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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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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창밖을 봐? 엄청 눈이 내렸어! 언제 이렇게 눈이 내렸지!"

눈이 소복이 내렸습니다. 간밤에 아무 소리 없이 내린 모양입니다. 온 세상이 하얗습니다. 산에도 들에도 지붕에도 나무에도... 아내와 내가 타는 자전거, 또 차 위에도 눈이 쌓였습니다.

자전거의 안장에 쌓인 눈을 헤아려 보니 내린 눈의 양이 짐작됩니다. 발목이 푹 잠길 정도입니다. 20cm는 넘게 내린 것 같습니다. TV에서 이야기하는 폭설이 내렸습니다.

올 겨울 들어서 눈다운 눈은 처음입니다. 며칠 강추위가 계속되더니 폭설까지 내려 한겨울을 심감합니다.

이웃집 아저씨가 눈길을 만들고 계십니다.

"때 아닌 크리스마스트리가 만들어졌네 그려!"
"눈꽃 핀 나무가 정말 멋지네요!"


우리 집 주목나무에도 눈이 쌓였습니다. 아저씨 말마따나 멋진 크리스마스트리가 만들어졌습니다. 날이 무척 춥지만, 나무에 쌓인 눈꽃은 또 다른 세상을 펼쳐줍니다.

나도 빗자루를 들었습니다. 마당에 눈길을 내봅니다. 길이 만들어지니 마음이 뚫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20일)은 절기상 대한(大寒)입니다. 24절기 중 마지막 절기입니다. 대한 다음으로 새로 시작하는 절기가 입춘이니 봄이 멀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소한(小寒) 추위도 없이 지나갔는데, 대한 때 큰 눈이 내렸습니다. 대한은 큰 추위의 절기입니다만, '소한의 얼음 대한에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는 것을 보면, 대한이 소한보다 덜 춥다는 이야기입니다. 옛 속담이 꼭 들어맞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내는 출근 걱정을 합니다.

"오늘은 길 미끄러우니 차놓고 가야겠네요!"
"그럼! 버스 타고 가라구!"


눈이 오니 걱정스런 일도 있지만, 온 세상이 하얀 세상이니 참 좋습니다. 잠시나마 추하고 더러운 것도 감쌌습니다. 평화롭게 말입니다.

우리 집 강아지도 눈 내린 날이 신이 난 모양입니다.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나를 반깁니다.

우리 세상도 눈 온 날처럼 늘 깨끗하고 평화로우면 좋겠습니다.

하늘 높이 기러기 떼가 열을 지어 질서 있게 날아갑니다. 녀석들이 지나며 들리는 소리가 오늘은 기쁜 소리로 들립니다.



태그:#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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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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