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운, 폭발한 욕구와 끼  가수 정진운이 9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맥시싱글 < WILL >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신곡 'WILL', 'Tricky', '꽃잎 떨어질 때' 등을 열창하고 있다. 홀로서기에 나선 2AM 출신의 가수 정진운의 < WILL >은 소속사를 옮긴 뒤 처음 선보이는 앨범으로 기타리스트 신대철이 'Tricky'에, 힙합 거장 타이거JK가 'WILL'에, 어반자카파 보컬 조현아가 '꽃잎 떨어질 때'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솔로앨범을 발표한 2AM의 정진운은 억압해둔 끼를 대방출했다. ⓒ 이정민


"저는 원래 흥이 많은 아이고요, 그런데 발라드를 해왔던 거죠. 제가 가진 흥을 버리거나 숨기지 않고, 그 에너지들을 무대에서 폭발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 예능에서 그런 걸 표출하게 되면 그저 2AM의 귀여운 막내로 포장됐고요."
- 정진운, <'흥' 폭발한 정진운, 요즘 왜 이러세요?> (2016. 06. 09)

"저는 개인적으로 유튜브 계정을 만들고 거기에 제 춤이나 노래를 업로드 해왔는데요. 가수로서 6년 정도 활동하고 있지만,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힛 더 스테이지>에서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돼서 그것 하나만으로 좋았습니다." - 인피니트 호야, <계급장 떼고 한 판 붙자... 아이돌 춤 경연> (2016. 07. 24)

숨겨왔던 모습, 솔로로 '마음껏' 드러내다

수지 솔로 앨범의 선공개곡 '행복한 척'을 발표한 미쓰에이의 수지.

솔로 앨범의 선공개곡 '행복한 척'을 발표한 미쓰에이의 수지. ⓒ JYP


팀으로 활동하던 가수가 솔로로 활동하면 어떤 기분일까. 일단 '외롭다'는 생각부터 들 것 같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마음은 "개인적 음악 성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기쁨"인 듯했다. 지난 16일 데뷔 10년 만에 솔로 앨범을 발표한 소녀시대 서현의 쇼케이스에서도 이런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솔로로 데뷔함으로써 개별 역량과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돼 행복하다고 했다. 눈빛을 반짝이며 "소녀시대 막내 서현이 아니라, 서현이라는 한 명의 가수로서 제 색깔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미쓰에이의 수지도 처음으로 솔로앨범을 발표한다. 데뷔 7년 만이다. 오는 24일 미니앨범 <Yes? No?> 발표에 앞서 지난 17일엔 수록곡 중 하나인 '행복한 척'을 선공개했다. 발표 직후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한 척 한다는 자기고백적인 가사는, 마치 수지의 속마음을 슬며시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보통 그룹가수가 솔로로 데뷔할 때면 혼자서도 무대를 꽉 채울 수 있단 걸 보여주기 위해 힘을 주곤 하는데, 수지의 경우 힘을 뺀 모습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노래와 더불어 포스터 등에서 느껴지는 개인적이고 내밀한 분위기가 인상 깊다. 대중 앞에 서는 직업을 가진 한 사람이 자신의 마음속에 숨겨온 걱정과 불안, 외로움을 털어놓는 가사다.

"날 바라보고 있는 시선들이 두려워/ 나를 얘기하는 말들이 무서워/ 난 또 행복한 척/ 더 더 행복한 척 하는 내가 싫어." - 수지, '행복한 척'

신용재 포맨의 신용재가 4년 만에 2집 솔로 미니앨범 < EMPATHY >로 돌아왔다. 신용재는 이번 미니앨범 재킷 콘셉트부터 앨범명을 짓는 것까지 앨범 총괄 프로듀싱에 참여하며 프로듀서로서 완성도 있는 앨범을 만들어냈다. 총 5곡의 수록곡 중 4곡에 참여한 신용재는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이번 앨범에 여과 없이 담아냈다. 주제곡 '빌려줄게'는 초반 피아노 선율과 함께 덤덤하게 시작되는 신용재의 보컬이 돋보이는 곡이다.

