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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귀국을 하루 앞둔 11일 오전 반 전 총장의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마포구 트라팰리스에서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귀국을 하루 앞둔 11일 오전 반 전 총장의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마포구 트라팰리스에서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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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12일 오전 9시 26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귀국 하루 전인 11일 오전, 반기문 대선 캠프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마포 사무실이 언론브리핑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얄궂게도 이에 앞서 10일(현지 시각) 반기문 전 총장의 동생인 반기상씨와 반 총장의 조카 반주현씨가 미 사법당국으로부터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뇌물 혐의로 기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반기문 측 대변인인 이도운 전 <서울신문> 부국장은 "반 전 총장도 언론보도를 보고 알게 됐을 것"이라며 "전혀 아는 바가 없었을 것이고 굉장히 놀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변인의 말을 정리하면, 반 전 총장은 2015년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반주현씨 로비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내놓은 입장과 비슷하게 대응할 것이고, 현지 조사를 지켜보는 것이 먼저라고 못 박은 셈이다.  

또 반 전 총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이 대변인은 "관련 의혹은 이미 밝혔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 전 총장이 귀국하면 육성으로 분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박연차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한 반 전 총장의 입장은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 사법당국으로 기소로 인해 더 큰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동생과 조카의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래저래, 반 전 총장의 귀국이 언론과 여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반 전 총장이 '프리허그'에 나설 것이라는 둥, 귀국 직후 지하철을 탈 것이라는 둥 설(說)도 참 많다. 반면, 진도 팽목항 방문과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 참배도 기정사실화 됐다. 하지만 공식적인 방문이나 지엽적인 퍼포먼스 외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반기문 캠프에 참여하는 인사들의 면면이다.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의해 재확인된 이상일 전 국회의원과 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숙 전 유엔대사 합류 외에 이 대변인은 "실무팀은 11명쯤 된다"라면서도 구체적인 명단 언급은 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수의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외교계·정치권 인사 중 눈길을 끄는 라인은 단연 이명박(MB)계 인사들이다. 야당 역시 이를 지목하고 나섰다. 

반기문, 친이계와 함께하나

 사진은 지난 2012년에 열린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이명박 대통령.
 사진은 지난 2012년에 열린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이명박 대통령.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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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귀국하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권캠프 인맥들이 드러나고 있다. 김종필 전 총리를 비롯한 충청권 인맥, 곽승준·이동관 등 친MB 인맥, 전직 외교부 공무원 그룹 등이 주축으로 보인다. 간혹 친박 홍문종·윤상현 등의 이름도 나온다. 한마디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집권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세력이 하는 것이다. 반 전 총장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앞날을 예측할 수 있다.

단언컨대 대단히 퇴행적이다. 면면들 그 어디에서도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새로운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흘러간 올드보이들의 집합소 같은 느낌이다. 한마디로 'MB의 시즌2'이며, MB그룹과 JP가 만나는 'MJP'연합이다. 자연스럽게 반 전 총장은 MB의 4대강사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더 궁금한 것은 박정희와 김종필의 5.16 쿠데타에 대한 반 전 총장의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이 11일 'MB 시즌2와 JP가 만나는 MJP연합의 기수 반기문'이란 제목으로 내놓은 논평 중 일부다. 논평을 맡은 정진우 부대변인은 "청산돼야 할 과거와 함께 다시는 부활해서는 안 될 사람들의 무등에 올라타서 대한민국을 어디로 이끌어가고자 하는 것인가?"라면서 반기문 캠프 참여 인사들이 JP를 위시한 충청권은 물론 'MB 시즌 2'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반기문 캠프에 곽승준·이동관·임태희 등 이명박 정부 인사 속속 합류... 야 "MB 시즌 2" 비난"

