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의 포스터. 관객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의 포스터. ⓒ 전국언론노동조합


YTN과 MBC 해직 기자들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이 16일 독립영화 흥행 기준인 1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5일 만으로 2017년 개봉 독립영화의 첫 1만 돌파라는 의미도 있다. 배급사인 인디플러그는 16일 오전 1만 돌파 소식을 알리며 "올겨울 최고 한파와 좋지 않은 상영여건에도 극장을 찾아주신 관객분들 덕분이다.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은 EBS 프로그램인 '지식채널e'를 통해 주목받아 온 김진혁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해직언론인 문제를 조명하며 아직도 진행 중인 언론 자유 투쟁을 깊이 있게 다뤘다. 지난해 전주영화제에서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작품을 연출한 김 감독은 친일문제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이 막히자 사표를 내고 한국예술종합학교로 자리를 옮겼는데, 큰 틀에서 보면 해직 언론들과 비슷한 처지다. 대중들의 뇌리에서 차츰 잊혀가던 해직언론인 문제를 다시금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을 이뤄냈다. (관련 기사: "세월호 참사 '전원구조' 오보, 이 각도에서 보면 다를 것")

진실을 위해 싸우는 언론인들의 눈물겨운 투쟁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의 한 장면. 해직된 YTN 기자들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의 한 장면. 해직된 YTN 기자들 ⓒ 인디플러그


2009년 이명박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인물이 사장으로 내려오는 것을 거부한 YTN 사태는 기자들의 해직사태로 커졌다. 오랜 시간 법적인 다툼이 이어졌고, 2012년에는 비슷한 상황이 MBC에서도 발생하며 해직언론인을 양산했다.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은 다시 공정방송을 향한 언론인들의 몸부림과 이어지는 투쟁들을 자료 화면과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재구성한다.

방송을 정권의 전리품으로 인식하는 자들이 끝내 방송의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제대로 된 진실을 알리지 못하게 만든다. 사실 확인이 없는 왜곡과 거짓으로 점철됐던 세월호 참사 보도는 가장 대표적이다. 마구잡이로 휘두른 징계의 칼날이 진실을 입막음하면서 방송에 대한 불신은 깊어지고 있다. 그 틈바구니에서 부단히 싸우는 언론인들의 악전고투는 그나마 한 줄기 희망이다.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보듯 권력의 눈치만을 살피는 언론이 진실에 눈감을 때 사회에 어떤 악영향을 초래하는지 일깨워 주는 영화다. 최근 촛불집회에서 취재거부와 조롱을 당하고 있는 몇몇 방송사의 현실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준다. 올바른 보도를 위해 자신에게 닥쳐오는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눈물 흘리며 싸워나가는 모습은 관객들을 뭉클하게 만든다.

멀티플렉스 상영조건 개선될까?

 <7년-그들이 없는 언론> 한 장면. 공정방송을 위한 MBC 언론인들의 투쟁

<7년-그들이 없는 언론> 한 장면. 공정방송을 위한 MBC 언론인들의 투쟁 ⓒ 인디플러그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은 지난 12일 개봉 당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 앵커가 영화를 소개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 14일 맹추위 속에 열린 촛불집회에서는 영화에 출연하는 YTN 정유신, 조승호, 현덕수 기자와 MBC 최승호 PD가 사전집회 때 영화를 알리기도 했다.

개봉 이후 최대 100개 스크린에서 150회 정도 상영됐지만, 대기업 멀티플렉스의 경우 상영시간이 이름 아침과 저녁 늦은 시간에 배정돼 있어 관람 여건은 열악하다. 이 때문에 배급사 측은 멀티플렉스의 형식적인 배정에 강한 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관련 기사: "민감한 영화는 위에서 전화 와..." 영화 죽이기의 시작과 끝)

그러나 이런 악조건을 뚫고 1만 관객을 돌파하며 탄력을 받기 시작하는 모습이라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관객들의 발걸음이 극장으로 향하면서 멀티플렉스들의 상영조건이 바뀔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최근 촛불집회 영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등장하는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19만을 넘겼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등장하는 <자백>은 14만을 돌파했다. 상영관 배정에 인색했던 멀티플렉스들이 관객들의 발걸음에 상영조건을 배려한 덕분이었다.

7년 그들이 없는 언론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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