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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출마 선언을 앞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1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안희정, 부산의 품에 안기다’라는 주제로 열린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권 출마 선언을 앞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1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안희정, 부산의 품에 안기다’라는 주제로 열린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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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캐나다 트뤼도 총리를 부러워하고, 47세 오바마를 부러워합니다. 우리나라 다음 정부의 새로운 대통령은 길거리에서 젊은이들과 농구 배틀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만 51세의 정치인 안희정은 '젊음'을 강조했다. 대선 출마 선언을 하루 앞둔 21일 그는 충남도지사라는 직함 대신 '대통령 후보 도전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부산의 한 호텔에서 열린 초청강연회에서였다. 주말 이른 시간, 그것도 3만 원을 자비로 내야 하는 조찬 모임이었지만 준비한 500여 개의 자리가 가득 찼다. 

서울에서 5시간에 걸친 대선 출마선언을 하기 하루 전이었다. 그런 날 당내 경쟁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방문한 안 지사는 '그저 그런 정권교체'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민주당이 집권할 것 같다고. 민주당 후보들을 상대 후보와 가상 대결을 붙였을 때 대부분의 후보가 승리합니다. 그러나 저는 부산시민 여러분께 제안합니다. 어떠한 정권교체를 원하십니까. 단순히 새누리당으로부터 민주당으로 청와대 문패만 바꾸는 정권교체는 아니지 않습니까."

"낡은 리더십으로는 국가 보장할 외교역량 없다"

대권 출마 선언을 앞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1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안희정, 부산의 품에 안기다’라는 주제로 열린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권 출마 선언을 앞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1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안희정, 부산의 품에 안기다’라는 주제로 열린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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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지사는 "87년 양 김의 분열로 분열된 민주당의 역사를 55년 온전한 민주당의 역사로 복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자신이 그동안 준비했던 정책을 설명하는데 시간 대부분을 할애했다. 핵심은 경제 정책이었다.

부산을 먹여 살렸던 신발 산업, 경남의 밥줄을 책임졌던 조선업의 위기를 그는 차례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산업 재편기에 우리는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지난 30년간 우리에게 소득을 보장해주었던 일자리가 내일에도 우리에게 계속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를 과수원에 빗댄 그의 설명은 이랬다.

"농부들도 세대별로 새로운 수종 갱신을 하지 않으면 과수원 사과도 배도 달게 먹는 과일도 소출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픈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과수원 농부처럼 과감히 잘라내고, 수종갱신을 하지 않으면 침몰하는 배에 그대로 앉아있는 꼴이 됩니다."

미국에 치중하는 안보와 외교에는 변화를 주문했다. 안 지사는 "여전히 우리는 미국의 등에 업혀 간다"면서 "능동적이면서 주도적인 국제 외교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불러온 외교적 갈등은 대표적인 예였다. 안 지사는 "이런 낡은 국가 리더십으로는 국가를 보장할 외교역량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 지사는 "사드를 포함해 기존 여야 대립구도에 끼지 않겠다"면서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중견 국가로서의 능동적인 대한민국'이 안 지사가 꿈꾸는 그림이었다. 안 지사는 "120년 전 그 치욕과 고통의 역사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줘선 안 된다"라면서 "여야,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지도력으로 신뢰를 얻는 것이 저의 꿈과 도전"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니면 촌놈 되는 촌스런 풍경 없애자"

대권 출마 선언을 앞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1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안희정, 부산의 품에 안기다’라는 주제로 열린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권 출마 선언을 앞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1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안희정, 부산의 품에 안기다’라는 주제로 열린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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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를 이끈 7년의 경험을 토대로 안 지사는 "더 이상 대통령과 서울로 표현되는 중앙집권 체제로는 다양한 주권자의 요구, 국가 행정을 소화할 수 없다"면서 "600년간 중앙 집권 시대를 끝내자"고 제안했다.

그러기 위해 안 지사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이른바 '5+2 광역경제권 구상'도 가져올 생각이 있음을 드러냈다. 이 구상은 전국을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동남권, 대구경북권, 강원특별경제권, 제주특별경제권으로 나누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지역의 자생력 확대 방안을 일컫는다.

이를 통해 자치분권은 키우고, 지역 갈등은 낮추겠다는 게 그의 목표였다. "서울 아니면 촌놈이 되는 이 촌스러운 풍경을 없애자"는 그의 호소에 박수가 쏟아졌다. 이 밖에도 안 지사는 사회 양극화 해소, 산업 구조 개편을 통한 중소기업 역량 증대와 양질의 일자리 확충 등을 이야기했다. 이날의 끝자락 안 지사가 마지막으로 당부한 건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부산 시민 여러분 저 준비 열심히 해왔습니다. 주민등록상 젊다고 세대교체 하자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지방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오면서, 노무현 정부를 실질적으로 지켜보면서, 박근혜·이명박 정부 지켜보면서 제 일처럼 준비해왔습니다. 믿고 맡기셔도 됩니다."


태그:#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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