 여행이 처음이라면 소박하지만 아늑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군산을, 혼자만의 멍 타임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창녕을, 여행은 먹방이라고 믿는 이에겐 시장에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속초를 추천한다.

여행지별로 궁금한 사항을 속 시원히 풀어주는 Q&A 코너는 컨설팅북이라는 제목에 잘 어울린다. 홀로 여행을 시작하는 독자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많은 질문에 해답을 제시해 주는 게 다른 여행 정보 책과 달랐다. 이외에도 여행자의 측면에서 혼자 여행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쉽게 알려준다. 여행지마다 놀이지도를 통해 나 홀로 여행자를 위한 여행코스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처음 가보는 여행지에서 헤맬 일 없도록 코스별 이동방법과 소요시간까지 명시했다.

혼자 여행하기 위한 다양한 정보가 나온다.
 혼자 여행하기 위한 다양한 정보가 나온다.
ⓒ 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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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혼자 식당에서 밥 먹기)에 이어 혼술(혼자 술 마시기)까지 혼자 놀기는 요즘 트렌드다. 그중 백미는 혼자 여행하기가 아닐까 싶다. 내가 처음 혼자 여행한 건 2008년 봄이다. 9년 전 일을 기억하는 건 당시 우리사회에도 악영향을 미쳤던 미국발 금융위기와 관련이 있어서다. 증권사 직원으로 잘 나갔던 고등학교 시절 친구가 금융위기가 터지자 회사를 그만두고 살던 서울 집을 정리하고 경남 하동으로 떠났다.

털털거리는 구식 트랙터를 타고 작은 오해로 오랫동안 소원했던 형을 만나러 가는 어느 영화를 보고 갑자기 그 친구가 보고 싶어져 운명처럼 나홀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영화속 인물처럼 트랙터는 아니지만 대신 평소 즐겨 탔던 자전거를 대동하고 갔다. 기차를 타고 섬진강변에 내려 하동을 향해 달려가는 한나절이었지만 동행 없이 하는 홀로여행은 마치 묵언수행을 하는 것 같았다.

외롭기도 하면서 오랜만에 혼자서 생각 혹은 멍하게 상념에 빠질 시간도 가졌다. 그 친구에 대해 또 나에 대해...이때의 경험이 특별하게 다가왔던 걸까. 이후 시간이 날 적마다 나 홀로 여행을 떠나곤 했고, 소설가 한강이 책속에서 표현했던 외로움에 대한 얘기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외로움이 좋았다. 외로움은 내 집이었고 옷이었고 밥이었다. 어떤 종류의 영혼은 외로움이 완성시켜준 것이어서, 그것이 빠져나가면 한꺼번에 허물어지고 만다. 

혼밥이나 혼술과 달리 혼여(혼자 여행하기)는 막연한 두려움이 앞서 쉬이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좋은 안내자가 되어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주영(지은이) | 길벗 | 2016년 11월 3일



나홀로 여행 컨설팅북 - 혼자 여행하는 사람을 위한 여행 미션.1인 코스 & 맛집 올가이드

이주영 지음, 길벗(2016)


태그:#나홀로여행컨설팅북, #이주영, #나홀로여행, #길벗, #나여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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