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큰 경기에서의 침묵을 이제는 깰 필요가 있다.

손흥민은 큰 경기에서의 침묵을 이제는 깰 필요가 있다. ⓒ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전반기는 큰 재미를 줬다. 손흥민이 지난해 9월 연일 맹활약을 선보이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고, 주전 자리를 확고히 하며 팬들에 기쁨을 전해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계절의 변화와 함께 찾아온 손흥민의 입지 변화는 축구팬들에 큰 아쉬움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스리백으로의 변화를 선택하면서 손흥민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무엇보다 손흥민이 지난해 9월과 비교해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선보였고,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S 모나코전처럼 팀이 필요할 때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탓이 컸다.

해리 케인과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 등 공격진을 구성하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너무 좋다는 점도 토트넘의 스리백 전술에서 손흥민을 필요로 하지 않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교체 출전과 컵 대회를 통해 득점 감각을 뽐내는 등 나쁘지 않은 몸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런 손흥민에게 다시 주전으로 도약할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오는 22일 오전 2시 30분(이하 한국 시각) 우승 경쟁의 큰 변수가 될 수 있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원정이 그 무대다. 

    토트넘 수비의 '핵심' 얀 베르통헨이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토트넘 수비의 '핵심' 얀 베르통헨이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 토트넘 홋스퍼


우선 손흥민의 선발 출전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 스리백 수비의 핵심이었던 얀 베르통헨이 지난 14일 리그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며 팀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물론 케빈 비머나 벤 데이비스 등 다른 선수로 베르통헨의 공백을 메워 스리백 전술을 유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홈이 아닌 원정 경기란 점도 이 주장에 힘을 더한다.

그러나 토트넘이 본래 4-2-3-1 전술로 전환해 중원을 단단히 하며, 수비 공백을 메울 가능성도 있다. 수비의 실수 하나가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경기인 만큼 출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 선수를 선발로 내세우기보다 팀에 가장 익숙한 4-2-3-1 전술로의 전환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중원을 단단히 하고, 이번 시즌 첫 맞대결(2-0 토트넘 승)에서처럼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을 통해 승부를 볼 수 있다.

이 경우 손흥민의 선발 출전은 확실시된다. 케인을 최전방에 내세우고, 손흥민과 알리, 에릭센이 공격진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시즌 '무득점'인 무사 시소코나 '1골'의 해리 윙크스보다는 '8골 3도움'을 기록 중인 손흥민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몸 상태도 나쁘지 않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 시간에 교체 투입됐던 2경기를 포함해 최근 5경기에서 2골을 뽑아내고 있다.

손흥민이 선발 출전 기회를 잡는다면, 큰 경기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증명해야 한다. 올 시즌 손흥민은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SKA 모스크바 원정에서의 결승골과 맨시티와 리그 홈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했던 것을 제외하면 큰 경기에서는 늘 침묵했다.

최근 토트넘은 리그 6연승을 달리면서 선두 첼시와 승점 차를 7점으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5위 맨시티와 승점 차가 단 3점에 불과하고,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승점 차도 5점밖에 나지 않는 만큼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우승은 멀어질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경기에서 손흥민은 득점포를 가동해야 한다. 베르통헨의 부상으로 스리백 유지와 포백 전환 사이에서 고민하는 포체티노 감독에게 '해결책'을 제시하고, '큰 경기에서 약하다'는 지적을 이제는 날려버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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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VS 맨시티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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