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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제43대 미국 대통령으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재임했다. 비극적인 9.11테러와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 무려 422건의 대형 재난이 그의 재임 기간 중 발생했고, 이를 계기로 미국은 안보와 안전정책 분야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미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위상을 격상시키는가 하면, 현장 전문가들을 전면에 배치해 재난에 강한 조직으로 재정비한다. 이 시기에 미국 재난 관리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재난 대응 매뉴얼들이 완성된다.

2007년 국가재난대비 가이드라인(National Preparedness Guidelines), 2008년 국가재난 관리시스템(National Incident Management System)과 국가재난 대응체계(National Response Framework)가 등장한다. 현재 이 매뉴얼들은 각 주 정부와 지방정부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모든 재난 현장의 중심에는 소방을 전진 배치해 놓고 있다.    

911 테러현장을 방문한 조시 W. 부시 대통령이 소방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출처: 미 백악관
▲ 조시 W. 부시 대통령 911 테러현장을 방문한 조시 W. 부시 대통령이 소방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출처: 미 백악관

9.11테러는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뉴욕 소방대원 34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뉴욕 소방대원들의 헌신적인 구조 활동이 연일 매스컴을 타고 방송됐으며, 구조현장을 찾은 부시 대통령은 소방대원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그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시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많은 미국인들 또한 소방대원들에게 존경과 신뢰를 보내게 된다. 소방대원들을 향한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지와 감사가 나비효과로 이어진 셈이다.  

9.11 테러 이후 부시 대통령은 재난현장에 최우선으로 출동하는 소방대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었다. 예를 들면 매년 10월 첫째 주 일요일에 거행되는 순직소방대원 추모식에 맞춰 모든 연방 건물에 조기를 달도록 해 순직한 소방대원을 추모하기 위한 법적 장치(Public Law 107-51)를 만들었다. 또 순직소방대원 추모식에도 직접 참석해 순직한 소방대원을 위해 기도하고 그 유가족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줘 많은 소방대원들이 용기를 얻었다.

2007년 10월 7일 메릴랜드에서 개최된 순직소방대원 추모식에 참석해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사진출처: 미 백악관
▲ 조지 W. 부시 대통령 2007년 10월 7일 메릴랜드에서 개최된 순직소방대원 추모식에 참석해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사진출처: 미 백악관

우리나라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소방관들을 가리켜 '국민안전의 버팀목'이라며 치켜세워 주긴 했으나 단지 말뿐이었다. 매년 10월 개최되는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식에 대통령은커녕 국민안전처 장관도 참석하지 않으니 말이다.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소방대원의 노고를 위로하는 감동적인 연설로도 유명하다.

2014년 4월 19일 워싱턴 D. C.에서 개최된 제14회 전국 소방대원을 위한 만찬(14th National Fire and Emergency Services Dinner)에서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참석한 소방대원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의 연설문의 한 구절을 소개한다.  

"I'm honored to be your president. I'm honored to be a proud backer of the Crawford, Texas Volunteer Fire Department. (소방대원들을 향해) 나는 여러분의 대통령이 된 것과 크로포드 텍사스 의용소방서의 자랑스러운 후원자가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가장 위험하고 힘든 직업을 가진 소방대원을 존경한다는 국가 최고 책임자의 연설은 듣는 이들 모두로부터 자긍심과 애국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국민의 안전은 뒷전이고 온갖 이권과 음모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지쳐가고 있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시간과 예산도 낭비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처럼 크고 작은 재난현장을 직접 찾아가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고민하는 리더가 왜 우리에게는 없는지 심히 자괴감이 드는 대목이다. 



태그:#조지 W. 부시 대통령, #미국 소방대원, #순직소방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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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생. Columbia Southern Univ. 산업안전보건학 석사.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소방칼럼니스트. <미국소방 연구보고서>, <이건의 재미있는 미국소방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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