<조선일보>의 11일 치 기사 제목이다. 이미 복수 매체가 MB 인사들의 반기문 캠프를 예측해 왔고, 11일 마포 사무실 언론브리핑을 통해 한두 명씩 그 명단이 공개되고 있는 셈이다. <조선일보>는 이에 더해 "이외에도 2007년 대선 당시 MB 캠프에서 뛰었던 젊은 실무진들이 반 전 총장의 '마포팀' 등에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곽승준 합류 이어 이동관·나경원까지 거론

 tvN <곽승준의 쿨까당>을 장기 진행 중인 곽 교수.
 tvN <곽승준의 쿨까당>을 장기 진행 중인 곽 교수.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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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반기문 캠프에 깊숙이 관여한 김숙 전 유엔대사는 대표적인 외교부 내 '반기문 라인'으로 꼽혀왔고, MB 정부에서 국정원 제1차장을 지냈다. 이상일 전 의원은 2006년부터 3년 반 동안 <중앙일보> 워싱턴 특파원을 지내면서 반 전 총장과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했고, 새누리당 대변인, 박근혜 캠프 대변인 등을 두루 맡았다.

언론에 먼저 공표된 3인방 중 단연 눈길을 끄는 인물은 곽승준 교수다. tvN의 <곽승준의 쿨까당>을 장기 진행하며 대중에게도 얼굴을 알린 곽 교수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 승승장구한 인물로 손꼽을 수 있다.

곽 교수는 MB의 선거대책위원회 정책기획 팀장을 거쳐,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분위 인수위원,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 수석비서관을 연이어 지냈다. 또 이명박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MB 정책통'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한만큼 자타공인 'MB맨'으로 불릴만 하다.

종합하면, 외교계·충청권·정치권으로 나뉠 수 있는 '반기문의 사람들' 중 정치권 다수와 외교계 몇몇 인사들이 MB계와 겹친다고 볼 수 있다. 현직 중에서는 대표적인 친이계인 나경원 의원이 바른정당 입당도 미룬 채 반기문 전 총장의 귀국을 기다리는 인사로 손꼽힌다.

귀국 전까지만 해도 '반기문의 사람들' 중 외교관 출신이 '팔할'이란 풍문이 나돌았다. 외교계 인사들로 너무 치우친 것 아니냐는 우려 아닌 우려도 제기돼 왔다. 그러한 우려를 불식하는 카드이자 '정치력'을 발휘할 인사들 'MB의 사람들'이 '반기문의 사람들'로 영입되는 모양새다.

"이명박의 사람들과 함께하려면 정치하지 말라"는 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의 공관을 떠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의 공관을 떠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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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권을 반드시 내 손으로 창출하겠다."

지난해 8월 말, <월간조선>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위와 같은 말을 했다고 보도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가 전 국민을 경악에 빠뜨리기 전 나온 이 발언은 이후 여러모로 수면 아래에 있던 '친이계'의 동향을 주목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았다. 실제 친이계가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몇몇 비박계 대권 주자를 지원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그랬던 관측이 반 전 총장의 귀국과 대선출마가 임박하며 대선캠프 내 친이계 인사의 등용으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명박의 사람들과 함께하려면 정치하지 말라"면서 "나라만 혼란스러워진다"라고 반 전 총장을 정조준했다.

반 전 총장의 귀국 하루 전, 국민들은 아직까지 '기름장어'란 별명답게 반 전 총장이 어떤 정치를 하고자 하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가 꾸준히 대권주자 지지율 2위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 전 총장 역시 귀국 후 설 연휴까지 민심을 확인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어떤 정당정치를 펼칠지 전혀 청사진을 펼쳐내지 못하는 형국이다.

그런 와중에 반기문 캠프에 합류하고 있는 MB 인사들을 보며 다수의 국민들은 의아할 수밖에 없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와 함께 '이명박 시대'의 실정 역시 '적폐'의 근원으로 지목받은 지 오래 아닌가. 진정 '이명박 시즌2'를 원하는 국민들이 자신을 지지하는지 돌아볼 때다. 그런 점에서, 우상호 원내대표의 쓴소리를 좀 더 깊게 경청할 때다.

"반 전 총장이 왜 새로운 사람과 하지 않고 이명박의 사람들과 결합해 정치를 시작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의 측근인 친박은 탄핵으로 심판받았고 이명박 측근도 4대강으로 심판받은 것 아니냐. 이명박 시대를 다시 만들겠다는 것인지, 왜 이렇게 하려는지 반 전 총장의 생각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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