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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캠프에 합류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SBS가 인터뷰했습니다. 해직언론인들은 해직될 사유가 있어서 해직됐고 자신은 책임이 없답니다. 욕을 한바가지 해주고 싶지만 해직언론인의 품위를 생각해서 참죠. 다만 이런 자를 캠프에 받아들인 반기문 전 사무총장의 언론관이 궁금할 뿐입니다."

박성제 전 MBC 노조위원장이 18일 오후 본인의 페이스북에 적은 글이다. 이날 오전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 출연, 박성제 전 기자가 자신을 향해 "언론장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선구자"라고 한 표현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그런데, 그 반박의 내용이 참으로 괴이하다. 더군다나 MB 정부 인사들 특유의 노무현 정부 끌어들이기까지 등장했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 웨딩홀에서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열고 주변 인사들을 초청해 내년에 있을 총선 출마의사를 밝혔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2015년 11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 웨딩홀에서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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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무슨 해직 기자를 지금 블랙리스트 나오듯이 누구 해직시키라고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회사 안에서 일어난 일까지 저보고 책임지라고 하면 어떡합니까. 그러면 노무현 정부 때 있었던 모든 책임을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전 대표가 다 져야 되는 것과 똑같은 논리 아닌가요? 그것은 좀 논리의 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그리고 해직된 분들이 해직된 사유를 갖고 일했기 때문에 해직되지 않았을까요? 그것을 홍보수석 보고 다 책임지라고 하면 제가 아까 말씀드린 그대로예요. 노무현 정권의 실정이 있었다면 지금 문재인 전 대표가 다 책임져야죠. 하물며 비서실장 아닙니까."

해직된 언론인들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해직됐다니, 말 그대로 정권친화적인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인터뷰 내용만 놓고 보면, 이 전 수석은 해직언론인 사태에 관심도 없을뿐더러, MB 정부의 책임은 전혀 없었다는 자세로 일관했다.

그러면서 이 전 수석은 "노무현 정권의 실정은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전 대표가 다 책임져야 하느냐"며 홍보수석인 자신은 책임이 전혀 없다는 투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 인터뷰 직후, 전국언론노조는 긴급하게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언론노동자들은 이동관 전 수석과 반 전 총장에게 공개 요구한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대선 행보를 지원하고 있는 이동관 전 청와대홍보수석이 망언을 늘어놓았다. 이동관 전 수석은 오늘(18일)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언론인 해직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동관이 누구인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함께 MB 정권의 언론장악을 진두지휘한 장본인이다.

MBC와 YTN, KBS에 낙하산 인사들을 내려 보내 공정보도를 파괴하고 이에 저항하는 언론인들을 대량 해직시킨 MB정권의 언론・홍보 총괄책임자다. 박근혜 정권에 김성우, 이정현이 있다면 MB정권엔 이동관이 있었다. 오늘날 공영방송이 일베방송, 종박방송으로 전락하게 된 일차적인 책임이 이명박과 이동관에게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18일 오후 전국언론노동조합(아래 언론노조)이 "이동관은 사죄하고 반 전 총장은 공식 해명하라"는 제목으로 낸 성명의 일부다. 언론노조는 "이처럼 언론노동자들과 국민 앞에 사죄하고 자숙해도 모자를 인사가 툭하면 선거판을 기웃거리는 행태가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이 전 수석의 발언을 쏘아 붙였다.

이어 언론노조는 이 전 수석이 "지금 그 분들은 아주 노조 활동 하면서 굉장히 회사 내에서도 여러 가지 충돌과 무리가 많았던 분들이잖아요. 그런데 왜 저를 겨냥해서 그런 말씀하시는지 모르겠고요"라며 해직언론인들을 물고 늘어진데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동관은 청와대 재직 시절에도 언론 장악을 얼토당토않은 말로 정당화하려 했다. 2008년 YTN 해직 사태에 대해 국감장에 나와 'YTN은 정상화를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광우병 보도를 한 PD수첩에 대해서는 음주 운전에 비유하며 '사회의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고 비난했다. 또한 MBC를 망가뜨리는데 앞장서 부역한 방문진의 김광동 이사는 이동관의 추천으로 방문진 이사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언론노조는 또 이 전 수석이 이른바 '반기문 캠프'에 합류한 것과 관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사실 이동관 전 수석의 '반기문 캠프' 합류는 언론계에서도 주목을 하고 있는 사안이었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MBC와 YTN 등 언론장악의 일선에 섰다는 평가를 받는 이 전 수석의 합류가 '반기문 캠프'의 퇴행적인 언론관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시선이 주를 이뤘다.

