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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넘어 늦게 결혼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 어머니는 아들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아들 짝만 맞춰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행복할 거라고 했습니다. 친구가 결혼을 하던 날, 친구 어머니는 아주 행복한 모습으로 덩실덩실 춤까지 췄습니다.

마흔이 넘도록 결혼을 안 한 노총각 친구가 있을 때, 일찍 결혼해 딸을 둘이나 낳은 친구도 있습니다. 그 친구 어머니는 손자를 원했습니다. 아들이 쓸 만한 자식(아들) 하나만 낳으면 더 이상 소원이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한 친구 어머니는 '아들이 장가만 가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하는데, 일찍 장가를 간 친구 어머니는 손자타령을 하고 계시는 거였습니다. 노총각이었던 아들이 장가를 가고 난 얼마 후부터 친구 어머니는 '손자가 됐건 손녀가 됐건 애기 한 번만 안아보는 게 소원'이라고 하셨습니다.

장가 못 간 자식을 둔 친구 어머니는 자식을 결혼 시키는 것이 최고의 바람이었고, 일찍 결혼을 한 친구 어머니는 노총각 친구 어머니가 그렇게 바라고 있는 것, 자식을 장가 보내는 건 이미 이뤘고 손녀까지 보셨음에도 손자를 소원하느라 행복해 하지 않으셨으니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행복 기준점은 그때그때 달라지고 그 높이 또한 제각가인가 봅니다.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 지은이 에즈라 베이다 / 옮긴이 이창엽 / 펴낸곳 담앤북스 / 2017년 1월 10일 / 값 15,000원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 지은이 에즈라 베이다 / 옮긴이 이창엽 / 펴낸곳 담앤북스 / 2017년 1월 10일 / 값 15,000원
ⓒ 담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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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지은이 에즈라 베이다, 옮긴이 이창엽, 펴낸곳 담앤북스)는 좀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지혜를 힌트처럼 주는 내용입니다.

행복을 마다할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삶이 정말 행복하다고 자부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부자라서 행복할 것 같은데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출세를 해 행복할 것 같은데 그 또한 행복하지 않다고 합니다.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그 좋아 보이는 조건에 살면서 행복을 자부하지 못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행복은 사람에 따라 제각각 기준점이 다르다고 합니다. 기준점에 대한 조건 또한 그때그때 변한다고 합니다. 하기야 경험만으로 봐도 그렇습니다. 대학생 시절에는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필요한 막걸리 값 몇천 원이면 부자가 된 기분이라 참 좋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단돈 몇천 원으로는 그렇게 행복했던 기분을 맛볼 수 없습니다. 행복 기준점이 다르다는 건, 같은 조건일지라도 누군가는 행복할 수 있고 누군가는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행복 기준점은 가변적이어서 조건에 따라 변하기도 합니다. 젊었을 때는 감각적인 것들, 쾌락, 돈, 이성, 섹스 등에 영향을 받지만 좀더 나이를 먹으면 조건 또한 달라진다고 하니 어쩌면 우리가 찾는 행복은 요지경일 수도 있습니다.

책에서는 사람들이 행복해 하지 못하는 이유, 행복을 가로막는 게 무엇인지를 진단하며, 우리가 행복해지는 걸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는 '우리가 행복해야 한다고 철석 같이 믿는 것'이라고 합니다. 

'특권의식'과 '머릿속 생각', '사로잡히는 감정' 그리고 '습성' 등이 장애가 된다는 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권의식이 국정을 농단할 만큼 대단한 외부적 권력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당연히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특권의식입니다. 그리고 현실에서 쉬 전제되지 않는 전제 '∼이기만 하면'을 전제하며 행복을 추구하는 그 자체가 바로 특권의식에서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주로 참행복을 가로막는 것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것은 특권 의식, 신념과 판단, 두려움에 따른 감정, 집착과 중독입니다. 바로 이것들 탓에 더 깊고 지속적인 평정 상태를 경험할 수 없습니다.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85쪽-

우리는 사격을 하더라도 실체를 또렷이 인식하고 있고, 목표물을 정확하게 조준해야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습니다.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행복이 무엇인지를 먼저 또렷이 인식해야 합니다. 행복의 실체를 모르며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은 물의 실체를 모르면서 물로 탑을 쌓겠다고 나서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실체 모르고 행복 찾기는 물로 탑 쌓기

물이 얼면 얼음이 되고, 얼음으로는 탑으로 쌓을 수 있다는 걸 알거나, 물을 그릇에 담아 쌓으면 된다는 걸 알면 물로도 탑을 쌓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 자체로 쌓으려 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뿐 탑은 쌓아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책에서는 행복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진단할 수 있는 청진기 같은 내용에 이어 지금 여기서 행복해질 수 있는 토대, 현실을 직시하며 대응해 나갈 수 있는 이성적 토대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잠재돼 있거나 발달하지 못하고 있는 행복, 그 행복을 싹틔우고 거둘 수 있는 행복개발 법을 매뉴얼처럼 설명합니다. 행복을 개발하는 비법은 멀지 않습니다. '자애심'과 '베풀기' 그리고 '용서하기'가 배경입니다.

'자애심'과 '베풀기' 그리고 '용서하기'……. 말로는 쉽지만 막상 현실에서 맞닥뜨리면 잘 되지 않는 것들입니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근력운동을 하면, 평평했던 가슴에 울퉁불퉁한 근육이 생겨나는 건 우리 몸 자체에 근력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력운동을 하듯 '자애심'과 '베풀기' 그리고 '용서하기'를 훈련하고 연습하다보면 어느새 불끈해지는 가슴패기 근육처럼 우리의 마음에도 '자애심'과 '베풀기' 그리고 '용서하기'가 가능한 심성이 가슴패기가 무성하도록 넓혀질 것입니다.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를 알고 싶은 사람, 행복의 실체를 가늠해 보고 싶은 사람, 좀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다양한 사례와 함께 읽을 수 있는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에서 디딤돌 같은 지혜, 힌트 같은 사고를 만나게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 지은이 에즈라 베이다 / 옮긴이 이창엽 / 펴낸곳 담앤북스 / 2017년 1월 10일 / 값 15,000원



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에즈라 베이다 지음, 이창엽 옮김, 담앤북스(2017)


태그:#나는 힘든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이창엽, #담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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