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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떼를 쓰며 울 때 '떼를 쓰면 다시는 안 데리고 다닌다고 했지. 뚝 그쳐' 라고 다그치기보다 '장난감 사달라고 떼쓰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떼를 쓰니 엄마는 슬퍼'라고 자신의 감정을
청소년들과 공감교실을 진행한 적이 있다. 감정을 나타내는 다양한 표현을 통해 그 순간 혹은 특정 상황에서 기분이 어땠는지를 표현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공감 교실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 청소년들이 울음을 터트렸다. 참가자들은 솔직한 감정 표현을 듣고 격려해주고 응원해주자 자기 존중감이 생겨났다고 고백을 했다. 학교마다 ' 공감 교실'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감정을 표현했을 때 상대방이 감정을 그대로 이해만 해줘도 스스로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대처법을 찾게 된다. 감정을 잘 알고 잘 표현하는 것이 감정의 응어리를 푸는 시작점이다. 감정을 알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분이 어떤지 잘 알고 기분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기분을 나타내는 여러 가지 말을 알고 마음을 나누어요
▲ 기분을 말해 봐요 기분을 나타내는 여러 가지 말을 알고 마음을 나누어요
ⓒ 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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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기분을 말해봐요/ 디디에 레비.글 파브리스 튀리에 그림>는 어린아이들이 상황에 따라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표현을 하는지를 통해 마음을 나누고 감정을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책이다.

기분이 어떤지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그림과 글로 보여주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감정과 표현을 익히도록 되어 있다.

감정을 조절하고 다스리는 지능을 '정서 지능'이라고 한다. 정서 지능이 잘 발달하면 공감 능력이 발달한 사회친화적인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자기감정을 표현할 줄 알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어야 상황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져 사회생활도 원만하게 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로 이해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들은 대부분 감정 표현이 서투르다보니 울거나 떼를 쓰거나 화를 내는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 때 부모나 교사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은 올바른 감정 표현과 해결 방법을 배울 수도 있고 감정 표현에 서툰 아이로 자랄 수도 있다.

아이들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면 대부분 엄마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왜 화를 내니?"
"화내는 건 나쁜 거야."
"자꾸 짜증내면 다음부터 안 데리고 다닌다."

왜 화가 났는지 왜 짜증을 내는지를 이해하지 않고 무조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것은 나쁜 것이라고 가르치거나 윽박지른다면 아이들은 감정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없을 것이다.

만일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기린의 언어를 익힌 엄마라면 어떻게 반응했을까.(*기린은 목이 길어 주위를 두루 내려다볼 수 있고, 큰 심장을 가졌다. 그래서 기린은 '마음으로 소통하는 사람'을 상징한다.)

"우리 00이가 화가 난 것 같은데 왜 화가 났는지 엄마에게 말해줄래?"

그러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화가 난 이유를 말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아이가 자기감정을 제대로 알고 제대로 이해하며 대처할 수 있도록 대화를 풀어가는 방법이다.

아이들이 감정을 조절하고 다스리는 '정서 지능'을 키울 수 있게 하려면 부모나 교사가 먼저 감정을 알고 표현하는 모델이 되어야 한다. 먼저 감정을 솔직하게 들려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를 쓰며 울 때 '떼를 쓰면 다시는 안 데리고 다닌다고 했지. 뚝 그쳐' 라고 다그치기보다 '장난감 사달라고 떼쓰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떼를 쓰니 엄마는 슬퍼'라고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들려주라고 조언한다. 감정 표현을 적절한 어휘로 할 수 없는 유아기 자녀들에게는 '감정 얼굴 카드'를 활용해 감정을 알 수 있도록 유도한다.

김정은 그 자체로는 나쁘거나 좋은 것이 아니다. 감정이 일어날 때 그 감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제대로 표현하고 풀어낼 마음의 근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마음의 근력을 키워 정서 지능이 높아지면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며 밝고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 성장한다.

반대로 정서 지능이 결핍되면 매사에 부정적이고 화를 잘 내고 짜증이 많고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들의 마음의 근력을 키워 '정서 지능'을 높여 줄 수 있을까. 전문가는 다음의 세 단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첫째, 부모가 아이들이 자기 기분과 감정을 알 수 있도록 모델이 되어줄 것, 둘째, 아이들이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 셋째, 아이들의 말을 그저 들어줄 것이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보다 감정을 숨기거나 참는 것을 미덕으로 아는 환경에서 자란 어른들이라 어른들이 먼저 마음의 근력을 키우고 비폭력 대화법을 통해 좋은 모델이 되어줘야 할 것이다.

'미러링(mirroring)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거울 속에 비쳐진 자기 모습처럼 상대방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을 말한다. 가정에서 아이들의 거울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히 부모다. 부모가 제대로 감정 표현을 하는 방법을 보여준다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또 어떻게 풀어낼지 배우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기분을 말해 봐요/ 디디에 레비 글. 파브리스 튀리에 그림. 장석훈 옮김/ 다림/ 11,000원



기분을 말해 봐요

디디에 레비 글, 파브리스 튀리에 그림, 장석훈 옮김, 다림(2016)


태그:##정서 지능, # #기린의 언어, # #미러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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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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