그러던 차에 이 전 수석이 직접 이에 관련해 말문을 열었고, 해직언론인 사태에 대해 본인의 책임은 전혀 없었다고 발뺌을 한 것도 모자라 해직언론인들도 "해직될 사유가 있었다"는 말로 책임을 돌린 것이다. 언론노조는 이와 관련 반 전 총장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언론노동자들은 이동관 전 수석과 반 전 총장에게 공개 요구한다. 언론인 대량 강제 해직을 정당화하고 그들의 명예를 더럽힌데 대해 이동관 전 수석은 언론노동자들과 국민 앞에 사죄하라. 반 전 총장은 본인 측 인사의 부적절한 망언에 대해 사과하고, 해직언론인 복직과 언론장악방지법 제정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천명하라. 만일 두 사람이 이번 망언 사태에 대해 사과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는다면 언론노조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심판할 것이다."

MB 정부의 언론탄압 흑역사, 그 중심에 섰던 이동관 전 수석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의 한 장면.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의 한 장면.
ⓒ 인디플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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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박성제 전 MBC 노조위원장의 문제제기는 일반론에 가까운 것이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에 자세히 묘사된 대로, 이명박 정부 들어 악화된 방송·언론환경은 정권 차원의 소위 '낙하산 사장' 인사로 시작됐다는 것이 언론계의 중평이다. 박성제 기자는 이 중 이동관 전 수석의 역할(?)에 대해 일반론에 가까운 지적을 한 바 있다.

"반기문 캠프에 MB 때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동관씨가 합류했다고 합니다. 제가 2008년에 MBC 노조위원장을 해서 이 분이 어떤 능력을 가진 분인지 잘 알죠. 임기가 멀쩡히 남은 공영방송 사장들을 갖가지 기묘한 수단을 동원해 짜른 다음 MB맨 들을 낙하산 사장으로 투하하고 PD수첩 제작진을 체포해 기소하는 등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함께 언론장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선구자입니다."

박성제 기자의 지적대로, 이명박정권 당시 언론계는 이동관 전 홍보수석과의 대립각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낙하산 인사'를 비롯해 이명박정부의 언론장악 시도에 맹렬히 저항했다. 특히 이명박정부 첫해였던 지난 2008년 10월 24일 언론인 7847명은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시국선언'을 발표하며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정책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시국선언에 동참한 언론인들은 "대한민국은 지금 몇 시인가?, 이 나라는 도대체 누구의 나라인가? 머슴인 대통령이 주인인 국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몰아붙이고 있는 군사독재정권 시대로의 역주행을 이대로 방관할 것 인가?"라고 묻고, "이명박 정권의 촛불탄압과 공포정치 중단, 신문방송 겸영과 민영미디어렙 도입 중지, 최시중, 이동관, 유인촌, 신재민 등 언론장악 정책 세력 자진 사퇴, 이명박 낙하산인 구본홍과 이병순의 언론계 퇴출"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이후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그해 10월 '언론장악 저지·방송독립과 공공성 사수, YTN 사수를 위한 총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총파업에 돌입했다. 언론노조는 또 이동관 당시 청와대 대변인을 두고 당시 KBS 사장 인사 모의에 가담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언론노조는 "(2008년) 8월 17일 일요일 KBS 사장 문제를 놓고 (당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었던)최시중씨와 정정길 대통령 실장,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유재천 KBS 이사장 등이 모여 음습한 공영방송 KBS 찬탈을 모의"했다고 주장했다.

MBC 역시 2009년 이동관 당시 청와대 대변인 시절부터 대립각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이동관 전 수석은 청와대 대변인이던 2009년 6월 공개적으로 엄기영 사장 퇴진을 요구했고, MBC 노조는 같은달 25일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당시 언론노조 MBC본부는 "KBS와 YTN 사장 자리에 낙하산 인사를 앉혀 언론 장악 의도를 보였던 현 정권이 이제 MBC까지 손아귀에 넣고 흔들겠다는 심사를 드러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MBC 노조가 '170일 파업'을 진행 중이던 2012년 3월 이 전 수석은 MBC 노조와 다시 한 번 각을 세웠다. MBC 노조는 당시 김재철 사장과 이동관 전 수석이 자주 회동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이 전 수석은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맞선 것이다. 당시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제19대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었고, 이 전 수석과의 회동이 새누리당 출마를 위한 만남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MBC 박성제 기자를 비롯해 언론노조에서 이 전 수석에게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은 이렇게 이명박정부 내내 이어진 정권의 방송·언론 장악과 탄압에 대한 반발과 관련이 있다.

