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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이 올라가는 봄에나 떠오르는 조류 사체가 떠올라 얼어붙어 있다.
 수온이 올라가는 봄에나 떠오르는 조류 사체가 떠올라 얼어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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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유리 상자에 녹조를 전시해 놓은 것 같다."

16일, 강변에서 만난 주민의 말이다. 아침 기온이 영하 7도까지 떨어지면서 금강이 얼어붙었다. 수온이 낮아지면 각종 부유물이 가라앉는다. 그런데 지난해 가라앉았던 조류 사체까지 떠오르면서 얼음판이 바둑판처럼 지저분해졌다. 

"그 곱던 모래사장과 갈대밭이..."

세종보 마리너 선착장 인근도 꽁꽁 얼어붙었다.
 세종보 마리너 선착장 인근도 꽁꽁 얼어붙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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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9시 모니터링을 위해 찾아간 세종보 하류 300m 정도를 뺀 나머지 공간이 얼어붙었다. 수자원공사가 녹조를 밀어내기 위해 마리너 선착장에 설치한 수차와 선착장 시설물들까지 한 몸이 되었다. 얼음의 두께는 평균 10cm로, 기자가 올라가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두툼하다.

눈이 내리지 않는 상태에서 얼어붙는 첫 얼음은 투명하다. 그런데 강바닥에 가라앉았던 녹조가 떠오르면서 함께 얼어붙어 얼음판이 온통 푸른색으로 변했다.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은 기자에게 "얼음판에 똥 덩어리가 둥둥 떠 있다"고 표현했다. 그 정도로 처참한 모습이다.

세종보 하류 대교천 합수부, 불티교, 공주시 석장리박물관 등에서도 흐르는 강물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공산성 앞도 조류 사체와 각종 쓰레기가 뒤엉켜 얼어붙었다.

공주보 상류 수상공연장 인근은 온통 녹조밭처럼 녹색 얼음판이 만들어졌다.
 공주보 상류 수상공연장 인근은 온통 녹조밭처럼 녹색 얼음판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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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나왔다는 정아무개(53·신관동)씨는 "아침저녁으로 운동 삼아 나오는데 곱던 강이 모질게 변했다. 4대강 사업으로 그 곱던 모래사장과 갈대밭은 다 사라지고 겨울철이면 찾아오던 오리들도 없다. 겨울철에도 하수도에서나 풍기는 악취가 심해서 마스크를 쓰고 나와야 할 정도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안내문, 본 나루터는 공주시 안전관리과에서 관리하는 시설물로써 평시에는 출입을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고마나루터 입구에 세워진 간판을 보고서 웃음이 터졌다. 이곳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21호이자 금강 8경 중 제6경에 해당하는 장소다. 그리고 공주 10경에 해당하는 장소로 공주여행코스인 공주박물관과 무령왕릉과도 가까워 관광코스로 꼽히는 곳이다. 특히 4대강 사업으로 금강의 나루터를 복원한 장소 중 한 곳이다. 

걸어서 확인한 공주보 상류 쌍신공원과 건너편 수상공연장에선 더욱더 처참한 광경을 목격했다. 엄청난 양의 조류 사체가 떠오르고 얼음판 밑으로 보이는 강바닥은 온통 지난해 가라앉은 녹조투성이다. 수상공연장 입구에서는 환경부 수생태 조사팀이 조사를 위해 찾았지만, 강이 얼어붙어서 보트도 띄우지 못하고 있다.  

"쿵쿵쿵쿵..." 4대강 후유증 앓는 공주보

세굴과 누수에 시달리고 있는 공주보 하류에서 시공사인 SK건설에서 하자보수가 진행 중이다.
 세굴과 누수에 시달리고 있는 공주보 하류에서 시공사인 SK건설에서 하자보수가 진행 중이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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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와 세굴(강물에 의해 강바닥이 파임)에 시달리는 공주보에서는 가물막이(임시 물막이)를 설치하고 거대한 중장비가 동원되고 강바닥에 파일을 박는 보강공사가 진행 중이다. 고막을 찢어 놓을 듯한 둔탁한 기계 소리가 강변을 뒤흔든다.

지난 2009년 10월 착공한 공주보는 SK건설이 착공했으며 길이 280m, 폭 11.5 규모로 총 공사비 2081억 원이 투입됐다. 4대강 속도전으로 겨울철 콘크리트 타설까지 이루어지면서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특히 충남연구원이 수행 중인 '금강정비사업 이후 수환경모니터링'에서도 수질 오염이 최악인 곳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후 찾아간 백제보와 부여군 논산시까지 강물이 얼어있는 광경이 목격되었다. 금강의 결빙은 4대강 사업 이후 두 번째를 기록했다.

세종보 상류 마리너 선착장에서 깬 얼음의 두께가 10cm 정도다.
 세종보 상류 마리너 선착장에서 깬 얼음의 두께가 10cm 정도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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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대강 사업, #녹조얼음판, #녹조, #공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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