지난해, 포맨의 신용재가 4년 만의 2집 솔로앨범 < EMPATHY >를 발표했다. ⓒ 더바이브


지난해 10월 14일에 열린 포맨의 신용재 솔로앨범 쇼케이스에서도 서현과 비슷한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신용재는 "솔로 앨범이다 보니 포맨의 색깔과 다른 신용재 만의 색깔이 묻은 음악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확실히 그룹으로 활동하는 가수에게 '솔로 데뷔'란 자신의 진정한 모습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인다.

솔로도 팀의 연장선이라 말한 현아

"그런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포미닛 해체 후 첫 솔로앨범을 낸 감회가 새롭겠네요' 라는. 그런데 사실... 모든 게 리셋되는 것처럼, 모든 게 없어지고 다시 시작인 것처럼 말씀하시는 게 속상해요." - 현아, <무대 위 3분... 모든 걸 쏟아내는 프로페셔널> (2016. 08. 04)

가수 현아 솔로 미니 5집 앨범 <어썸(A’wesome)>을 발매한 현아의 인터뷰가 지난달 29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큐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열렸다. 지난 1일 0시 공개된 <어썸(A’wesome)>은 현아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A' 시리즈 음반의 연장선으로 '놀랄만한', '경이로운' 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담고 있다. 총 6개의 신곡이 수록돼 있으며, '빨개요', '잘나가서 그래'를 만든 작곡가 서재우, 빅싼초, 손영진을 주축으로 데뷔 10년차를 맞이한 현아의 음악적 색깔을 진솔하게 담았다. 주제곡은 '어때?'로 여름 가요계를 겨냥한 청량한 곡이다.

지난해, 현아는 솔로 미니 5집 <어썸(A’wesome)>을 발표했다. ⓒ 큐브엔터테인먼트


현아의 솔로는 그 의미가 조금 달랐다. 물론 포미닛이 해체하고 낸 솔로앨범이니, 그룹가수가 솔로를 발표하는 것과 다른 개념이지만, 생각 자체도 달라보였다. 현아는 솔로활동을 시작하며 "포미닛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가짐이 아닌, 계속 달려가던 길을 달려가는 중"이라고 표현했다. 현아의 경우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던 건 포미닛 안에서 자신의 음악 색깔을 많이 표출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보통의 가수들은 자기만의 음악색깔을 접어두고 팀색깔에 맞춰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유독 1월의 솔로 출격이 많다. 앞서 말한 서현과 수지뿐 아니라 빅스의 라비, 틴탑의 니엘, 블락비의 박경 등이 자신만의 노래를 발표했다. 미니앨범 <리얼라이즈>(R.EAL1ZE)를 발표한 빅스의 라비는 타이틀곡 '밤(BOMB)'을 통해 솔로 래퍼로서 성공적인 데뷔를 알렸다. 틴탑의 니엘은 자신의 '춤선'이 강점이라고 말하며 가수 비를 롤모델로 꼽았다. 퍼포먼스를 내세우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지만, 특히 춤에 애착을 지닌 니엘은 독자적인 춤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다. 타이틀곡 '러브 어페어'를 통해 이별에서 오는 슬픔과 원망, 외로움의 감정을 담아 자신의 장기인 춤을 마음껏 선보인다.

걸그룹 fx의 멤버 크리스탈은 다음달, 8년 만에 솔로앨범을 발표한다. 빅뱅의 경우 탑이 오는 2월 입대함으로써 생기는 공백을 지드래곤과 태양이 각각 솔로활동으로 채울 예정이다. 이처럼 팀 멤버의 솔로 발표는 이제 특별하지 않은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솔로앨범을 낸다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팀으로 활동할 땐 얻을 수 없는 성과가 분명 있기 때문에 중요한 건 가수 자신의 확실한 목적의식이다. 가령 '솔로앨범을 발표함으로써 숨겨둔 가창력을 선보이겠다'는 식의 정확한 목표설정은 음원의 성적을 떠나 자신의 가수 인생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빅스 라비 빅스 라비가 첫 솔로 미니 앨범 <리얼라이즈>(R.EAL1ZE)를 발표했다.

빅스의 멤버 라비가 첫 솔로 미니 앨범 <리얼라이즈>(R.EAL1ZE)를 발표했다. ⓒ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수지 서현 니엘 지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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