'반기문 캠프' 합류 이동관, 해직언론인들에게 사과부터 하시라

 곽동건, 이덕영, 전예지 기자가 올린 'MBC막내기자의 반성문'.
 곽동건, 이덕영, 전예지 기자가 올린 'MBC막내기자의 반성문'.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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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명박 정부로부터 시작된 방송·언론환경 악화는 작금의 '망가진 MBC와 KBS'로 귀결됐다. 그 사이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에 전화를 하는 등 외압을 이어갔고, 당시 길환영 KBS 사장이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에 대해 유족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MBC 역시 정권편향적인 보도로 광화문광장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에게 쫓겨나는 사태를 맞았고,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2%대 까지 추락하는 굴욕을 맞봤다. 이러한 공영방송의 몰락에는 이동관 전 수석이 활약했던 MB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그 시발점으로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KBS와 MBC 구성원들의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6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와 KBS노동조합(위원장 이현진)은 공동성명을 내고 설 연휴 이후 전 조합원을 상대로 "'방송법 개정과 공정방송 사수, 단체협약 쟁취'를 위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KBS 양대 노조는 지난달 "본부장 신임투표 결과에 따른 본부장 6명에 대한 인사 조치" 등을 요구하며 고대영 사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한 바 있다.

MBC 구성원들의 피켓 시위 역시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MBC 구성원들은 최근 정윤회씨의 아들인 정우식씨가 특혜를 받고 MBC 드라마에 연속 출연한 배경에 안광한 사장이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안광한 사장과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MBC 막내 기자의 반성문' 영상이 화제를 모은 뒤, 100명의 기자들과 전국 MBC 구성원들이 잇따라 영상을 통한 반성문을 게재했다. "MBC를 아직 포기하지 않닸다는 것을 보여달라"는 MBC 구성원들의 호소는 SNS를 통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동관 전 수석의 이번 발언은 작금의 언론환경을 만든 이명박 정권 내 핵심인사가 '기억상실증'과 같은 '모르쇠' 발언을 내뱉은 것을 너머 해직언론인들에게 해직 사유를 돌린 무책임한 언사로 봐야 마땅하다.

언론인들의 해직까지 불사한, 대표적으로 MBC '170일 장기 파업'까지 낳은 '낙하산 인사'들의 폐해는 이미 방송, 언론환경의 악화로 나타난 바 있고,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기레기의 출현'을 목도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정권의 책임을 전면적으로 부정한 이동관 전 수석의 발언은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캠프 합류가 확정된 인사의 부적절한 발언은 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 행보에 음으로 양으로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언론노조의 사과 요구에 반 총장 측이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지도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직언론인들에게 책임을 돌린 이 전 수석에게 다큐멘터리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을 관람할 것을 적극 추천하는 바다. 19일에는 국회 시사회도 예정도 있다( 관련 기사 : 누가 '바른 소리' 한 이 기자�PD들의 밥줄 끊었나).

더불어 이 다큐의 주요 출연진인 <뉴스타파> 최승호 PD가 언론시사 당시 했던 발언도 전해 드리는 바다. 이 전 수석은 이번 발언에 대해 최소한 해직언론인들에게는 사과를 해야 마땅하다. 기자 출신이자 유력 대선주자의 캠프에 합류한 이 전 수석의 결단을 촉구한다.

"사회의 문제점을 우리가 본대로 느낀 대로 기사와 프로그램으로 만들려 했는데 그것이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세력들이 저희를 YTN과 MBC에서 잘라낸 거다. 우리가 해고된 이후, 언론인들의 지위가 흔들렸다고 생각한다. 언론인들이 언제나 해고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 수 있는 상태로 전락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타난 결과가 세월호다. 세월호 보도가 YTN, MBC만 그런 보도를 한 게 아니다. 대부분의 언론들이 정부가 준 보도자료를 그대로 읽은 보도를 했다. 그것은 언론인이 언론인으로써 본 대로 보도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되고, 본 대로 보고를 해도 데스크에서 보도자료대로 하라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언론 전체가 전락했기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생각한다."


태그:#이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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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